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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30】 내 후손은 12만 마리야!
우리나라 한우의 98%는 40마리 수소의 자손이랍니다. 서산에 있는 한우계량사업소에서 자라는 씨수소 40마리가 정자를 생산(?)하는데, 한 마리가 보통 12만 마리 암소를 인공수정시킨다네요. 수소 한 마리의 자손이 12만마리인 셈입니다. 암소와 수소를 자연교배시켜 송아지를 낳는 게 아니라 거의 100% 인공수정이라 하니... 인간들은 소들에게서 섹스(?)를 완전히 빼앗은 셈인가요? 참 잔인합니다.
어릴 적 동네에서 소를 교배시키는 장면을 종종 봤습니다. 소들이 워낙 등치가 크다보니 사랑을 나누는 작업도 정말 요란하지요. 황소(뿌사리라고 했었습니다.)를 가진 집은 한번씩 교배를 시켜주는 대가로 벼 한섬을 받기도 하고 10만원씩 받기도 하고 나무를 받기도 하더군요.
먼 훗날 인간들도 어쩌면 그 누군가에게 섹스를 빼앗기고 인공수정으로 인간을 생산(?)해내는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소지섭이나 원빈같은 멋진 남자의 정자를 김태희나 김혜수(사심^^)같은 이쁘고 건강한 여자의 난자를 대량 복제하여 인공수정시킨 다음에 이 세상을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이 아니라.... 소지섭종 원빈종 김태희종 김혜수종이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를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그렇게 되기 전에 저는 죽고 없겠지만요. ⓒ최용우 2013.9.6금
마리당 10억원 훌쩍 ‘씨수소’, 국내 한우 98%가 ‘자손’
경향신문 2013.9.3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국내 최대 ‘서산 한우개량사업소’를 가다
충남 서산 운산면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 총면적 338만평(1117㏊)의 전국 최대 규모 농장으로 초지 면적만 여의도의 2.3배인 201만평에 이른다. 국내 한우의 98%가 이곳에 사는 ‘씨수소’의 자손이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한우개량사업소는 씨수소 사육장까지 5개의 철문을 거치면서 소독을 할 정도로 방역이 철저했다. 수소들의 울음소리는 ‘음매’가 아니라 ‘우와악’ 하는 고함처럼 들렸다. 한우개량사업소의 이성수 박사는 “거세를 하지 않아 사납다. 낯선 사람들은 경계를 한다”고 말했다.

한우 씨수소 한 마리가 지난달 30일 충남 서산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 씨수소 사육장에서 정액 생산을 마친 뒤, 직원을 따라 우리로 돌아가고 있다.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 한해 30마리만 씨수소 선정, 특별 사료 먹고 정액 생산
소문난 ‘씨앗’ 없어 못 팔아… 2~3년간 왕처럼 살다 도축
사육장에 있는 씨수소 53마리는 1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명품이다. 한우개량사업소와 90곳의 육종농가에서 태어난 수송아지 중 생후 6개월 때 4500마리를 골라낸 뒤 12개월 때 한 차례 더 추려낸다. 이후 이곳에서 4살이 될 때까지 사육하면서 총 3차례 관문을 통과해야만 보증씨수소로 선발된다. 한 해 선정되는 씨수소는 30마리 미만이다. 능력이 모자라면 퇴출된다.
흰색이나 검은색 털이 한 올이라도 섞여 있으면 씨수소가 될 수 없다. 성장 과정에서 등지방 두께, 근내 지방도, 체중 등 신체조건을 꼼꼼히 따진다. 씨수소의 평균 체격은 몸무게 850㎏, 키 165㎝, 몸폭 95㎝, 길이 2m 등이다. 씨수소는 10평 남짓되는 우리에서 혼자 생활한다. 10평은 일반 농가에서 소 4~5마리를 키우는 공간이다. 정액 생산을 위해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많은 특별 사료를 먹는다. 정기적으로 초음파 단층촬영 등 신체 검사와 발톱 손질도 이뤄진다. 몸값은 10억~15억원.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큰 암소 한 마리 값은 350만원 안팎이다.
씨수소의 역할은 정액 생산이다. 사업소 직원들이 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 하루 두 번, 사흘에 한 번씩 정액을 채취한다. 한 차례 사정 때 만들어낸 정액은 약 5㏄. 이 정액을 희석시켜 0.5㏄ 용량의 노란 스트로 200개에 담겨 팔린다. 인공수정 1회 분량인 0.5㏄에는 1800만여마리의 정자가 들어 있다. 농가에는 품질에 따라 개당 3000~1만원에 팔린다.
신체조건이 좋은 것으로 소문난 씨수소의 정액은 없어서 못 판다. 이 박사는 “지역구에 특정 소의 정액을 공급해달라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로비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없이 전량 인터넷 추첨을 통해 공급한다”고 말했다. 지난 5~6월 20개만 팔린 씨수소가 있는가 하면 1만9000개가 팔린 녀석도 있다.
씨수소는 2~3년간 정액을 생산하며 ‘황태자’처럼 산다. 씨수소 한 마리당 노란 스트로 12만개를 생산하면 정액 채취를 중단한다. 특정 소의 정액이 많이 유통되면 한우 간에 근친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성기 시절 몸값이 10억원을 넘었던 씨수소들은 3등급 쇠고기로 팔린다. 곡물사료보다는 볏짚과 지방, 단백질 등이 풍부한 사료를 먹은 데다 나이가 들어 고기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씨수소는 모두 족보가 있다. 7살인 ‘KPN 783’은 아비인 ‘KPN538’과 어미 ‘221821566’ 사이에서 태어났다. 조부와 외조부, 증조부와 외증조부, 고조부와 외고조부 모두 한우개량사업소 씨수소 출신이다.
783은 사업소의 드넓은 초지 한복판에서 태어났다. 이곳의 암소 1200마리는 200~300마리씩 무리를 지어 풀밭을 거닌다. 봄~가을을 항상 들판에서 지낸다. 밤에도, 태풍이 불어도, 비가 와도 암소들의 집은 넓은 초원 한복판이다. 이날도 임신 4개월 된 암소들은 저수지 근처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었다. 1~7살 암소들은 매년 5월이면 씨수소의 씨로 인공수정을 한다. 태어난 수송아지들은 씨수소 후보군으로 자란다.
씨수소들의 정액과 DNA 등은 사업소 내 ‘한우종축 유전체 은행’에 보관한다. 이곳에는 1983년 첫 선정된 씨수소 ‘KPN001’ 등 900여마리 보증씨수소 정액 17만개와 보증·후보씨수소 DNA 4만5000개가 있다. 노중환 한우개량사업소장은 “종축이 죽고 나서도 사후 연구 등의 목적으로 우수한 유전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며 “유전체 은행을 중심으로 연구를 계속해 나간다면 조만간 일본의 화우보다 우리 한우를 더 품질 좋은 소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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