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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09】참선 중
전에는 목사님들의 대화 중에 산기도 가서 간혹 소나무를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유학 다녀왔다는 이야기나, 무슨 세미나 참석했다는 이야기, 어디 가서 회 먹었다는 이야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기독교는 기도의 종교인데, 그 기도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약해져버린 것입니다. 기도의 약화는 기독교의 타락과 관련이 있습니다.
불교의 기도 중에 '용맹정진'기도 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큰 깨달음을 얻은 날이라는 성도절(成道節)을 앞두고 간혹 '용맹정진' 기도를 하는데, 1주일 전부터 잠을 자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오직 참선을 한다고 합니다. 1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정진하다 보면 화두나 생사문제와 같은 사유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로지 잠과의 싸움입니다. 호기 있게 용맹정진 기도에 도전했다가 잠을 견디지 못하고 방을 나가는 것을 '퇴방'이라고 하는데, 한번 퇴방을 하면, 퇴방을 한 중이라는 꼬리표가 두고두고 따라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침내 용맹정진을 다 마쳤을 때 "해 냈다"라는 강한 성취감을 맛본다고 합니다. 이처럼 '빡세게' 정진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 어떤 기도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지요.
산을 오르다 '일반인 출입금지' 라고 표시되어 있는 암자를 만나면, 저 안에 어떤 스님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치열한 구도의 전쟁을 치루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감히 범접하지 못할 경외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용우 20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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