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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기도] 지난 세월을 돌아봅니다.
주님!
이렇게 추운 날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산에서 나무를 해와 아궁이에 불을 때고
얇은 이불 한 장 덮고 아랫목에서
마지막 불기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곰처럼 웅크리고 힘겹게 겨울을 나던 나의 어린 시절!
주님!
이렇게 추운 날 문득 청년 시절이 떠오릅니다.
천정에 구멍이 뚫려 하늘이 보이는 학원 기숙사에서
이불 한 장으로 둘둘 말아 누애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 뚜껑을 닫고
애벌레처럼 긴 겨울밤 보내기도 했던 나의 청년 시절
주님!
이렇게 추운 날 문득 신혼 시절이 떠오릅니다.
다락에 잔뜩 쌓아 둔 책 위로
천정에 낀 서리가 녹아 뚝뚝 물이 떨어져
할 수 없이 책을 모두 단칸방 구석에 내려놓고
더 좁아진 방에서 아내를 꼭 끌어 앉고 잤던 나의 신혼시절!
2014.2.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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