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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하늘처럼 큰 나무

창작동화 성기정............... 조회 수 655 추천 수 0 2004.09.25 09:06:45
.........
하늘처럼 큰 나무

성기정

˝까악- 깍 깍˝
˝깍 까악 까악˝
이른 새벽부터 까치소리가 요란스레 들려 왔습니다.
˝우리 행촌마을에 반가운 손님이라두 오시려나......˝
죽죽당어른이, 마을 어귀에 버티고 서 있는 은행나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중얼거렸습니다.
˝까-악 깍 깍깍˝
자욱하게 안개가 낀 탓인지, 까치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짖어대는 소리만 계속 들려 왔습니다.
˝컹 컹 컹˝
안 동네에서 개 짖는 소리가 나는가 했더니,
˝음매- 음 음 음매애-˝
목매기 우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리고 보니, 꼭 꼭 꼬끼요- 하고, 수탉이 홰를 치는 소리는 벌써 여러 차례 들었던 게 아닌가, 죽죽당어른은 귀를 갸우뚱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금강 상류, 조그만 강줄기를 앞에 끼고 자리한 행촌마을은 이제 마악 먼동이 터 오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에헴 헴!˝
죽죽당어른은 바튼 기침을 몇 번 하더니, 언제나처럼 지팡이를 끌고 은행나무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새벽 산책을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죽죽당어른은 일흔이 벌써 넘으신 할아버지지만, 행촌마을에서는 언제나 제일 먼저 일어납니다.
할아버지한테는 성과 이름이 틀림없이 따로 있을 텐데도, 살고 있는 집이름- 죽죽당을 따서 마을사람들은 죽죽당어른 혹은 죽죽당노인 하고들 불러오는 터였습니다.
할아버지는 공부도 많이 하고, 젊은 시절에는 나라를 위해 뜻 있는 일을 많이 해서 훈장까지 몇 개 받았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어느 큰 도시에서 살다가 행촌마을로 이사온 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흐른 모양이었습니다.
아들도 둘이나 있었는데, 6·25 때 모두 전사했다는 얘기도 들렸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파, 깊숙하고 조용한 산골짜기 강마을을 찾아 살림을 옮겼을 게 틀림없으리라는 어른들의 귀띔도 있었습니다.
아뭏든,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단 두분이서 대나무밭을 가꾸면서 대소쿠리, 대빗자루, 대발, 낚싯대, 반짇그릇 등을 만들어 살림을 꾸려나가는 터였습니다.
그래서, 집이름을 죽죽당이라고 붙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할아버지는 무슨 역사책 같은 것을 틈만 있으면 늘 읽고 계셨습니다.
우체부가 행촌마을에 오는 날이면 꼭꼭 죽죽당어른한테 들려 편지나 책이 들어 있는 소포꾸러미를 전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할아버지 때문에 우체부가 삼십 리 길도 넘는 읍내에서 행촌마을까지 일부러 찾아오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와 우체부는 퍽이나 친해져서 헤어질 때면 늘 아쉬운 표정을 짓곤 했습니다.
죽죽당어른은 대밭 일을 하거나 책을 읽다가도 무슨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기라도 하면, 하던 일을 툴툴 털고 은행나무 있는 곳으로 산책을 나가시는 게 버릇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새벽에는 마을에서 누구보다도 맨먼저 은행나무를 찾아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이렇게 물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할아버지는 이슬을 털며 은행나무 곁으로 발걸음을 옮기시는 것이었습니다.
˝까악 깍 깍깍˝
죽죽당어른이 가까이 다가서자,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던 까치가 소리치면서 푸두득 날더니, 할아버지 머리 위를 한 바퀴 빙 돌고는 강 건너 벌판 쪽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뭏든 무슨 소식이든 오기는 올 모양이군! 허나, 저 짐승이 저토록 수다를 떨다 보니, 혹시 불길한 일이라도...... 간밤에 꿈자리마저 하도 뒤숭숭해서......˝
할아버지는 은행나무 밑에서 중얼대면서, 까치가 방금 날아간 강건너 쪽을 무심히 바라다봅니다.
