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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뜸 뒷산 자락에 꽃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습니다.
꽃나무는 해마다 눈같이 하얀꽃을 흐드러지게 피웠습니다. 하얀 꽃을 먼 곳에서 바라보면 눈을 흠뻑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얀 꽃에서 내뿜는 향긋한 꽃냄새는 하늘에 퍼져서 먼 데까지 풍겼습니다.
산 너머 응달 소나무숲에 사는 갓 태어난 아기바람 심술이도 그 냄새를 맡았습니다.
심술이는 자기도 모르게 향기를 따라 꽃나무를 찾아 나섰습니다.
심술이가 응달쪽 비탈을 다 올라와서 양달쪽 산 밑을 내려다보니 하얗게
피어 있는 꽃이 보였습니다.
“옳지, 저기 향기를 내뿜는 꽃나무가 있군. 내코가 얼마나 명코라고, 해해 햇! 내가 달려가서 혼자 독차지하고 실컷 향내를 맡아야지.”
심술이는 중얼거리며 쏜살같이 비탈을 달려 내려갔습니다.
먼 데서 보았을 때는 눈감이 보이던 꽃이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많은 흰나비 떼가 가지 끝에 겹쳐서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심술이는 벚나무 주위를 돌며 꽃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가 제일 먼저 왔는 줄 알았는데 자기보다 먼저 와서 꽃 속에 숨어 있는 왕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 음흉한 도둑놈이 꿀을 훔치러 왔군. 이놈을 어떻게 해야 다시는 꿀을 훔치러 오지 못하게 한담.”
심술이는 왕벌이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왕벌을 골려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옳지! 이 놈을…….”
심술이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심술이는 갑자기 있는 힘을 다해 왕벌이 앉아 있는 꽃나무 가지를 뒤흔들었습니다.
“아이구머니나! 나 죽어요!”
왕벌은 바람에 휩쓸려 땅으로 떨어지면서 소리쳤습니다.
“하하하! 이 음흉한 도둑놈아, 너 혼자 꿀을 다 훔쳐 가니까 벌을 받은 거라구 하하핫!”
심술이는 목젖이 보일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습니다. 아주 통쾌하다는 듯이.
“아니? 너 아기바람이 날 골렸구나.”
왕벌은 뜻 밖이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 내가 곯렸다. 꿀을 마구 훔쳐 가는 네 꼴이 하도 얄미워서 그랬다.”
심술이는 비웃는 투로 말했습니다.
“내가 꿀을 훔쳐 갔다구? 아니야, 나는 꿀을 훔쳐가기 위해서 이 꽃송이들을 힘들여서 뒤적이는 게 아니라구.”
왕벌은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다시 꽃 속으로 날아오르며 말했습니다.
“뭐라구! 꿀을 훔쳐가는 게 아니라구.”
“응. 나는 꿀을 훔쳐가는 게 아니라 꽃송이마다 따사롭고 부드러운 햇볕을 뭉쳐서 매달고 있는 거라구.”
“뭐야! 이 엉큼한 놈아!”
심술이는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정말이라구, 너는 나를 잘 모르고 나를 오해하고 있는거야. 너희들 바람이 꽃가지를 흔들어 주어야 하는건데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에 내가 대신 햇빛을 뭉쳐 주는거라구.”
“듣기 싫어, 이 도둑놈아!”
“정말이야. 나는 꽃송이마다 햇빛을 뭉쳐 주고 그 대가로 꿀을 얻어 가는 거라구.”
“이 뻔뻔이야. 그래 햇빛을 뭉쳐 준다면 그 햇빛 덩어리가 무슨 색깔이더냐?”
심술이는 왕벌이 자꾸 꾸며대면서 변명을 한다고 생각하니 더 없이 괘씸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햇빛 덩어리가 무슨 색깔이냐고? 너는 아직 햇빛 덩어리의 색깔을 보지 못했니?”
“듣기 싫으니까 어서 대답이나 하라구.”
“햇빛 덩어리의 색깔은 처음에는 초록색이라구. 그러나, 햇빛 덩어리를 매달고 있는 나무 종류에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변하기도 하지. 이 꽃나무에 내리는 햇빛 덩어리의 색깔은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빨갛게 변하고 나중에는 까맣게 변한단다.”
