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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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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 http://hanmihye.egloos.com/3256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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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 on the Cross
Diego Velázquez
1632
Oil on canvas
97.64 x 66.54 inches / 248 x 169 cm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십자가 위의 패를 확대한 그림: 나자렛 사람 예수, 유데아의 임금
참조: Jesus Christ (Wikipedia)
예수 그리스도(Ίησοΰς Χριστός)라는 이름
태어나서 처음 읽었던 책이 기독교성서였던 나에게 기독교라는 종교는 그냥 생활이었다. 어느날부터인가 학교라는 곳을 갔던 것처럼, 어린 아이였지만 그냥 교회라는 곳에 갔다. 다른 것은 별로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마치 나의 생명이나 마시는 물이나 호흡하는 공기처럼 그냥 생활이었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좀 필요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기도라는 것을 하게 되고, 그 기도의 끝에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이라는 관용어구를 붙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나에게 아주 어려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그게 아마도 10살이나 11살쯤 때였지 싶은데, 예수와 그리스도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해서 맨날 책만 붙잡고 살아서였는지, 당시로서는 드물게도 나는 외국사람들(중국과 일본을 빼고)은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나중에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중에 5학년쯤이던가 교과서에 "프랑스와 밀레"라는 이름이 나왔는데, 친구들과 논쟁이 붙었다. 이것은 "프랑스"와 "밀레"라는 뜻이라고 주장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결국 그 글자가 명조체가 아니라 일종의 고딕체로 씌어져 있다는 것을 누군가 지적함으로써 논쟁은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지금은 왜 그런 좋은 편집 방침이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외래어는 글자체를 바꾸어 기록했었다. 마치 일본어에서 외래어를 가타가나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 "프랑스와 밀레"라는 이름은 성이 "밀레"이고 이름이 "프랑스와"인 한 명의 화가였던 것이다.
자,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어떨까... 나는 당연히 "예수"가 이름이고 "그리스도"가 성이라고 오랫동안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놀랍게도 교회 주일학교의 선생님들조차 그렇게 얘기하는 분도 있었고, 그 문제를 특별히 거론하는 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어디에선가, 예수와 그리스도가 다를 수도 있다는 주장(지금 돌이켜 보면)을 들었을 때 그 어린 녀석이 얼마나 헷갈렸겠는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이 문제는 그리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제대로 보자면,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일 터이고, 그 핵심을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실존적 결단을 요하는 심각한 결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살짝만 운을 뗀다면, 결국 나는 예수는 그리스도와 별개라는 쪽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각설하고, 내 개인적인 관심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은 언어적인 관심이다.
우선 한국어에서 "예수"는 야소(耶蘇)에서 온 것이리라. 물론 耶蘇는 중국어로 읽으면 "예수"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耶(어조사 야)는 의미상으로 아버지에 대한 호칭이 될 수도 있고, 蘇(차조기 소)는 蘇生, 즉 거의 죽어 가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어에서 음차할 때 괜히 다른 글자로 하지 않은 것도 다 그 때 사람들이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일 터이다. 현대 중국어에서는 耶穌基督이라 하니까 발음은 "예수 지뚜"가 될 것이다. 일본어에서는 イエス・キリスト
(이에스 키리스토)라고 하는데 워낙에 일본어의 외국어 음차(가타가나로 표시되는)는 환상적(?)인지라, 재밌는 이름이 되는 것 같다.
동아시아 말고 유럽에서 예수라는 이름은 모두 라틴어 Jesus Christus 또는 Iesus Christus(예수스 크리스토스)나 그리스어 Ίησοΰς Χριστός(이에수스 크리스토스)에서 온 것이다. 하지만 각 나라 말의 특성상 발음이 좀 달라진다. 독일어로 예수는 Jesus von Nazareth(예수스 폰 나차렡) 또는 Jesus der Nazoräer (예수스 데어 나초레어)인데, 물론 예수스 크리스투스(Jesus Christus)라고도 하지만, 워낙 "역사적 예수의 탐구"(예를 들어 쉬바이처)가 널리 연구된 나라이고 가장 기독교 신학이 발달한 나라여서 그런지 몰라도 일반적으로 "나차렡 출신의 예수스"가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 물론 교회에서는 좀 다르겠지만...