˝안 되지 안 돼! 아무도 이 은행나무를 손댈 수는 없어!˝
할아버지는 무슨 말인지 마을 쪽을 향해 한마디 내뱉았습니다.
그리고는,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 나무둥지를 손바닥으로 쓸어 보기도 하고, 가슴에 한아름 품어 보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백 년이 넘는 긴 세월을 한자리에 서서 마을을 지켜 온 은행나무. 이 은행나무가 먼저 생겼는 지 마을이 먼저 생겼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마을터가 온통 은행나무 밭이었다는 얘기도 있고 그래서, 마을이름이 ´행촌´ 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말도 거짓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마을이라고 해야 집이 고작 이십 채가 될까 말까 했습니다.
논은 하나도 없고 대부분 가축을 기르거나, 산을 일구어 감자 옥수수를 심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오직 한그루 뿐인, 마을 입구에 서서 부처님처럼 말없이, 오는 사람 가는 길손을 정겹게 맞이해 주며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 온 은행나무였습니다.
밑둥 둘레가 어른들 팔로 두아름도 넘고 키는, 나무를 잘 타는 민우나 칠성이도 한참 올라가야만 꼭대기에 닿을 수 있습니다.
나무 꼭대기에서 땅밑을 내려다보면 어지러워서 겁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죽죽당어른은 마음이 어지럽고 답답하다가도 이렇게 은행나무만 품에 안게 되면 이상스레 가슴이 후련하고 뿌듯한 기분까지 드는 눈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동녘하늘이 온통 발갛게 아침해가 솟아오를 때까지 은행나무 곁을 서성이다가, 다시 강가로 나아가 강둑을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강물은 아침햇살에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강 건너마을에서는 아침밥을 짓는 연기가 집집마다 구름처럼 피어 올랐습니다.
할아버지는 강둑을 천천히 오가면서 간밤에 꾸었던 꿈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험상궂게 생긴 도둑들이 몇 명 강을 건너 우루루 몰려왔습니다.
다짜고짜로 은행나무를 도끼로 사정없이 찍어 넘어뜨리고는 온데 간데 없이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나무가 쓰러지자 밑둥 속에서 커다란 용 한 마리가 기어 나왔습니다.
용은 하늘로 나르려는 시늉을 몇 차례 하다가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냥 엉금엉금 기어서 강물로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슨 변고가 있으렸다!˝
죽죽당어른은 꿈 속에서 보았던, 그 부리부리한 눈과 번쩍번쩍 빛나는 비늘을 온몸에 두른 용이 강물 속에서 다시 나타나기라도 하는듯이, 언제까지나 강줄기를 굽어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학교 갈 시간이 되었는지, 코흘리개 조무래기를 몇이서 책가방을 어깨에 멘 채, 강나루 근처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죽죽당어른이 강둑을 되돌아서 은행나무 가까이로 다가갔을 때,
˝할아버지-˝
하면서, 꼬마 한 놈이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오, 민우도령! 학교엘 가누먼.˝
할아버지가 민우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바로 이때,
˝할아버지-˝
˝죽죽당할아버지, 안녕!˝
꾸역꾸역 한 사람씩 자꾸 모여들었습니다.
˝오냐 오냐. 칠성이, 덕보 밥 많이 먹었냐?˝
죽죽당어른은 아이들 손을 하나하나 만져 봅니다.
˝오늘은 산보길이 늦으셨네유. 할아버지?˝
칠성이가 코를 훅 들이마시면서 말했습니다.
˝아무렴. 한데, 덕보는 간밤엔 오줌을 안 쌌더냐?˝
할아버지가 덕보 궁둥이를 쓸어주면서 묻자, 까르르 아이들 입에서 한꺼번에 웃음보가 터져 나왔습니다.
˝할아버지가 접때 일러주신 대로 강냉이 수염을 끓여먹었더니 오줌 싸는 병을 고쳤대유.˝
꽁무니에서 얼굴만 붉히고 서 있는 덕보 대신에 민우가 대답했습니다.
˝방구가 자꾸 나오는 데는 문 약이 좋대유?˝
하고, 칠성이 목소리가 분명 들렸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곁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두리번대고 있는데,
˝풍- 푸붕-˝
갑자기 고무풍선 터지는 소리가 은행나무 위에서 들렸습니다.
