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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오두막, 특별한 손님 둘

뉴스언론 김종락............... 조회 수 1102 추천 수 0 2013.05.20 07: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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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스캔들]산골 오두막, 특별한 손님 둘

 

김종락 | 대안연구공동체 대표

경향신문 2013.5.20

 

산골 밤은 소란스럽다. 하루 종일 골짜기를 맴돌던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잦아들고 소쩍새 소리가 들리더니 이제 호랑지빠귀 소리가 밤하늘을 가른다. 밤이 깊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강원도 제법 깊은 산골에 있는 오두막. 마포 아닌 곳에서 쓰는 ‘마포 스캔들’이다. 부처님오신날로 시작된 연휴를 맞이해 모처럼 서울을 벗어난 참이다.

오늘 낮에는 얼마간 밭을 일구고 다소 철이 지난 고추며 오이, 가지, 호박, 토마 토 모종을 심었다. 언젠가 귀농을 하겠다며 산골에 제법 너른 밭을 마련하고 농사를 지은 지 벌써 10년이 더 지났다. 귀농은 못한 채 주말 농사, 휴가 농사만 부지런히 지은 셈이다. 그러다 지쳐 올 한해 농사는 쉬리라 마음먹었다. 요 몇 년, 멧돼지와 고라니 가족들이 출몰해 농사를 망치면서 농사 재미가 덜해진 데다 주말이 바빠진 탓도 있다. 뒤늦게나마 얼마간의 모종을 심은 것은 오랫동안 주말 농사를 지어온 타성 때문인가. 오늘 심은 것은 모두 산짐승들이 잘 건드리지 않는 것들이다. 고구마, 감자, 서리태, 옥수수, 열무, 배추, 아욱, 상추, 시금치, 홍당무, 들깨처럼 나도 좋아하고 멧돼지나 고라니도 좋아하는 것들은 심을 엄두를 못 낸다. 다행히 모종을 심자마자 비가 내리니 올 농사도 출발은 좋은 셈이다.

 

다음주 이 산골에는 특별한 손님 둘이 찾아온다.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공부하는 20~30대 여성들이다. 이들은 이 산골에서 농사지으며 홀로 수행하듯 살아가는 아주머니 댁에서 보름 정도 머물 예정이다. 세계를 여행하며 뉴욕에서도 살아보았으나 산골에서는 살아보지 못한 이들,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지구 반대편에 거주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세세히 알아도 요즘 산길에 흔하게 피어나는 애기똥풀, 양지꽃, 뱀딸기, 꽃다지, 봄맞이꽃, 매발톱꽃, 산괴불주머니, 각시붓꽃, 덩굴딸기, 조팝나무들은 잘 모르던 이들이다.

이들은 공동체에서 ‘깨어나기’란 이름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지난 4월, ‘녹색평론선집’을 필두로 한 생태 환경 책을 읽던 이 모임 구성원들은 식물도감을 들고 밖으로 나가 풀과 나무 이름도 외웠다. 새소리를 녹음한 MP3파일을 들으며 새도 공부했다. 이에 앞서 소로의 <월든>과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을 읽은 이들이 산골에서 머물기로 한 것은 소로와 니어링 부부의 삶을 일부나마 경험해 보기 위해서다. 소로가 그랬듯이 세상사에서 벗어난 곳에서 단순한 삶을 실천하며 마음과 몸, 지성과 감성, 사람과 자연, 문명과 비문명을 돌아보며 삶을 성찰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들이 계획하는 산골 생활은 특별할 것이 없다. 농사일 거들기, 산나물 하기, 새벽 산길 걷기, 밤하늘 별보기, 새소리 듣기, 명상 등으로 산골로 가는 이들이 누구나 생각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어쩌면 이들의 길지 않은 산골 생활이 이들의 삶을 크게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을. 대다수의 인문학 공부 공동체에서 강조하는 것은 앎과 삶의 조화다. 이들의 책읽기는 책읽기에 그치지 않고, 글쓰기는 컴퓨터 자판으로 글자를 치는 행위를 넘어선다. 이들이 산골에서 보내기로 한 글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쓰기 이야기가 나온 김에 공동체에서 공부하는 40대 주부 ㄱ씨, ㄴ씨, 그리고 ㄷ씨가 공저자로 체결한 출판 계약 이야기도 전하자. 계약한 출판사는 규모가 작지만 최근 주목받는 책을 잇따라 낸 인문학 출판사다. 이 출판사 사람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전했더니 바로 출판 계약서를 작성하자며 계약금을 보냈다. 필자 감식안이 빼어난 출판 전문가가 전문학자도 아닌 주부를 놓칠세라 책을 출간하자고 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들은 평범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른바 주류 주부와는 다르다.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를 기르며 매주 세 차례씩 인문학 공동체에 출근하다시피하며 공부에 빠져 있는 것부터가 그렇다. 학창 시절 할 수 없이 공부했다는 ㄱ씨는 까다롭고 골치 아픈 철학 공부가 재미있고 기쁘다고 말한다. 결과로서의 공부, 점의 공부가 아닌, 행위로서의 공부, 선의 공부…. 공부가 좋으니 공부 분량이 만만찮은 건 당연하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일상을 단순화한 그의 책읽기, 글쓰기의 분량은 전문 학자 못지않다.

이는 오랫동안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재테크 시테크에 몰두하다 얼마 전 인문학 공부로 돌아선 ㄴ씨도 마찬가지다. 그에 따르면 자기계발서는 두 부류다. 하나는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며 진통제를 주는 부류고, 또 하나는 ‘아프냐? 그건 네가 못난 탓이다’라며 대증요법적 치료제를 주는 경우다. 어쨌거나 못난 나의 변화를 촉구하는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린다. 개인마다 성공의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은 애초부터 무시되고 진정한 자아실현은 금기어에 가깝다. ㄴ씨가 인문학 공부로 돌아선 것은 분초를 다투어 계발한 자신이 자신과 세상을 망칠 수도 있다는 자각 때문이다.

이렇듯 공부하는 여성들에게 사람들은 흔히 묻는다. 엄마가 그렇게 공부에 빠져 있으면 아이 학원 정보는 어떻게 수집하며 시험공부는 누가 돌봐 주느냐? 중학생 아이 둘을 기르는 ㄷ씨는 말한다. 최선의 교육은 아이에게 어떤 삶을 살라고 말하며 정보를 수집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살기를 원하는 삶을 내가 살아내는 것이다. 아이는 말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뒷모습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사실 이들의 공부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할 수 있으면 사교육이나 투기 같은 것을 하지 않고 이웃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좋은 시민이 되는 것 정도로 소박하다. 하지만 좋은 시민이 된다는 게, 나쁜 시민이 되지 않는다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이는 출세하고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한 노력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진정한 공부와 성찰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진정한 공부는 고민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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