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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옆집에 수염이 길다란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언제나 콧노래를 부르며 꽃을 가꾸었어요.
"와, 아름다워라! 할아버지, 꽃들이 너무 너무 아름답네요."
한 청년이 찾아와 감탄을 했어요.
"정성껏 가꾸었으니까……."
"할아버지, 저에게 맨드라미를 파시겠어요? 제발 파세요."
"팔지 않을 거요. 그냥 구경이나 마음껏 하시오."
할아버지는 손을 내저었어요. 정성 들여 가꾼 꽃을 돈 받고 팔고 싶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이 수없이 몰려왔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속 몰려와서는 꽃을 팔라고 졸라댔어요.
"저에게 찔레꽃을 파세요."
"저에게 제비꽃을 파세요."
"저에게 방울꽃을 파세요."
"저에게 동백꽃을 파세요."
할아버지는 사람들 때문에 지쳤어요. 할 수 없이 꽃을 팔아야 했지요.
"여러분에게 꽃을 팔겠소. 어서 오시오."
할아버지는 정원 옆에 조그마한 꽃가게를 열었어요.
사람들이 꽃가게로 몰려왔어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들에게 손바닥만한 봉지를 하나씩 내주었어요.
"할아버지, 이게 뭐예요? 아무 것도 안 들었잖아요."
"예끼! 잘 살펴보시오. 꽃씨 하나씩 들어있으니까."
"뭐라고요? 꽃씨!"
할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었어요.
"저는 씨앗만을 팝니다. 집으로 돌아가 정성껏 길러 보시오. 여러분의 정성에 따라 정말 아름다운 꽃이 필 테니까……."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내준 씨앗을 가지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어요. *
출처:동화작가 김문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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