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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364】 아빠글의 특징
큰딸 좋은이와 밥을 먹다말고 인생상담(?)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은 불러앉혀 놓고 말하면 잔소리라고 생각하며 귀를 틀어막는데, 이렇게 우연히 이야기 할 때는 귀를 기울여 잘 듣습니다.
큰딸이나 아빠나 ‘창작의 고통’을 공유하기에 대화가 통합니다.
“아빠는 글이 쉽게 잘 써지세요? 저는 그림이 잘 안그려져요.”
“아빠는 뭐든 생각만 하면 머릿속에서 글자들이 좌우정렬을 하면서 막 조립이 되어 손가락으로 자판을 누르기만 하면 글이 자동으로 튀어 나온다.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 캔이 나오는 것처럼... 부럽지? 킥킥 ”
“아빠 글은 기발하고 재미있어요. 생각만 해도 웃겨.”
“흐흐 아빠도 청년때는 ‘독립군 대장’처럼 용감하게 글을 썼는데, 그게 엄한 사람들만 때려잡고 여기저기 적들만 수두룩하게 만들더라고. 그래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당대에 최고로 글을 잘 쓰는 분들 네 분을 뽑아 글쓰기 ‘스승님’으로 모셨지. 이 아무개 목사님은 깊이 있고 재미있는 글을 쓰도록 가르침을 주셨고, 김 아무개 목사님은 육하원칙에 충실한 글 쓰는 법을, 이 아무개 수녀님은 글에 감성을 입히는 방법을, 한 아무개목사님은 사물을 따뜻한 눈으로 관찰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단다.”
“스승님들의 좋은 점만 쏙 빼서 아빠것으로 만드셨네요. 오아.. 나는 누구를 스승님으로 모시나?”
“아빠가 아직 때를 못만나 지금 재야에 숨어 있지만, 누군가 아빠를 발견한 사람은 대~애~박! 수지 맞은거야.”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은밀하게 위대하게 아빠의 자랑질은 끝날 줄을 몰랐다는..... 에고... 딸 앞에서 너무 허풍을 떨었다. ⓒ최용우 2013.6.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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