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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골짜기에 ‘흰구름’이라는 꼬마 숫산양이 살았어요.
항상 몰려다니기를 좋아하는 다른 산양들과는 달리, 흰구름은 언제나 혼자 있기를 좋아했지요.
하루는 친구들이 문 밖에서 불렀어요.
“흰구름아, 놀자.”
“싫어. 난 혼자 있을 거야.”
그러자 친구들이 말했어요.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같이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내가 이상하다구?”
그 말은 듣기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흰구름은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렸어요.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하루 종일 놀았지요.
헤어질 때 친구들이 물었어요.
“어때, 흰구름아. 같이 어울리니까 재미있지?”
“응.”
흰구름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곧 이렇게 덧붙였지요.
“하지만, 역시 혼자 있는 게 더 좋아.”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것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우린 어울려 노는 게 훨씬 더 재미있는데…….”
그날 밤 흰구름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나는 왜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마침내 흰구름은 결론을 내렸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혼자 있기를 좋아해. 그게 바로 나야.’
그렇게 생각하자 흰구름의 마음은 훨씬 더 가벼워졌어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흰구름은 다시 행복한 마음으로 혼자 지냈어요. 산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말이에요.
산양 마을의 잔칫날이 찾아왔어요.
여러 가지 흥겨운 놀이가 있지만, ‘바위 타기’는 모두가 제일 좋아하는 행사였어요.
산양이라면 누구나 참가를 해야했기 때문에, 흰구름도 바위 계곡으로 갔어요. 그러나 흰구름은 그 자리에 서서, 바위 사이를 뛰어 다니는 친구들을 구경만 하고 있었지요.
“흰구름아, 너도 이리 와.”
친구들이 불렀어요.
“싫어. 난 그냥 있을 거야.”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바위 타기가 얼마나 재밌는데.”
“내가 이상하다구?”
그 말은 별로 듣기가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흰구름은 바위를 타 보기로 했죠. 하지만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다시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겨우 바위에 올라섰지만 눈앞이 어질어질, 다리가 후들후들!
흰구름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지요.
“안 되겠어. 난 바위를 못 타.”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것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우리 산양들은 누구나 바위를 쉽게 타는데…….”
그날 밤 흰구름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나는 왜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까닭을 알 수 없었어요.
마침내 흰구름은 결론을 내렸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바위를 못 타. 그게 바로 나야.’
그렇게 생각하자 흰구름의 마음은 훨씬 밝아졌어요. 바위를 못 타는 게 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흰구름은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냈어요. 빵을 굽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말이에요.
높은 산에는 겨울이 빨리 찾아왔어요.
눈이 내리자 친구들은 신바람이 났지요.
그러나 흰구름은 추위를 심하게 탔어요. 난로를 켠 채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죠.
“흰구름아, 같이 눈산양 만들자.”
친구들이 창문을 두드렸어요.
“싫어. 너무 추워.”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춥긴 뭐가 춥다고 그러니?”
“내가 이상하다구?”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흰구름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대꾸했어요.
“그래. 난 확실히 너희들하고 다른 거 같아.”
친구들이 말했어요.
“같아지려고 애써 봐, 흰구름아.”
“왜 그래야 하지?”
“그야… 우린 전부 비슷한데 너만 다르니까…….”
“하지만 이대로가 좋은걸?”
“그렇담… 너 좋을 대로 하렴.”
친구들은 조용히 문을 닫아 주었어요.
“저 애는 참 이상해. 왜 우리와 다르지?”
“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다른 게 잘못은 아니잖아.”
“그건 그래.”
비슷한 몸집에 비슷한 생김새의 친구들은, 한데 어울려 신나게 눈산양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찾아왔어요.
언덕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요, 나무들도 뾰족뾰족 새순을 내밀었지요.
흰구름이 보낸 초대장을 받고, 친구들은 우르르 흰구름의 집으로 놀러 갔어요.
말끔히 단장한 흰구름의 집은 참 깨끗했어요.
“커튼 새로 달았니? 정말 예쁘다.”
“고마워. 내가 뜨개질한 거야.”
“진짜? 솜씨가 참 좋구나.”
친구들은 감탄을 하였어요.
흰구름이 구수한 빵과 고소한 과자를 내 왔어요.
“이것 좀 먹어 봐.”
“너무 맛있다. 어디서 샀니?”
“내가 구운 거야.”
“정말? 솜씨가 참 좋구나.”
친구들은 냠냠 맛있게 먹었어요.
웃고 떠들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어요.
헤어질 때, 흰구름은 친구들에게 하얀 종이를 하나씩 선물했어요.
“어, 이건 내 얼굴이잖아?”
“이건 나야!”
친구들은 깜짝 놀라 흰구름을 쳐다보았어요.
“흰구름아, 네가 그렸니?”
“응.”
“어쩌면! 너 참 대단하구나…….”
그 말은 훨씬 듣기 좋았어요. 이상하다는 말보다는 몇 배 더.
하지만 흰구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답니다.
“난 말야 이상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 나는 그냥… 나야!”
