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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381】짜구대나무
고향에 가면 나도 모르게 ‘전라도 사투리’가 원초적으로 저절로 나옵니다. 지난 생을 돌아보면 내가 전라도에서 산 기간은 어린시절 중학교때까지 15년 안팎이고 그후로 35년 이상 타지에서 살았습니다. 때문에 다른동네 말을 배나 많이 하고 살았는데 고향에 가면 여전히 전라도 사투리가 저절로 나오는게 신기합니다. 그래서 고향이라 하는가 봅니다.
고향에서 가족끼리 밥을 먹는데 식당 뒤편에 자귀나무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무심코 “자귀꽃이 예쁘게 피었네.” 했더니 어머니가
“머시야? 먼꽃?” 하고 뚤레뚤레 하셔서
“아, 쩌그 짜구대나무꽃이 이쁘당께요”
그제서야 어머니가 알아들으셨습니다.^^
어린시절 집에서 난방을 하는 유일한 방법이 나무를 때는 것이었기에 어릴적부터 산에가서 나무를 했습니다. 나무중에 가장 좋은 나무는 짜구대나무였습니다. 짜구대나무는 아무리 굵은 나무라도 아랫부분에 낫을 대고 한번 찍으면 ‘짝!’ 소리를 내면서 단번에 부러집니다. 별로 힘을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나무이고, 불땀도 좋아서 저는 주로 짜구대나무를 많이 해왔습니다.
나중에 강원도 태백에 있는 예수원에서 나무십자가를 만들었는데 그 재료가 짜구대나무였습니다. 나무 결이 좋아 십자가 모양이 예쁘게 나왔습니다. 아내가 꽃차를 만들면서 짜구대나무의 원래 이름은 ‘자귀나무’라는 것을 알았고, 꽃을 덖어 꽃차를 만드니 그 모양이 너무 화려하고 귀품이 났습니다. 옛사람들도 부부금슬이 좋아진다하여 찻잔에 띄워 마셨다고 합니다. ⓒ최용우 20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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