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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봄바람과 임금님

창작동화 이슬기............... 조회 수 1683 추천 수 0 2005.02.16 00:55:28
.........
욕심쟁이 임금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무엇이든지 이상한 것이 있으면 기어이 갖고야 마는 성질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무지개 빛이 나는 여의주, 타조 털로 만든 속옷, 일곱 가지 보물을 넣어서 만든 칠보 신발, 부르면 살짜기 나와서 심부름을 하는 그림 속의 아
이......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흠,흠,흠.....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꼬?˝
아침 일찍 일어난 임금님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대궐 뜰로 내려섰습니다.
뜨락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 와 아물아물 가는 실을 자꾸 뽑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조게 무언고?˝
˝예, 아지랭이라고 합니다.˝
뒤를 따르던 신하 하나가 허리를 굽신하면서 대답했습니다.
˝아지랭이? 꼭 실을 뽑아 내는 것 같구나. 아마도 저 해가 비단을 짜려나 봐?˝
임금님이 허리를 뒤로 재켜 하늘의 해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렇지요. 마마, 머지 않아 이 세상은 환한 비단이 될 것이옵니다.˝
˝그래, 그것 참 재미있겠다. 성 밖으로 한 번 나가 보고 싶구나. 따르라.˝
임금님은 휘적휘적 옷자락을 끌면서 대궐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성 밖에는 벌써 봄이 와 있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복사꽃, 설유화......
들판에는 꽃들이 가득 피어 건드리기만 하면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
뻐꾹, 뻐뻐꾹!
호롱호롱 호로로오......
새들이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꽃내음을 싣고 이리저리 바삐 날아다녔습니다.
˝흠, 흠, 흠...... 오, 정말 아름답구나. 저기 저 꽃송이는 이름이 무엇이냐? 흡사 연분홍 구름 송이같군.˝
임금님은 꽃내음을 들이마시며 물었습니다.
˝예, 살구꽃, 복숭아 꽃입니다.˝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구나. 이 넓은 들판을 누가 이렇게 아름답게 꾸몄을꼬?˝
임금님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이크, 또 무슨 떼를 쓰려고......´
임금님의 성질을 잘 아는 신하는 벌써 걱정입니다.
˝말 해 보라. 누가 이렇게 아름답게 꾸몄는지를.˝
˝마마, 그건......그건 아마 봄바람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봄바람? 아니, 그 놈이 왜 대궐은 그만 두고 여기만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는고?˝
˝마마, 대궐은 여기 보다 북쪽에 있기 때문에 아직 봄바람이 찾아 오지 못 했나 봅니다. 아마 조금 있으면 곧 찾아 오겠지요.˝
˝이런 괘씸한 놈이 있나? 여봐라!˝
임금님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크.´
신하가 목을 움츠렸습니다.
˝당장에 봄바람을 잡아 대령하렸다!˝
신하의 얼굴은 금방 울상이 되었습니다.
˝마마, 봄바람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들로 산으로 날아다니며 겨우내 잠자던 나무를 깨워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는 일을 해야 하거든요. 또,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에게 따스한 햇살도 실어 날라 주어야 하구요.˝
˝그러니까 더욱 괘씸한 놈 아니냐? 감히 대궐은 모른 척하고 다른 데로 먼저 날아다니다니......당장 잡아 들여라!˝
임금님이 화를 버럭 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신하는 자루를 가져다가 임금님 앞에서 벌렸습니다.
마침 꽃내음을 가득 실은 바람들이 날아오다가 그만 자루 속으로 덜컥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됐다!˝
신하는 얼른 자루를 움켜쥐고 꽁꽁 묶었습니다.
˝꽁꽁 묶어라. 밖으로 절대로 못빠져 나가게.˝
그런데 큰일이 났습니다.
봄바람을 자루 속에 넣고 가두어 버리는 바람에 들판에서는 그만 야단이
났습니다. 아름답게 피어 있던 꽃들이 그 곱던 빛깔을 잃어버리고 전부 칙칙하게 변했습니다. 제비 부리처럼 뾰족뾰족하게 돋아나던 연두빛 새싹들도 전부 회색으로 변했습니다.
