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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거울 속에 숨어 사는 아저씨

창작동화 김양수............... 조회 수 1354 추천 수 0 2005.03.09 00:00:04
.........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마을에 철조망도 울타리도 하지 않은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화가 아저씨가 혼자 살고 있었는데 항상 벚나무 아래서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화가 아저씨네 집에 들려 그림 구경을 하곤 했습니다. 아저씨의 그림은 신기해서 그림을 바라볼 때마다 아이들은 마치 꿈을 꾸듯 환상 속으로 빠져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책가방을 걸머진 채 우르르 아이들이 몰려와서는 화가 아저씨에게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요술을 보여 주세요?˝
˝나는 화가이지 요술가가 아니란다˝
화가 아저씨는 아이들이 아무리 졸라대도 요술을 할 줄 모른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참말로 이상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성화를 해대도 요술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딱 잡아떼시던 아저씨가 웬일인지 아이들이 미처 방 안에 빙 둘러앉기도 전에
˝꼬마 친구들에게 어떤 요술을 보여줄까?˝
하고 아이들의 입을 함지박만 하게 열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손뼉을 치기도 하고 화가 아저씨의 양팔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며 갖은 아양을 떨었습니다.
˝아저씨가 요술가인 줄 다 알고 있었어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우린 믿지 않았다니까요. 아저씨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요술가 같아요.˝
초희가 먼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아저씨를 비행기 태웠습니다.
화가 아저씨도 그 말이 싫지 않으신지 소리없이 웃으시기만 했습니다.
˝아저씬 우리를 거울 속으로 들여보낼 수도 있지요?˝
영주가 아저씨의 무릎에 앉으며 자기의 속마음을 슬쩍 비췄습니다.
˝그런 요술은 힘들걸˝
나래가 아저씨의 자존심을 조금 건드렸습니다만 아저씨는 그냥 웃기만 하십니다.
˝왜 못하니.아저씨는 뭐든지 하실 수 있어˝
지영이가 아저씨의 구겨진 자존심을 펴 드렸습니다.
˝상자 속에 들어간 사람을 호랑이로도 변하게 하는데 거울 속에 들어가는 요술쯤은 식은 죽 먹기 일거야˝
석현이도 거울 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가 봅니다.
그 때까지도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빙그레 웃고만 계시던 아저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셔서 벽에 걸린 동그란 거울 앞으로 가서 두 손을 모았습니다. 그와 때를 같이하여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 동그란 거울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습니다.

거울 속은 하얀 눈나라였습니다.
도화지를 깔아 놓은 듯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처음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왔을 때처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들을 구경하기로 하고 각자 흩어졌습니다.

초희는 얼음집 있는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얼음집은 맑은 유리구슬처럼 투명해서 속이 다들여다 보였습니다.
초희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백설공주가 눈침대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진짜 백설공주인가 봐. 들어가서 얘기라도 나눠야지˝
하고 생각하며 초희는 얼음집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초희야,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백설공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초희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너는 백설공주구나. 어쩜 그렇게 예쁘니˝
하고 초희가 말했지만 그 소리는 백설공주에게
˝나는 엄마가 저금하라고 주신 돈으로 붕어빵을 사 먹었단다˝
그렇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초희는 너무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얼음집을 나오고 말았습니다. 예쁜 백설공주와 하고 싶은 말을 나누지 못한 것이 매우 섭섭해서 앙앙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영호는 공중전화 옆을 지나다
´여기서도 전화가 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여보세요?˝
신호음이 두번 울렸을 때 엄마가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영호는 신이 나서 거울 속에 있는 그림같은 눈나라 얘기를 막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는 엄마 귀에는 이렇게 들리는 것입니다.
˝먼저 번에 산수 시험지 100점 맞은 거 있잖아요.사실은 재욱이 시험지랑 바꿔서 보여드린 거예요˝
영호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집에 가서 혼날 생각을 하니 괜히 전화를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호는 속상해서 아무 것도 구경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지영이는 장난감 가게로 가 보았습니다.
가게 안에는 한 번도 보지못한 이상한 장난감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없고 <누구든지 갖고 싶으면 아무거나 가지세요> 이런 글씨가 간판대신 붙어 있었습니다.
지영이는 로보트를 집어들었습니다. 그 순간 로보트가 사람처럼 움직이더니 지영이의 멱살을 잡고 숨통을 조여 왔습니다.
˝너 잘 만났다. 너는 엄마가 사다 주신 장난감을 하루만 갖고 놀면 시시하다고 내버리거나 망가뜨렸지. 나한테 혼나 봐라˝
˝미안해. 로보트야,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지영이는 로보트에게 싹싹 빌었습니다. 그랬더니 로보트가 멱살 잡은 것을 풀어 주었습니다.
´별 희안한 로보트도 있네.´
하면서 지영이는 장난감 가게를 떠났습니다.

영곤이는 방송국으로 갔습니다.
마침 어린이 노래자랑 공개방송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눈나라 아이들도 내 노래 솜씨를 당하지는 못할 거야.´
하고 생각하며 영곤이는 자신있게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영곤이는 제일 자신있는 옹달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노래가사가 엉망으로 들리는 거였습니다.
˝저는 동생들을 못살게 구는 나쁜 오빠입니다. 저를 막 때려 주세요˝
노래소리를 들은 눈나라 아이들이 달겨 들어서 몰매를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동생들을 귀여워해 주겠어요˝
하고 싹싹 빌었더니 더 이상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노래솜씨를 뽐내려다 망신만 당한 영곤이는 시상식을 보지도 못하고 방송국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더 구경해 보았자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구경이 끝나면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로 모였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듯 안방에 앉아서 거울 속 풍경을 들여다보고 계시던 화가 아저씨가 아이들을 다시 거울 속에서 꺼내 주셨습니다.
꿈꾸는 듯 잠꼬대 같은 소리로 자기의 잘못을 모두 말해 버린 아이들은 화가 아저씨 보기가 민망스러운지 모두 고개를 푹 수그렸습니다.
그러나 아저씨는 아이들의 등을 토닥여 주시며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단다. 뉘우치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이지˝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매일 같이 오두막에 들려서 화가 아저씨네 요술거울 속에 들어가 신나는 여행도 즐기고 갖고 싶은 것들도 마음껏 가지고 왔습니다.
아이들은 더 좋은 물건을 가져가려고 더 많은 착한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화가 아저씨는 오두막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거울 속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후 10년이 지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도 아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오두막에 들려 아저씨를 기다렸습니다.
아저씨네 마당가 벚나무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아이들은 화가 아저씨가 요술거울 속에 숨어살면서 가끔씩 거기에서 나와 벚나무를 가꾸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가 더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아저씨는 거울 속에서 나오실 거야.˝
아이들은 그렇게 말하며 오두막에 걸려 있는 동그란 거울을 매일 같이 깨끗이 닦아 놓았습니다. ⓒ김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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