˝호호호... 호호.˝
칠성이가 어느 틈에 올라갔는지, 나무 꼭대기에서 얼굴만 쏘옥 내밀고 웃어제끼는 것이었습니다.
˝에끼 방구쟁이놈! 어디서 함부로 아침나팔을 불어, 허허허......˝
할아버지도 아이들과 어울려 너털웃음을 웃었습니다.
˝보리감자밥을 먹어서 그래유. 해해......˝
칠성이는 다람쥐처럼 미끌어져 내려왔습니다.
아니 어쩌면, 은행나무가 아주 아이들 친구로 되어버렸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은행나무 둘레에는 항상 아이들이 어울려 놀고 있고, 이아들이 놀고 있는 곁에는 늘 은행나무가 지켜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죽죽당어른도 아이들 생각이 문득 나면 은행나무를 찾기가 일쑤였습니다.
아이들 역시 할아버지의 구수한 옛얘기라도 듣고 싶어지면 약속이나 한 듯이 은행나무 둘레에 옹기종기 모여들게 마련이었습니다.
그래서, 행촌마을 아이들은 어쩌면 은행나무와 더불어 할아버지의 재미있는 얘기 속에서 커 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어서들 학교에 가 보렴. 이젠 나루터 사공이 나와 있으렸다.˝
할아버지가 재촉하는 바람에 민우네들이 마악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습니다.
˝죽죽당어른, 안녕하슈?˝
하고, 향촌마을 구장이 안동네에서 걸어나오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곁에는 청년회장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일찌감치들 어디를 가누?˝
˝삼거리 면사무소에 가는 길입니다. 오늘부터 도로확장 공사를 시작하거든요.˝
청년회장이, 곁에서 주춤대고 서 있는 아이들을 삥 둘러 보며 대답했습니다.
˝도로공사를 시작한다구? 헌데, 지난번 설계문제는 어찌 됐나?˝
할아버지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렇잖아두 죽죽당어른께 공사내용을 말씀드리려던 참인데유......˝
구장이 말을 더듬거리면서 할아버지의 눈치만 살폈습니다.
˝그래, 어서들 얘기해 보게나!˝
˝실은 공사비용 관계로 설계를 바꿀 수가 없다고 해서 당초 계획대로 실시토록 결정을 보았습니다.˝
˝뭐이 어쩌구? 길을 넓히는 것도 좋구, 나루터에 다리를 놓는 공사도 다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구 해서, 이 은행나무까지 버릴 수는 결코 없네......!˝
˝......˝
구장도 청년회장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이 나무엔 손을 대지 못할 줄 알엇!˝
할아버지는 얼굴색까지 변하면서 냅다 고함을 질렀습니다.
˝저희들도 면사무소로 군청으로 몇 차례나 찾아가서 은행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길을 다른 쪽으로 넓히자구 건의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설계를 바꾸면 돈도 더 들고 공사하기가 힘이 든다구 듣지를 않으니......˝
구장은 죄를 지은 사람처럼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저, 어린 것들을 보게나! 이 구석진 산골마을에서 은행나무마저 없어진다면 저것들은 대체 뭣을 바라보며 큰다지? 감자밥이나 배불리 멕이면 되는 줄 아나?˝
죽죽당어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한 말을 자꾸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나무는 보통나무가 아니란 말여! 제비 백로가 한철을 묵었다 가고, 까치가 둥지를 치고, 마을을 찾는 길손이 땀을 식히는 장소가 아닌가! 비바람 눈보라 속에서도 어엿하게 마을을 지켜온 그 높은 뜻을 누가 알겠나!˝
˝......˝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듣고만 있었습니다.
˝은행나무야 말로 어린것들의 꿈을 키워주는, 그래서 뭣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배여 보배! 내가 당장 면장을 찾아가서 담판을......˝
죽죽당어른의 말을 정신없이 듣고 있는데, 누군가가 민우 옆구리를 쿡 찔렀습니다.
˝......?˝
민우가 돌아보니, 칠성이가 눈을 찡긋했습니다.