파란 하늘로 날아가던 새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들판으로 흐르던 냇물도 그만 멈추었습니다.
˝대궐로 들어 가자.˝
임금님이 앞장을 섰습니다.
˝안 됩니다!˝
˝우린 이렇게 갇히면 안 돼요. 우리가 있어야 새싹이 돋고 꽃이 핀답니다.˝
˝그래야, 들판의 냇물도 녹아서 흐르고, 새들도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니까요.˝
˝어디 그 뿐인줄 아세요? 지금 산 넘어 외딴 집에는 눈 먼 아이가 살고 있어요. 그 아이는 뻐꾸기 노래 소리를 얼마나 듣고 싶어하는 지 아세요? 우리는 그 아이에게 뻐꾸기 노래를 갖다 주어야 해요.˝
자루 속에 갇힌 봄바람들이 꿈틀거렸습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어림도 없었습니다.
대궐로 돌아온 임금님은 봄바람이 들어 있는 자루를 자기가 자는 방 안에 들여 놓았습니다.
˝흠흠흠...... 향기 좋다.˝
임금님은 이따금씩 코를 자루에 갖다 대고 냄새를 맡으면서 기분 좋아했습니다.
˝우리를 내 보내 주세요. 우린 할일이 너무 많다구요.˝
˝세상을 전부 봄빛으로 물들일려면 훨훨 날아다녀도 바쁜데......˝
자루 속에 갇힌 봄바람들이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임금님은 못들은 척 했습니다.
˝이런 못된 임금님.˝
˝정말이야. 좋은 것은 서로 나누어 가져야지 어떻게 자기 혼자만 차지하고 있으려고 해?˝
˝어떻게 버릇을 고쳐 줄 수 없을까?˝
봄바람들이 이마를 맞대고 의논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밖으로 나가야 임금님의 버릇을 고쳐 놓지. 얼마나 꽁꽁 묶어 놓았는지 나갈 수가 없다구.˝

그날 밤이었습니다.
임금님은 아예 봄바람이 들어 있는 자루를 껴안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잠이 든 임금님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는 바람에 껴안고 있던 봄바람 자루가 침대 모서리에 걸렸습니다.
˝으음, 으음 음냐, 음냐......˝
임금님이 잠꼬대를 하면서 한 번 돌아 누웠습니다. 자루가 임금님에게 깔렸습니다. 침대 모서리에 거렸던 자루가 쭉 찢어졌습니다.
그러자, 기회를 기다리던 봄바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흠, 흠, 흠......˝
임금님은 자면서도 코를 발름거리며 봄바람을 들이마시려고 했습니다.
˝안 돼지.˝
봄바람이 얼른 옆에 있던 종이쪽지를 날려서 임금님의 코를 꽉 막았습니
다.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게 된 임금님이 부시시 일어났습니다.
˝아이구, 답답해라.˝
임금님은 두 손으로 눈을 쓱쓱 비비면서 잠에서 깨었습니다.
그 때 봄바람들은 얼른 임금님의 옷 속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막
임금님을 간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구, 간지러워! 갑자기 온 몸이 이렇게 간지럽나 그래. 응? 아이구, 간지러워! 아이구, 킬킬킬...하하하....˝
임금님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봄바람들은 그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습니다.
마침내 임금님의 입에서는 웃음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튀어 나왔습니
다.
˝아이고, 배야, 하하하하......후후후후......흐흐흐흑......아이고, 배
야. 나 죽겠.....네. 하하하......˝
˝임금님, 아직도 우리를 잡아 두시겠습니까?˝
봄바람들이 입가에 장난스러운 웃음을 띠면서 물었습니다.
˝아니, 아니야, 아니......후후후, 아이고 배야, 나 죽겠다. 아이고......가, 가라구.˝
임금님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예, 임금님, 때가 되면 다시 찾아 와 대궐도 아름답게 장식을 해 드리겠습니다.˝
봄바람들은 이렇게 말하고는 문을 밀고 밖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빛깔을 잃어 버린 들판으로 날아갔습니다. 봄바람들이 들판으로 날아다니면서 빛을 전부 다시 칠할 때 까지 임금님은 킬킬거리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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