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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제비와 아이들

창작동화 김문기............... 조회 수 4451 추천 수 0 2001.12.29 17:20:41
.........


"아이, 어쩜 좋아!"
제비를 살려야겠어요. 밥을 먹여볼까? 붕대를 감아줄까?
오늘 설이가 길에서 제비를 주웠어요. 길에 쓰러진 채 자꾸 바동거리지 뭐예요. 멍멍이가 물어가려는 걸 간신히 빼앗은 거예요.
"설이야, 이 제비 말야. 배가 고파서 못 일어서나 봐."
"그래. 밥을 먹여 일어서게 하자."
설이와 친구들은 주방을 뒤졌어요. 소고기 조림과 감자 무침을 탁자에 갖다 놓았어요. 냉장고에 있는 달걀말이와 소시지를 탁자에 갖다 놓았고요.
"어서 먹어라. 쪼쪼그르야."
"쪼쪼그르야, 왜 안 먹니? 이 소시지는 참 맛있단 말야."
제비는 누운 채 눈만 뜨고 있었지요.
"노래를 불러줄까? 쪼쪼그르야, 너 노래 좋아하겠지?"
설이는 제비 앞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예슬이와 지은이가 무용을 했어요.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 살고요. 우리들은 유치원에 모여 살아요.
하지만 제비는 여전했어요. 일으켜 세워도 바동거리다 그냥 쓰러졌어요.
그런데 예슬이가 '이얍!' 기합을 주는 거예요.
"쪼쪼그르야, 내 태권도 실력을 보여줄까?"
예슬이는 제비 앞에서 태극 1장을 해 보였어요.
"에이, 참! 내가 태극 2장을 보여줄 테니 그때는 일어서거라."
예슬이는 열심히 태권도를 해 보였어요.
하지만 제비는 일어서질 못했지요.
"아, 좋은 생각이 났어!"
"무슨 생각?"
설이는 책꽂이를 뒤졌어요. 거기 그림책에는 제비 여러 마리가 하늘을 생생 날고 있는 거예요.
"쪼쪼그르야, 이걸 봐. 네 친구들이잖아."
예슬이가 그림책을 보며 말했어요.
"친구들이 아니라 이 두 마리는 엄마 아빠일 거야. 얘들은 동생일 테고."
"아냐. 얘는 얘를 사랑하나 봐."
하지만 어쩜 좋아요. 설이와 예슬이와 지은이는 의자에 주저앉았어요.
"아, 좋은 생각이 났어!"
"무슨 생각?"
"제비가 봄을 물고 온다고 했잖아. 진달래나 개나리 같은 꽃도 제비가 물고 온 거래. 그러니까 그 꽃들을 보여주는 거야."
"그래, 좋아."
"이 쪼쪼그르를 데리고 나가자."
"아냐. 쪼쪼그르는 아프니까 침대에 누워있어야 돼."
제비를 침대에 뉘었어요. 포대기를 덮어 주었어요.
설이와 예슬이와 지은이는 밖으로 나갔어요. 동사무소 앞에 꽃들이 많이 있거든요. 진달래도 꺾고 개나리도 꺾었어요.
"이런 풀들도 제비가 물고 왔을 거야."
다시 설이네 집으로 들어왔어요.
"쪼쪼그르야. 이것 봐라. 네가 물고 온 진달래꽃이야."
"내가 이 개나리 꽃잎으로 네 이불을 만들어 줄게."
"나는 이 풀로 네 반찬을 만들어 줄게."
설이와 예슬이와 지은이는 제비를 열심히 간호했어요.
그런데 현관문이 쾅 열리지 뭐예요. 엄마였어요.
"이런, 세상에!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었네! 설이야!"
엄마는 짜증이 무척 나셨나 봐요.
"이렇게 어질러 놓으면 어떻게 해!"
어쩜 좋아요. 설이는 엄마 눈치를 슬쩍 보다가 밖으로 달아났어요. 예슬이와 지은이도 얼른 달아났고요.
탁자 위엔 음식들이 널려 있고 거실 바닥에 널려있는 흙들. 그리고 꽃잎과 풀잎이 마구 어질러져 있었어요.
'휴~.'
엄마는 의자에 덜석 주저앉았어요. 그러다 방문을 열었어요. 어질러지기는 방안이 더욱 심했지요.
'그런데 뭐지?'
엄마는 눈을 끔뻑였어요. 침대에서 뭔가 창 밖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어요.
'뭐가 날아갔을까?'
엄마는 얼른 창으로 다가갔어요. 밖을 쳐다보았어요.
눈이 부셨어요. 제비가 물고 온 봄 햇살이 참 따뜻하게 엄마의 가슴에 쏟아지는 날입니다  *

출처:동화작가 김문기 홈페이지 http://www.123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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