“듣기 싫어!”
심술이는 왕벌이 아무렇게나 대답하며 자기를 곯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심술이는 은근히 배알이 뒤틀렸습니다.
심술이는 꿀을 빠는 왕벌의 날개를 부러뜨리고 아까보다 더 센 힘으로 꽃나무 가지를 흔들어댔습니다.
그러자, 하얀 꽃잎이 나비 떼처럼 쏟아졌습니다. 그 속에 왕벌도 날개가 꺾인 채 떨어졌습니다.
“미친 놈 같으니라구. 이래도 허튼 소리를 할까? 뭐! 햇빛의 색깔이 초록색이라구.”
심술이는 날개가 부러진 채 땅에 떨어져 딩굴고 있는 왕벌을 내려다보며 콧바람을 튕기며 말했습니다.
“너는 이제 갓 태어나서 잘 모른다구, 햇빛의 색깔이 어떤 색인 줄을 그리고, 내가 꿀을 훔쳐 먹느라고 꽃을 뒤적인 게 아니라 햇빛을 덩어리로 뭉쳐서 꽃송이마다 매달아 주느라고 그렇게 했다는 것을.”
왕벌은 혼자 소리처럼 중얼거리며 부러진 날개를 퍼덕여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심술이는 꽃가지를 제멋대로 흔들며 놀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심술이는 솔새와 노느라고 꽃나무 생각은 까맣게 잊어 버렸습니다. 잊어버린 채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꽃나무 생각을 한 심술이는 꽃나무를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왕벌이 살아나서 다시 꿀을 훔쳐갈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 서둘러서 갔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생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었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진 꽃자루 끝마다 팥알만큼씩한 초록색 햇빛 덩어리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햇빛덩어리는 보란 듯이 초록색 몸뚱이를 파란 하늘에 드러 내놓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정말 햇빛의 색깔은 초록색이었구나. 그런 줄 알았으면 왕벌의 날개를 부러 뜨리지 않았을 텐데.”
심술이는 날개가 부러진 채 죽어 있는 왕벌을 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수없이 많이 맺혀 있는 초록색 열매를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주면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
꽃나무는 해마다 눈같이 하얀꽃을 흐드러지게 피웠습니다. 하얀 꽃을 먼 곳에서 바라보면 눈을 흠뻑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얀 꽃에서 내뿜는 향긋한 꽃냄새는 하늘에 퍼져서 먼 데까지 풍겼습니다.
산 너머 응달 소나무숲에 사는 갓 태어난 아기바람 심술이도 그 냄새를 맡았습니다.
심술이는 자기도 모르게 향기를 따라 꽃나무를 찾아 나섰습니다.
심술이가 응달쪽 비탈을 다 올라와서 양달쪽 산 밑을 내려다보니 하얗게
피어 있는 꽃이 보였습니다.
“옳지, 저기 향기를 내뿜는 꽃나무가 있군. 내코가 얼마나 명코라고, 해해 햇! 내가 달려가서 혼자 독차지하고 실컷 향내를 맡아야지.”
심술이는 중얼거리며 쏜살같이 비탈을 달려 내려갔습니다.
먼 데서 보았을 때는 눈감이 보이던 꽃이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많은 흰나비 떼가 가지 끝에 겹쳐서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심술이는 벚나무 주위를 돌며 꽃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가 제일 먼저 왔는 줄 알았는데 자기보다 먼저 와서 꽃 속에 숨어 있는 왕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 음흉한 도둑놈이 꿀을 훔치러 왔군. 이놈을 어떻게 해야 다시는 꿀을 훔치러 오지 못하게 한담.”
심술이는 왕벌이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왕벌을 골려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옳지! 이 놈을…….”
심술이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심술이는 갑자기 있는 힘을 다해 왕벌이 앉아 있는 꽃나무 가지를 뒤흔들었습니다.
“아이구머니나! 나 죽어요!”
왕벌은 바람에 휩쓸려 땅으로 떨어지면서 소리쳤습니다.
“하하하! 이 음흉한 도둑놈아, 너 혼자 꿀을 다 훔쳐 가니까 벌을 받은 거라구 하하핫!”
심술이는 목젖이 보일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습니다. 아주 통쾌하다는 듯이.
