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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이불

권오욱............... 조회 수 2105 추천 수 0 2013.03.14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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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이불

20년 가까이 쓰지 않은 솜이불 3채를 이사다닐 때마다 끌고 다닌다. 결혼한지 한 10년 간은 요긴하게 잘 덮었는데 중앙난방이 되는 아파트로 이사하고, 침대를 사용하면서 전혀 쓸 일이 없게 되었다.
요즘은 가전제품이 가장 중요한 혼수라지만 옛날에는 혼수하면 제일 먼저 꼽는 것이 이불이었다.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덜했지만, 어머니가 결혼할 때는 더했던 모양이다. 다른 것은 살면서 장만해도 되지만 이불은 쉽지 않다고 하시며, 내가 아무리 말려도, 어머니는 누비이불이나 차렵이불 말고도 솜이불만 5채를 해주셨다. 그런데 시집와서 보니 시어머니께서도 선물로 한 채를 해놓으셨었다.
내 혼수 이불을 만들기 위해 어머니는 3년 동안 손수 목화를 가꾸어 솜을 모으셨다. 그것도 맏물솜만 골라서 쓰셨다. 이 다음에 솜이 눌려서 솜틀집에 가게 되면 꼭 지켜보라고 내게 일러 주셨다. 혹시 나쁜 솜과 바뀌게 되면 너무 아깝다고.
우리집 목화 농사는 내 혼수로 끝이 났을 뿐더러 시골 어느 집도 이제는 목화를 심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 때는 내가 마침 일반 주택에 살더 때였고, 그 솜이불을 애용하고 있었으므로 어머니는 무척 흡족해 하시며 기쁨으로 그 일을 대행해 주셨다.
늘어나는 살림살이와 좁은 생활공간에서 쓰지 않는 이불을 보관하는 일이 때로는 힘겨워지곤 한다.
내가 미련을 떠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이불들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집안 정리를 하던 중 불현듯 이불보를 보게 되었다. 빨간 깃이 달린 초록 이불과 초록 깃이 달린 빨간 이불, 그 중 어느 것이 신랑 이불이고, 어느 것이 새댁 이불인지, 시집올 때 분명히 어머니가 일러 주셨던 그것마저 기억할 수가 없다.
그 무렵에 유행이었던 금실로 수놓은 반짝이 무늬를 나는 손바닥으로 쓸어 보았다. 무늬를 쓸어보는 내 손바닥에 비단결과 다른 감촉이 닿았다. 새까만 작은 알갱이 몇 개가 이불천에 붙어 있었다. 그러자 언젠가 아버지께서 은밀히 내게 해주시던 얘기가 떠올랐다.
내 결혼식을 몇 달 앞두고 어머니는 동네 아낙들을 불러 내 혼수 이불을 함께 꾸며 주며, 먼지가 안 앉도록 비닐로 잘 싸서, 방학 때면 내가 내려가 쓰곤 하던 문간방에 쌓아 놓았다고 했다.
막내 동생이 그 방을 공부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모기장 안에서 등잔불을 켜놓고 공부하다 잠이 들어, 그만 모기장에 불이 붙었고, 바로 발견하여 동생을 끌어 내고 불을 껐는데 모기장의 불이 혼수 이불을 싸놓은 비닐에 옮겨 붙었다고 했다.
"네 엄마가 정신없이 덤벼 손으로 불을 껐다. 내가 잡아끌어도 막무가내였어. 불붙은 비닐이 손바닥에 붙어 온통 었지. 한동안 손을 싸매고 다녔어. 동네 사람들이 왜 그랬냐고 물으면, 그냥 잘못하여 뜨거운 물에 데었다고만 하더라." 우리가 금년에 결혼 30주년을 맞으니, 그게 꼭 30년 전 일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아 눈물 방울이 비단 위에 똑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얼룩질까봐 나는 얼른 눈물 방울을 찍어 냈다.
두 분 다 오래 전에, 내가 이 이불들을 뭉쳐 고전으로 보관하기 이전에 돌아가셨다. 사용하지 않고 싸두기만 했는도 그 동안 이불 호청이 누렇게 변색되어 버렸다. 어머니는 늘 광목을 필로 사서 방망이로 척척 두들겨 빨아 방죽둑에 펼쳐 널어 하얗게 바래서, 풀 먹여 다듬이질로 반들반들 곱게 두들겨 호청을 만들어 주셨었다. 나는 후둑후둑 이불 호청을 뜯기 시작했다. 깨끗이 삶아 빨아 다시 예쁘게 꿰매고 손질하여 결혼기념일에 덮고 자고 싶었다.
왜 이런 생각을 20년 동안 한 번도 못했던 것일까. 이제 앞으로 사는 동안 결혼기념일마다 혼수 이불을 꼭 덮기로 마음먹었다. 아마 남편도 기뻐할 것이다.

권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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