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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컷뉴스
【쑥티일기433】선착순 인생
훈련소 시절 '선착순'에 대한 기억은 악몽 그 자체입니다. 사격훈련시 분명 다섯발을 쐈는데 과녁에는 세 발 흔적밖에 없자 실탄 한 알이 쌀 한 됫박 값인데 쌀 두 됫박을 어디로 날렸냐는 조교의 억지에 대들었다가 특별 얼차례를 받아 다리가 이미 풀린 상태였습니다.
"연병장 저 쪽 끝에 있는 축구골대를 돌아 선착순!" 저는 거의 다리를 질질 끌면서 맨 끝에서도 한 참 떨어져 있었습니다. 선착순은 항상 맨 첫 번째만 열외이고 나머지는 다시 돌아야 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그 날의 악몽은 정말이지 최악이었습니다. 만약 내 손에 총이 있다면 아무나 쏴 죽이고 나도 죽어버리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군대'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사회 곳곳에 '선착순' 문화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이 우매한 백성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수단으로 '선착순 '문화를 선호합니다. 이미 권력자들은 '열외'이기 때문에 폼 잡고 서서 다른 사람들이 조빠지게 선착순 하는 것을 지켜보며 재미있어 할 뿐입니다. 참으로 숨막히는 사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입시 '선착순' 스트레스 때문에 초죽음이 되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더 열심히 뛰어서 선착순을 해라. 그래서 '갑'이 되어서 그런 룰을 바꾸어버려라!" 아, 나는 비겁하게 이딴 소리나 하고 자빠졌다. ⓒ최용우 2013.9.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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