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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07】개상사화
사랑도 병일까? 누군가에 깊이 빠져들어 그를 못 보면 미칠 것 같고, 생각만 해도 실실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막상 보게 되면 심장이 두근대고,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이것 참 '큰 병'입니다.
상사병이란 말 그대로 생각을 많이 해서 생기는 병. 누군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다 그리움이 되는 병, 상대방이 마음을 받아 주지 않고 일방적일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나는 병. 열렬한 사랑의 증세로 생긴 '사랑병'입니다.
예산 덕숭산 올라가다 보니 수덕사 입구에 상사화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름표를 보니 '개상사화'라고 씌여 있네요. 상사화면 그냥 상사화지 이름 앞에 '개'자를 붙인 심술은 또 뭐여?
꽃무릇, 백양꽃, 상사화 종은 신기하게도 잎이나 꽃받침 없이 땅에서 불쑥 꽃대만 쭉 올라와서는 군더더기 없이 꽃을 피웁니다~! 꽃무릇은 고창 선운사 입구에 군락으로 핀 것이 유명하고, 백양꽃은 백양사 뒷산에 가득 피어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상사화가 7~8월경에 피고 꽃무릇은 8~9월경에 핍니다. 봄에 잎사귀가 수북하게 올라왔다가 모두 사라져 버린 후에 꽃대가 올라오기 때문에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최용우 2013.8.7
덕숭산 스토리
사랑도 병일까? 누군가에 깊이 빠져들어 그를 못 보면 미칠 것 같고, 생각만 해도 실실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막상 보게 되면 심장이 두근대고,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이것 참 '큰 병'입니다.
상사병이란 말 그대로 생각을 많이 해서 생기는 병. 누군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다 그리움이 되는 병, 상대방이 마음을 받아 주지 않고 일방적일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나는 병. 열렬한 사랑의 증세로 생긴 '사랑병'입니다.
예산 덕숭산 올라가다 보니 수덕사 입구에 상사화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름표를 보니 '개상사화'라고 씌여 있네요. 상사화면 그냥 상사화지 이름 앞에 '개'자를 붙인 심술은 또 뭐여?
꽃무릇, 백양꽃, 상사화 종은 신기하게도 잎이나 꽃받침 없이 땅에서 불쑥 꽃대만 쭉 올라와서는 군더더기 없이 꽃을 피웁니다~! 꽃무릇은 고창 선운사 입구에 군락으로 핀 것이 유명하고, 백양꽃은 백양사 뒷산에 가득 피어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상사화가 7~8월경에 피고 꽃무릇은 8~9월경에 핍니다. 봄에 잎사귀가 수북하게 올라왔다가 모두 사라져 버린 후에 꽃대가 올라오기 때문에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수덕사 입구에 있는 고암 이응로 화백의 고택 미술관에 걸린 '벗이 있어 좋다' 전시회 현수막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論語) 제1권 학이편(學而篇)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친구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습니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 등등 친구에 관련된 속담도 많습니다.
현대인들은 매우 바쁩니다. 또한 이기주의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타인의 삶에 관여하는 것도, 타인의 간섭을 받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입버릇처럼 '외롭다' '우울하다' '심심하다'하면서 짜증을 냅니다. 그러나 좋은 친구가 있는 사람은 우울증도 없고 심심하지도 않지요. 친구끼리는 마음을 열고 자주 만나야 정이 납니다. 소통 없이는 우정도 없습니다.
예산 덕숭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서 점찍어 놓고 날짜를 세고 있었는데, 김대철 목사님이 함께 동행해 주었습니다. 김대철 목사님과 거의 10년도 넘게 서로 친구로 지내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함께 산에 오르니 너무 좋습니다.
전에는 목사님들의 대화 중에 산기도 가서 간혹 소나무를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유학 다녀왔다는 이야기나, 무슨 세미나 참석했다는 이야기, 어디 가서 회 먹었다는 이야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기독교는 기도의 종교인데, 그 기도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약해져버린 것입니다. 기도의 약화는 기독교의 타락과 관련이 있습니다.