˝참, 학교 늦겠다!˝
민우들은 할아버지가 심각하게 하시는 말씀을 다 듣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듯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면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은행나무가 이제 진짜로 없어지는가 보다!˝
덕보가 말했습니다.
˝어림없는 소리. 죽죽당어른이 까짓걸 못막을 줄 알어? 벌써 작년부터 벤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대로 있잖어!˝
칠성이가 자신있다는 듯이 퉁을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엔 할아버지가 지고 말 것 같은데......˝
민우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만 믿어! 끝까지 우리 편일 걸.˝
˝할아버지가 죽으면?˝
˝죽기는...... 할아버지는 오래오래 살 거야!˝
칠성이는 더욱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우네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강나루에 모여 나룻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행촌꼬마들이 다 모였구먼. 어서 마을에 가 봐요. 너희들한테 가는 편지를 청년회장에게 맡겨 놨으니.˝
우체부아저씨가 큰 가방을 어깨에 멘 채 뱃전에서 내리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들한테 편지가 왔어요?˝
아이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습니다.
˝그래, 너희들 편지여! 그리구 참, 행촌마을에 큰공사가 벌어졌던 걸......˝
배달부는 한마디 던지고는 바쁜 듯이 학교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무슨 편질까?˝
˝누구한테서 왔지?˝
궁금해 하면서, 아이들은 강나루를 건너기가 무섭게 마을을 향해 헐레벌떡 달려갔습니다.
˝없다!˝
˝은행나무가 없어졌다!˝
마을입구까지 단숨에 달려간 아이들 입에서 약속이나 한듯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언제나 있어 왔던 것처럼 꼭 있어야 할, 있어 주기를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던 은행나무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넋을 잃고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놈들! 예서 왜 어정대고들 있누! 집에들 빨리 가잖구......˝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낯선 젊은이가 소리치는 바람에 그제서야, 민우들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큰 은행나무를 어떻게 베어서, 어디로 가져갔는지, 나무가 서 있던 자리에는 검붉은 흙만 여기저기 쌓여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밑둥까지 깡그리 캐어 버린 모양이었습니다.
길 주위에는 마을 청년들과 낯선 인부들이 한데 어울려, 땀을 뻘뻘 흘리면서 흙을 파기도 하고 실어 나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눈만 끔먹거릴 뿐, 아무도 뭐라고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참동안이나 그런 모습으로 서 있는가 싶었는데, 누가 먼저 앞장을 섰는지 하나 둘씩 모두들 공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방향을 잡은 곳은 자기네들 집이 아니고, 엉뚱하게도 대나무밭 뒤에 외따로 자리해 있는 죽죽당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아이들이 몇 번이나 연거푸 불러댔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울상이 되어 어쩔 바를 모르고 서성이고 있는데,
˝얘들아, 죽죽당어른은 읍내 병원에 계신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구장어른이 아이들 눈치를 살피면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병원에는 왜유?˝
아이들은 모두 눈을 치켜 떴습니다.
˝공사 때문에 아침나절 면사무소엘 가셨겠지. 면장영감과 실갱이를 하다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
아이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듣고만 있었습니다.
˝혈압이 갑자기 올랐다는구나. 회복이 어렵다는 모양여!˝
민우들은 하늘이 철썩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들 울상이 되어 말을 잊은 채, 대나무밭을 서성이고 있을 때였습니다.
˝죽죽당어른이 숨을 거두셨다는구나! 방금 읍내에서 전갈이 왔다.˝
청년회장이 숨을 헐떡이며 다가와서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세상이 꺼꾸로 뒤집히는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가 정말 죽었어유?˝
도대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공사 바람에 은행나무도 할아버지도 몽땅 잃게 되었구나! 헌데, 너희들한테 꼭 전해주라면서 우체부가 이걸 맡기구 갔다.˝
하면서, 청년회장은 편지 한통을 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먼저 받아서 펴 보았는지는 몰라도 봉투 속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
이 씌어져 있었습니다.
- 은행나무는 결코 죽지 않았다. 너희들 가슴 속에 자라고 있다. 하늘처럼 큰 나무- 그런 나무가 되어 비바람 다 막아내고 행촌마을을 지켜만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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