근데 Jesus von Nazareth라고 하니까, Herbert von Ka rajan이나 Johann von Neumann 같은 사람이 생각나서 성이 꼭 "폰나차렡" 같은 느낌이 든다. ^^;
프랑스어에서는 Jésus de Nazareth(제쉬 드 나자레)가 되어 졸지에 예수가 "제쉬"가 되고, 에스파냐어에서는 Jesús de Nazaret(헤수스 데 나자레트)로 졸지에 "헤수스"가 된다. 에스파냐어에서는 j가 "ㅎ"발음이 되어 Don Juan이 "돈 후안"이 되니까, 예수의 이름도 어쩔 수 없이 지역적 특성을 따라갈 밖에... 하지만, 영어로 가면 정말 웃겨진다. Jesus Christ(지저스 크라이스트)...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사람들로서는 귀에 익은 표현이지만, 라틴어나 그리스어를 고려하면 정말 많이 벗어난 발음이다. 게다가 영어에서는 이 말이 욕 내지 투덜거림으로 곧잘 쓰이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감히 신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도 못하던 유태인들의 관점에서는 씁쓸한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라틴어나 그리스어의 "예수스"는 원래 아람어로 ישוע Yeshua' (히브리어의 יהושע Yehoshua'와 같음)이다. 예수가 아람어와 라틴어로 얘기하는 멜 깁슨 감독의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에서는 일관되게 "예수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아람어는 히브리어의 변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배우들이 유태인들도 아닌데, 그렇게 아람어를 배워서 연기한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람어의 "예수아"와 히브리어의 "예호슈아"(기독교성서의 음차로는 여호수아)가 같은 이름이라는 것은 예수를 신의 아들로 믿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기독교성서에서 상당히 당황스런 부분 중 하나가 예수가 폰티우스 필라투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기 직전에 명절날 죄수를 사면하는 풍습에 따라 예수 대신 풀려난 사람도 예수라는 점일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마태오복음서에만 나오는 얘기지만.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라면, 폰티우스 필라투스의 간교함이 드러난다. 자기 아내가 "꿈자리가 뒤숭숭하니까 그 일에 연루되지 말라"고 하니까, 두 사람의 히브리인이 동명(예수아)임을 이용해서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술책이었던 것이다. 기독교성서에서 바라빠(바라바)라는 별명을 지닌 예수아와 크리스토스라는 별명(?)을 지닌 예수아가 동명임을 강조해 버리면, 예수는 그냥 한낱 히브리 청년 내지는 좀 대단하고 인기를 누리긴 했지만 결국은 사형당한 또 한 명의 히브리사람에 지나지 않게 될 테니까, 결국 바라빠라는 별명을 지닌 예수아는 예수아라는 이름을 뺏기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스도"라는 한국어 음차번역은 참 훌륭하다. 영어의 크라이스트나 중국어의 지뚜나 일본어의 키리스토보다 그리스어 "크리스토스"에 더 가까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리스어에서 Χριστός라는 말은 원래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the anointed one)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은 히브리어의 모시아크(משיח, moshiach, Messiah)의 직역이다. 히브리인들의 나라였던 이스라엘에서는 임금을 세울 때 종교지도자가 머리에다 기름을 붓는 것이 오랜 관습이었다. 이 나라가 바빌로니아나 페르시아 같은 나라 때문에 망해 버린 뒤에 히브리인들이 가져 왔던 해방자, 다윗(다비드)의 현현이 바로 이 "모시아크"(메시아)일 것이다. 그러니까 굳이 우리말로 옮기면 "임원"(任員) 내지는 "임금"쯤 될래나. 아니면, 언젠가는 나타나 종살이하는 민족을 해방시킬 "해방자"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예전에 읽었던 백기완 선생님의 책에서 우리 민족에게도 이런 미래의 해방자에 대한 설화가 있었다고 하던데... 반쪽이는 아닌 것 같고.... --.--;;
한 가지 뱀꼬리... 예수 그리스도는 비단 기독교(크리스트교)의 독점물이 아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라는 사람을 신의 현현(성육신, incarnation)으로 믿는다. 그래서 예수는 메시야(약속된 이)이며 신의 아들이고, 인류의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여 영원한 생명을 안겨다 줄 구세주가 된다. 왜냐면 히브리인들의 종교풍습에서 암시된 것처럼, 인류의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대신 피를 흘리며 희생(犧牲--글자대로라면 양보다는 소)되었다가, 결국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예수=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교에서는 분명히 이 예수아가 중요한 예언자(prophet) 중 한 사람이다. 유대교 같은 데에서는 예수가 "가짜 메시아" 내지 "자칭 메시아"로 되어 있다. 브라만교나 불교의 한 종파에서는 예수를 신이나 마이트레야(Maitreya)의 현현으로 본다. 힌두교에서 예수는 아바타(avatar) 중 하나이고, 다양한 영지주의 종파에서 그노시스를 가져다 주는 이로 묘사되며, 뉴에이지 종파에서는 예수가 중요한 구루(guru) 중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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