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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사회적 지위분리

김필곤 목사............... 조회 수 1813 추천 수 0 2013.05.10 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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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학회 기관지인 [한국사회학]에 발표한 서석재씨의 [중산층 대형교회론]이라는 논문이 있습니다. 그는 그 논문에서 최근 들어 기독교 신자들이 새로 교회를 선택할 때 교회의 유명도나 신도들의 사회 경제적 수준 등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목사의 설교 내용, 교단의 교리, 집과의 거리 등을 주로 감안해 교회를 선택했던 과거와는 달리 대형교회 신자들 중 상당수는 소속한 교회가 [수준 높은 식자층과 중산층들이 다니는 교회]로 사회에 알려져 있어 교회에 나오게 되었으며, 이 교회 신자가 됨으로써 자신도 중산층으로 동일시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고, 비교적 편하게 다니며 이런 교회 정도는 다녀야 사회적 체면이 선다는 식의 [지위상승 욕구]나 [나도 중산층]이라는 소속감을 가지려는 신자들의 성향이 이런 교회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미국 교회에서 나타났던 [교회의 사회적 지위분리] 현상과 비슷한 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느 국회의원이 다니는 교회, 어느 재벌, 어느 유명인, 어느 연예인, 어느 유명한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 어느 교수 등등으로 차별화시키고 계층화시켜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접근할 수도 없는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를 그대로 교회 생활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교회 내에서 사회적 신분을 타파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19세기 말의 봉건사회의 모순과 성리학적 유교질서가 자리잡고 있을 때 교회 내 신분타파는 쉽지 않았습니다. 초기 민중 층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던 한국 기독교는 1890년대에 이르러 교회 내에 양반. 유식 계층이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신분이 신분을 초월하는 복음 안에서 용해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신분적 갈등으로 설립된 '홍문동교회'의 이야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1893년 6월 서울 곤당골 지역에 16명으로 설립한 후 첫해에 교인수가 4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당시 백정이었던 박성춘이 세례를 받자 양반유식계층 교인들은 백정의 입교와 교회 출석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결국 곤당골 교회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양반유식계층은 백정이 없는 홍문동교회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연동교회에서는 가죽신을 만드는 갖바치 출신인 고찬익 집사가 장로로 선출되자 그 교회의 양반 신자들이 이탈하여 묘동교회를 설립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교회 내에서 신분철폐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금산교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경남 남해도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자익이 부모를 여의고 전북 김제군 금산리에서 제일 부자인 조덕삼이라는 집에 들어가 머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주 선교부 소속 데이트(최의덕) 선교사의 전도를 받고 조덕삼 부부와 자신의 아들 조영호, 그리고 이자익이 함께 예수를 믿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매년 농한기가 되면 전주 서문교회에서 열리는 사경회에 조덕삼은 머슴 이자익이 모는 말을 타고 참석했답니다. 조덕삼은 남자 사경반에서 성경을 배웠고 이자익은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한글반에 편성되어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조덕삼 지주가 은혜를 받고 금산교회를 설립되었습니다. 교회가 부흥되어 교인이 100여명 가까이 되자 장로를 한 분 피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로 피택에는 머슴인 이자익이 된 것입니다. 상놈과 양반을 가리던 때 주인과 머슴이 경쟁하여 머슴이 장로가 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이 때 조덕삼 옹은 조용히 일어나 교인 앞에 서서 “이 결정은 하나님이 내리신 결정입니다.
우리 금산교회 교인들은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해냈습니다. 저희 집에서 일하고 있는 이자익 영수는 저보다 신앙의 열의가 대단합니다. 나는 교회의 결정에 순종하고, 이자익 장로를 받들어서 열심히 교회를 섬기겠습니다.”라고 말했답니다. 장로가 된 종이 주일이 되면 강단에 올라가 설교를 하면 주인인 조덕삼 영수는 맨 앞자리에 앉아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 주인 조덕삼은 이자익 장로를 신학교에 보내었고, 목사가 되자 나중에 장로가 된 조덕삼 장로는 종인 이자익 목사를 금산교회 담임목사로 모셔 섬겼습니다. 이자익 목사는 장로교에서 유일하게 세 차례 총회장을 역임하셨고, 조덕삼 장로는 유광학교를 설립하고 교회 일에도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차별이 없는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신분타파를 못했던 홍문동교회도 설립 3년 만에 역사적인 결합을 단행했습니다. 교회는 사회적 지위가 지배하는 곳이 아닙니다. 양반, 상놈, 중인, 천민 교회가 따로 있다면 그것은 교회이기보다는 이익단체에 불과합니다. 교회의 계층화와 교회의 사회적 지위분리는 복음의 본질과는 먼 거리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자도, 부자도, 병자도, 건강한 자도, 창녀도, 세리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라고 말씀합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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