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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399】잡초
잡초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모르는 도시놈(시골 사람이 촌놈이라면 도시람은 도시놈이죠)들은 잡초에 피는 꽃을 보고 예쁘다며 '잡초는 없다' 이런 낭만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시골에 살다보면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오는 잡초가 참으로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요. 잡초는 얼마나 자생력이 좋은지 뽑아도 뽑아도 계속 올라옵니다.
뽑지 않고 내비두면 순식간에 주변은 잡초밀림, 잡초정글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나 갈 때마다 손가락질을 하며 "게으른 놈들"이라고 욕을 합니다.
시골에 살다보면 잡초를 이기는 법을 저절로 터득하게 됩니다. 잡초는 절대로 날씨 좋은날 뽑으면 안 됩니다. 뽑아지지도 않고 뙤약볕에 일사병 걸리기 딱이죠. 시골 사람들 보면 햇볕 좋은 날은 다들 나무그늘 아래서 낮잠이나 잡니다.
그러다가 비가 오다 그치면 그때부터 잡초를 뽑기 시작합니다. 어쩔 때는 비 맞으면서도 뽑아요 그 쑥쑥 뽑히는 맛은 은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뿌리까지 쑥 올라올 때의 그 쾌감이란... 마치 변비로 고생하다 똥이 쑥 나오는 것 같단 말씀^^ 동네 분들도 비 온 다음날 다들 잡초 뽑기 바쁘시더라구요. ⓒ최용우 2013.7.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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