불교의 기도 중에 '용맹정진'기도 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큰 깨달음을 얻은 날이라는 성도절(成道節)을 앞두고 간혹 '용맹정진' 기도를 하는데, 1주일 전부터 잠을 자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오직 참선을 한다고 합니다. 1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정진하다 보면 화두나 생사문제와 같은 사유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로지 잠과의 싸움입니다. 호기 있게 용맹정진 기도에 도전했다가 잠을 견디지 못하고 방을 나가는 것을 '퇴방'이라고 하는데, 한번 퇴방을 하면, 퇴방을 한 중이라는 꼬리표가 두고두고 따라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침내 용맹정진을 다 마쳤을 때 "해 냈다"라는 강한 성취감을 맛본다고 합니다. 이처럼 '빡세게' 정진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 어떤 기도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지요.
산을 오르다 '일반인 출입금지' 라고 표시되어 있는 암자를 만나면, 저 안에 어떤 스님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치열한 구도의 전쟁을 치루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감히 범접하지 못할 경외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안동인가 어디는 오늘 낮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30도 이상 뜨거운 날씨라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땀이 비오듯 합니다. 덕숭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수덕사 뒤쪽으로 정혜사까지 이어진 1020개의 돌계단을 천배수행(千拜修行)하며 올라야 합니다. 불교신자들이야 그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목사 전도사에게는 무릎 관절이 더 걱정입니다. ㅠㅠ 덕숭산(495m)은 가야산, 수암산, 용봉산, 홍동산, 삼준산, 연암산, 뒷산까지 일곱 개 산이 마치 일곱장의 꽃잎처럼 빙 둘러있는 한 가운데 꽃술대 마냥 솟아 있는 산입니다. 예쁜 꽃 한송이 한 가운데 있는 덕숭산에는 천년고찰 수덕사와 고승들이 많이 나왔다는 정혜사가 있습니다.
수덕사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에 지은 건물로, 앞면 3칸·옆면 4칸 크기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고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짠 구조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입니다. 백제 계통의 목조건축 양식을 이은 고려시대 건물로 특히 건물 옆면의 장식적인 요소가 매우 아름다우며, 건립연대가 분명하고 형태미가 뛰어나 한국 목조건축사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문화재청 홈페이지의 설명) 나무는 쇠나 돌보다 그 단단하기가 훨씬 덜하지만, 나무는 쇠나 돌보다 훨씬 오래 갑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나무 기둥을 저처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손으로 어루만져 보았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등산을 마치니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수덕사 입구까지 수 십개의 식당 앞을 지나쳐 오면서 다음과 같은 사진이 식당 앞마다 붙어 있는 것을 봤습니다. 와.... 대단하다. 저 메뉴가 이곳의 특산물인가 봐... 여기에 오면 저 사진 속에 있는 것을 먹어주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았습니다.^^ 가격을 봤더니 크게 비싼것도 아니었습니다.
젊은 부부가 우리를 따라 올라오기에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올라가자마자 베낭과 모자를 벗어버리고 어젯밤 얼려놓은 물을 꺼내어 벌컥벌컥 마십니다. 아우~~~~~~~~~~~~!!!!!!!! 뼛속까지 얼얼합니다. 땀을 쫙 빼고나서 마시는 물이 기가 막히다! 다른 분들에게도 얼음물을 나누어줍니다.
산을 내려올 때는 산들바람이 불어와서 땀을 식히며 쉽게 내려왔습니다.
1308년이면 정확하게 705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네요. 저는 건축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건 잘 모르겠고, 7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건물을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을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손으로 어루만져 봅니다.
나무기둥을 가까이서 카메라로 찍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잔뜩 기대를 하고 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사진속에 있는 산채정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상이 다 차려졌습니다. 그런데..... .... ..... .... 어째 사진과 좀 다른 것 같네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서러운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어쨌든, 목사님께서 '기념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뭐 이 정도만 해도 제게는 엄청 큰 상입니다. 생일 때도 이런 밥상 안 나옵니다. 밥상이 차려진 김에 그냥 오늘을 제 생일로 하렵니다. 생일 축하해주세용~~~~~
ⓒ최용우 20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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