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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47】모저리 호박
추분 지나고 한로가 가까워오면 밭의 곡식들이 바빠집니다. 이슬이 내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열매를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면 더 이상 곡식들은 자랄 수가 없습니다. 그때부터는 이제 색깔을 예쁘게 하고 맛이 들게 하지요. 자연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호박이 떨어져 골목에 굴러다닙니다. 사람들이 한번씩 발로 차고 다니네요. 모저리 호박입니다. 처가에 갔더니 모저리 참외가 마당에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뭔가 조금 모자란 사람을 '머저리'라고 합니다. 머저리는 모저리-모자라다에서 온 말입니다.
때도 모르고 열리는 열매나 꽃을 모저리라고 합니다. 여름에 수박이나 참외를 먹고 껍데기와 함께 씨앗을 버렸는데 땅에서 싹이 나고 자라 가을에 주먹만한 수박이 열리기도 하지요. 그 수박은 절대로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모저리 수박입니다.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호박넝쿨은 온 힘을 다해서 마지막 열매를 달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더 자랄 가능성이 없는 호박을 스스로 떨어뜨리는데 그게 모저리 호박입니다. 웅이네 담벼락에 있는 호박넝쿨에서 떨어진 모저리 호박을 동네 아이들이 축구공처럼 차고 다닙니다. 저도 한번 툭 차 봅니다. ⓒ최용우 201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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