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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동안 잊고 지냈던 소녀

다람지............... 조회 수 2776 추천 수 0 2013.06.17 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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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동안 잊고 지냈던 소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 중매로 만나서 교제하던 여성과 약혼 날짜를 잡던 날이었습니다.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오던 길목에서 느닷없이 잊혀졌던 한 여인을, 아니 한 소녀를 기억해 내도록 했던 것입니다.
8년 동안이나 잊혀졌던 소녀.
그 소녀는 재수생학원이 즐비했던 종로거리의 분식집 종업원이었습니다. 8년 전 재수생이었던 제가 그 소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로잡혔던 것은 겁먹은 듯한 그녀의 큰 눈망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를 보기 위해 하루 한번씩, 두 번씩 찾아가곤 했습니다. 저는 그때 외톨이였습니다. 의학박사 부부였던 부모님이나. 서울대 재학중 사법고시에 패스한 형이나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날리는 누나들에 비해서 서울대는 고사하고 2차 대학에도 떨어져버린 저는 가문의 수치요, 부끄러움이었기 때문입니다.
죽고 싶기만 했던 제게, 그녀를 만나는 것만이 위로요 기쁨이요 평안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일을 끝내고 혼자 돌아가는 그녀를 따라 한 버스를 타고 사당동 그녀의 초라한 자취집에 가보던 날부터 우리는 친해졌습니다. 그녀는 경북 D시에 있는 영아원에서 여섯 살부터 자랐노라고 했습니다. 영아원에 있을 때 두 살 아래인 동생이 있었지만 보육원으로 옮길 때 소식이 끊겼고 그녀가 중학교를 힘겹게 졸업하고 영아원을 찾았을 땐 영아원이 폐쇄된 뒤였고 근거서류조차 찾을 수가 없었노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소원은 동생을 찾아서 함께 사는 것이라고 했는데 부모나 형제가 싫었던 저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환경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누이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당동 판자교회를 다니던 그녀는 새벽마다 나를 위한 기도를 해주었고 크리스마스땐 함께 새벽송을 부르며 사당동 거리를 맴돌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희망이었죠.
이듬해, 그녀의 간절한 기도에 힘입어(그것은 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으므로) 저는 서울대학교에 합격을 했고 부모님이나 형제들간의 사랑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쁘고 들뜬 마음에 저는 그만 그녀가 그리도 원치 않던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저는 아직 어렸지만 결혼으로서 내 사랑을 완성시켜야 하다고 믿고 부모님께 우리의 결혼을 허락해 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그녀가 고아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천지개벽이라도 할 듯 대노하셨습니다. 저는 집을 나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심하고 짐을 꾸려 내가 그녀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거짓말처럼 그곳에 없었습니다. 어디라도, 그녀가 말했던 D시의 보육원까지 달려갔어도 그녀는 없었습니다. 저는... 세월이 가면서 그녀를 잊어갔습니다. 잊어가면서 어느 때는 그녀가 그렇게 떠나가는 것이 고맙기까지 했던 적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잊혀진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녀를 갑자기 기억해내게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그녀를 기억나게 하는 어떤 힘이, 강력한 힘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힘이었습니다.
난 모르겠다고 거역하면 할수록 그녀를 찾아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제 등을 떠미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힘에 밀려 나는 D시의 보육원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8년 전이 보육원 원장님은 이미 돌아가신 듯, 그 분을 꼭 닮은 젊은 원장은 내가 누구라는 것도 밝히지 않았는데 내 손목을 잡으며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려온 사람처럼 "오셨군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아십니까?" 저는 되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젊은 원장님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그제사 뭔가 잡혀오면서, 후들후들 떨리는 목소리로 "한지혜씨를 알고 계시군요."라며 소녀의 이름을 8년만에 불러 보았습니다. 젊은 원장님은 끄덕였습니다. 저는 다시 떨리는 음성으로
"지금... 여기... 있습니까?"하고 되묻고 있었습니다.
"여긴 없습니다... 2년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죠..."
원장님의 대답에 제 심장이 멎는 듯 했습니다.
"2년 전... 폐렴으로... 아아, 소녀는 죽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이었습니다. 원장은 조용히 지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소녀는 한 아기의 어머니가 되어 보육원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6년 동안 그녀는 자신의 아이와 보육원의 어린 생명을 위해서 눈물겹게 헌신하다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임종하면서, 언젠가... 누군가가 행여 그녀를 찾아오거든 전해주라던 그녀의 유품을 젊은 원장이 내어놓았습니다.
낡은 성경책 한 권과 닳고 닳은 스텐레스 십자가 목걸이였습니다. 그 옛날... 제가 육교 위에서 사서 그녀의 목에 걸어주었던 스텐레스 십자가 목걸이. 그 낯익은 십자가 목걸이가 내 손바닥 위에 놓여지는 순간 나는 그만 고압전선에라도 감전된 사람처럼 외마디 소리처럼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고꾸라지고야 말았습니다.
내 의사와 관계없는 통곡이 터져 나왔습니다. 쏟아내고 쏟아내도 끊어지지 아니하는 짐승소리 같은 통곡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깃들어 질 때까지 통곡을 그칠 수 없었습니다. 사방이 완전히 어두워졌을 때에야 가까스로 울음을 거둘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원장님이 7살짜리 소년의 손목을 붙들고 들어와 불을 켰습니다.
아아! 불빛 속에 드러난 소년은 바로 그 소녀였고... 또, 나 자신이었습니다. 젊은 원장님이 왜 나를 단박에 알아보고 "오셨군요"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다시 한 번 화산같이 폭발하려는 가슴을 열어서 소년을 으스러져라 껴안았습니다.
아아! 8년동안 잊고 지냈던 소녀를 되찾은 순간이었습니다.
아니, 8년간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되찾은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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