“아니? 너 아기바람이 날 골렸구나.”
왕벌은 뜻 밖이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래, 내가 곯렸다. 꿀을 마구 훔쳐 가는 네 꼴이 하도 얄미워서 그랬다.”
심술이는 비웃는 투로 말했습니다.
“내가 꿀을 훔쳐 갔다구? 아니야, 나는 꿀을 훔쳐가기 위해서 이 꽃송이들을 힘들여서 뒤적이는 게 아니라구.”
왕벌은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다시 꽃 속으로 날아오르며 말했습니다.
“뭐라구! 꿀을 훔쳐가는 게 아니라구.”
“응. 나는 꿀을 훔쳐가는 게 아니라 꽃송이마다 따사롭고 부드러운 햇볕을 뭉쳐서 매달고 있는 거라구.”
“뭐야! 이 엉큼한 놈아!”
심술이는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정말이라구, 너는 나를 잘 모르고 나를 오해하고 있는거야. 너희들 바람이 꽃가지를 흔들어 주어야 하는건데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에 내가 대신 햇빛을 뭉쳐 주는거라구.”
“듣기 싫어, 이 도둑놈아!”
“정말이야. 나는 꽃송이마다 햇빛을 뭉쳐 주고 그 대가로 꿀을 얻어 가는 거라구.”
“이 뻔뻔이야. 그래 햇빛을 뭉쳐 준다면 그 햇빛 덩어리가 무슨 색깔이더냐?”
심술이는 왕벌이 자꾸 꾸며대면서 변명을 한다고 생각하니 더 없이 괘씸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햇빛 덩어리가 무슨 색깔이냐고? 너는 아직 햇빛 덩어리의 색깔을 보지 못했니?”
“듣기 싫으니까 어서 대답이나 하라구.”
“햇빛 덩어리의 색깔은 처음에는 초록색이라구. 그러나, 햇빛 덩어리를 매달고 있는 나무 종류에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변하기도 하지. 이 꽃나무에 내리는 햇빛 덩어리의 색깔은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빨갛게 변하고 나중에는 까맣게 변한단다.”
“듣기 싫어!”
심술이는 왕벌이 아무렇게나 대답하며 자기를 곯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심술이는 은근히 배알이 뒤틀렸습니다.
심술이는 꿀을 빠는 왕벌의 날개를 부러뜨리고 아까보다 더 센 힘으로 꽃나무 가지를 흔들어댔습니다.
그러자, 하얀 꽃잎이 나비 떼처럼 쏟아졌습니다. 그 속에 왕벌도 날개가 꺾인 채 떨어졌습니다.
“미친 놈 같으니라구. 이래도 허튼 소리를 할까? 뭐! 햇빛의 색깔이 초록색이라구.”
심술이는 날개가 부러진 채 땅에 떨어져 딩굴고 있는 왕벌을 내려다보며 콧바람을 튕기며 말했습니다.
“너는 이제 갓 태어나서 잘 모른다구, 햇빛의 색깔이 어떤 색인 줄을 그리고, 내가 꿀을 훔쳐 먹느라고 꽃을 뒤적인 게 아니라 햇빛을 덩어리로 뭉쳐서 꽃송이마다 매달아 주느라고 그렇게 했다는 것을.”
왕벌은 혼자 소리처럼 중얼거리며 부러진 날개를 퍼덕여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심술이는 꽃가지를 제멋대로 흔들며 놀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심술이는 솔새와 노느라고 꽃나무 생각은 까맣게 잊어 버렸습니다. 잊어버린 채 며칠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꽃나무 생각을 한 심술이는 꽃나무를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왕벌이 살아나서 다시 꿀을 훔쳐갈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 서둘러서 갔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생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었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진 꽃자루 끝마다 팥알만큼씩한 초록색 햇빛 덩어리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햇빛덩어리는 보란 듯이 초록색 몸뚱이를 파란 하늘에 드러 내놓고 흔들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정말 햇빛의 색깔은 초록색이었구나. 그런 줄 알았으면 왕벌의 날개를 부러 뜨리지 않았을 텐데.”
심술이는 날개가 부러진 채 죽어 있는 왕벌을 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수없이 많이 맺혀 있는 초록색 열매를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주면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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