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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36】면벽수도 7년
창문을 열면 밖으로 탁 트여서 하늘이 보이고 나무가 보이고 꽃이 보이고 산이 보인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시사철 계절이 변하면서 피는 갖가지 꽃들과 가을에 지는 낙엽과 겨울에 눈꽃을 볼 수 있는 그런 창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입니다. 제가 바로 5년 동안 2층 창가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그렇게 호사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저에게 주어진 창 밖 풍경은 앞집 벽이 딱 가로막아서 벽만 보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창 밖에 화분을 가져다 놓아서 꽃과 잎사귀가 보이게도 해보고 벽에 산과 호수 그림을 실사로 뽑아 현수막으로 걸어서 벽을 덮어도 보았습니다.
1년 정도 지나 이것저것 다 치웠습니다. 그리고 벽을 보며 면벽수도(面壁修道)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이것저것 안 보이니 더 좋습니다. 일에 더 집중이 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 같습니다. 대신 하늘과 나무와 꽃이 보고 싶으면 자꾸 밖으로 나가게 되니 자동으로 운동이 됩니다.
올해는 앞집 할머니가 담벼락 아래 칸나를 심어 그게 담 넘어 까지 크게 자라니 눈이 시원해 보입니다. ⓒ최용우 201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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