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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함께읽는동화] 먹보, 뚱보 완이

엄마동화 소중애............... 조회 수 2112 추천 수 0 2002.02.25 09:25:11
.........


글/소중애(아동문학가) 그림/강정규

"완아, 너 또 냉장고 열었지? 당장 닫아."
살곰살곰 걸어가 사알짝 열었는데도 엄마는 알고 소리쳤습니다.
"엄마, 하나만. 딱 하나만." 완이는 우는소리를 냈습니다.
"안돼. 빨리 이리 와."
완이는 할 수 없이 냉장고 앞을 떠났습니다. 냉동실 안에는 아이스크림이 두갑이나 있는데 그 앞을 떠나자니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완이의 별명은 뚱보, 먹보입니다. 얼마나 많이 먹고 얼마나 자주 먹는지살이 쪄서 완이가 걸어다니는 것을 보면 꼭 실뭉치가 굴러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완이가 덜 먹도록 참견을 많이 하십니다.
"그럼, 저것 누가 다 먹어?"
완이는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먹긴, 누가 먹어. 우리 완이가 먹지. 아까도 먹었으니깐 내일 먹으면 되잖아."
어제 고모부가 아이스크림을 사 온 후부터 완이는 골이 나서 입이 쑥 나왔고 엄마는 자물쇠 달린 냉장고를 사야겠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
"오늘 다 먹고 내일 안 먹으면 되잖아."
완이는 툴툴거렸습니다.
"딩동."
"심통 그만 부리고 나가 봐. 경숙이 아줌마가 온다고 했는데......"
완이가 문을 열자 경숙이 아줌마가 공주님같이 예쁜 여자 아이를 앞세우고 들어왔습니다.
"완아, 나 몰라? 엄마 친구야. 본 지가 하도 오래 되어서... 너, 살 많이 쪘구나. 어머, 너무 쪘어."
완이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뒤쫓아 나온 엄마 뒤로 숨었습니다.
"어서 와, 경숙아. 얘가 미림이구나. 아주 예쁘게 컸네."
엄마는 미림이 손을 잡고 반갑게 흔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미림이는 두 눈을 깜박이며 나폴 인사를 하였습니다.
시원한 대청에 둘러앉았습니다. 엄마와 경숙이 아줌마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완이와 미림이 에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완이는 슬며시 제 방에 가 동화책을 꺼내다 미림에게 주었습니다.
"고마워."
두 아이는 다정하게 동화책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애들은 금방 친해진다니깐."
엄마들은 이야기를 끊고 두 아이를 보며 웃었습니다. 갑자기 경숙이 아줌마가 목소리를 낮추었습니다. 그래도 두 아이 귀에 다 들렸습니다.
"얘, 어쩌려고 완이를 저렇게 살찌게 했어?"
"말마. 얼마나 먹으려고 하는지 매일 나와 싸운단다."
"너, 생각나? 네가 완이 낳고 한 달 뒤에 내가 미림이 낳자, 한 약속."
"그럼, 생각나지. 완이와 미림이가 크면 결혼시켜서 서로 사돈 맺자고 했지."
경숙이 아줌마는 완이를 한 번 더 살펴보며 머리를 저었습니다.
"그런데 안되겠어. 완이가 저렇게 살이 쪄서는 곤란해."
엄마는 처량한 눈빛으로 완이를 새삼 쳐다보았습니다.
"너, 우리 미림이 며느리 삼고 싶으면 완이 체중 조절시켜."
책을 읽던 완이가 몸을 비틀었습니다.
미림이는 작고 예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킥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완이, 제가 해야지. 내가 아무리 야단쳐도 소용없어. 아참 그냥 앉아 이야기만 했네."
엄마는 일어나 주방에 가더니 쟁반에 과자와 차, 그리고 완이를 안달나게 한 아이스크림을 담아 왔습니다.
"미림아, 이것 먹어. 완이는 조금만 먹어야 해."
엄마는 미림이에게는 아이스크림을 많이 주고 완이에게는 조금 주었습니다. 완이는 빙긋이 웃으며 점잖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 먹지 않겠어요. 아까도 먹었잖아요."
엄마의 두 눈이 똥그래졌습니다. 경숙이 아줌마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엄마를 툭 쳤습니다.
"얘, 네 아들 우리 사위 될 자격있다 얘."

제일제당 사외보 [작은이야기] 1889년 7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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