친구들이 떠난 뒤, 흰구름은 기쁜 마음으로 늘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청소와 설거지를 말이에요. (*)
항상 몰려다니기를 좋아하는 다른 산양들과는 달리, 흰구름은 언제나 혼자 있기를 좋아했지요.
하루는 친구들이 문 밖에서 불렀어요.
“흰구름아, 놀자.”
“싫어. 난 혼자 있을 거야.”
그러자 친구들이 말했어요.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같이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데.”
“내가 이상하다구?”
그 말은 듣기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흰구름은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렸어요.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하루 종일 놀았지요.
헤어질 때 친구들이 물었어요.
“어때, 흰구름아. 같이 어울리니까 재미있지?”
“응.”
흰구름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나 곧 이렇게 덧붙였지요.
“하지만, 역시 혼자 있는 게 더 좋아.”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것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우린 어울려 노는 게 훨씬 더 재미있는데…….”
그날 밤 흰구름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나는 왜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마침내 흰구름은 결론을 내렸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혼자 있기를 좋아해. 그게 바로 나야.’
그렇게 생각하자 흰구름의 마음은 훨씬 더 가벼워졌어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흰구름은 다시 행복한 마음으로 혼자 지냈어요. 산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말이에요.
산양 마을의 잔칫날이 찾아왔어요.
여러 가지 흥겨운 놀이가 있지만, ‘바위 타기’는 모두가 제일 좋아하는 행사였어요.
산양이라면 누구나 참가를 해야했기 때문에, 흰구름도 바위 계곡으로 갔어요. 그러나 흰구름은 그 자리에 서서, 바위 사이를 뛰어 다니는 친구들을 구경만 하고 있었지요.
“흰구름아, 너도 이리 와.”
친구들이 불렀어요.
“싫어. 난 그냥 있을 거야.”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바위 타기가 얼마나 재밌는데.”
“내가 이상하다구?”
그 말은 별로 듣기가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흰구름은 바위를 타 보기로 했죠. 하지만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다시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겨우 바위에 올라섰지만 눈앞이 어질어질, 다리가 후들후들!
흰구름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지요.
“안 되겠어. 난 바위를 못 타.”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것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우리 산양들은 누구나 바위를 쉽게 타는데…….”
그날 밤 흰구름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나는 왜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까닭을 알 수 없었어요.
마침내 흰구름은 결론을 내렸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바위를 못 타. 그게 바로 나야.’
그렇게 생각하자 흰구름의 마음은 훨씬 밝아졌어요. 바위를 못 타는 게 나쁜 것은 아니잖아요?
흰구름은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지냈어요. 빵을 굽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말이에요.
높은 산에는 겨울이 빨리 찾아왔어요.
눈이 내리자 친구들은 신바람이 났지요.
그러나 흰구름은 추위를 심하게 탔어요. 난로를 켠 채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죠.
“흰구름아, 같이 눈산양 만들자.”
친구들이 창문을 두드렸어요.
“싫어. 너무 추워.”
“넌 참 이상하구나, 흰구름아. 춥긴 뭐가 춥다고 그러니?”
“내가 이상하다구?”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흰구름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대꾸했어요.
“그래. 난 확실히 너희들하고 다른 거 같아.”
친구들이 말했어요.
“같아지려고 애써 봐, 흰구름아.”
“왜 그래야 하지?”
“그야… 우린 전부 비슷한데 너만 다르니까…….”
“하지만 이대로가 좋은걸?”
“그렇담… 너 좋을 대로 하렴.”
친구들은 조용히 문을 닫아 주었어요.
“저 애는 참 이상해. 왜 우리와 다르지?”
“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다른 게 잘못은 아니잖아.”
“그건 그래.”
비슷한 몸집에 비슷한 생김새의 친구들은, 한데 어울려 신나게 눈산양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찾아왔어요.
언덕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요, 나무들도 뾰족뾰족 새순을 내밀었지요.
흰구름이 보낸 초대장을 받고, 친구들은 우르르 흰구름의 집으로 놀러 갔어요.
말끔히 단장한 흰구름의 집은 참 깨끗했어요.
“커튼 새로 달았니? 정말 예쁘다.”
“고마워. 내가 뜨개질한 거야.”
“진짜? 솜씨가 참 좋구나.”
친구들은 감탄을 하였어요.
흰구름이 구수한 빵과 고소한 과자를 내 왔어요.
“이것 좀 먹어 봐.”
“너무 맛있다. 어디서 샀니?”
“내가 구운 거야.”
“정말? 솜씨가 참 좋구나.”
친구들은 냠냠 맛있게 먹었어요.
웃고 떠들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어요.
헤어질 때, 흰구름은 친구들에게 하얀 종이를 하나씩 선물했어요.
“어, 이건 내 얼굴이잖아?”
“이건 나야!”
친구들은 깜짝 놀라 흰구름을 쳐다보았어요.
“흰구름아, 네가 그렸니?”
“응.”
“어쩌면! 너 참 대단하구나…….”
그 말은 훨씬 듣기 좋았어요. 이상하다는 말보다는 몇 배 더.
하지만 흰구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답니다.
“난 말야 이상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 나는 그냥… 나야!”
친구들이 떠난 뒤, 흰구름은 기쁜 마음으로 늘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청소와 설거지를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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