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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동화] 보리꽃

기타 백승자............... 조회 수 2873 추천 수 0 2005.05.21 23:39:00
.........
  오늘은 보람이의 아홉번째 생일이에요 .
그래서 엄마가 보람이 친구들을 초대해서 생일잔치를 열어주셨어요.
다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려고 할 때

˝보람아, 문 열어라.˝
글쎄,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오셨지 뭐예요?

˝우와, 보람이 할아버지는 도사님같이 하얀 한복을 입으셨네.˝

장난꾸러기 준호가 넙죽 절을 하자 친구들도 따라서 인사를 했지요.

˝얘들아, 이제 어서 먹어. 맛있겠지?˝

상에는 피자와 콜라, 양념통닭에 케잌까지 가득 차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먹는걸 바라보던 할아버지 눈썹 끝이 치켜올라가더니
자꾸만 헛기침을 하시는거예요.

˝어흠, 으흠.˝
˝이상하다. 할아버지가 왜 저러실까?˝
그래도 할아버지는 보람이 친구들에게 옛날 이야기도 해 주시
고 친구들이 갈 때는 한명씩 머리도 쓰다듬어 주셨지요.
잠시 후, 할아버지가 부르셨어요.
˝보람아, 엄마하고 이리 좀 오너라.˝
엄마는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서 얼굴이 점점 빨개졌어요.
˝아버님, 제가 생각이 부족했어요. 요즘 애들이 워낙 서양음식을 좋아해서 그만…˝
˝아니다, 애들이 잘 먹었으니 됐다. 그보다도 이것 말이다.˝
할아버지가 가리킨 것은 엄마가 잔치상에 해놓은 꽃꽂이었어요.
˝왜요? 할아버지, 보리꽃은 시골에도 많이 있잖아요.˝
˝예끼, 아무리 세월이 변했어도 그렇지 어떻게 노릇노릇
익어가는 곡식을 꺾어다 꽃꽂이를 한단말이냐?˝
꽃집에서 보리이삭을 사온 엄마와 보람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지요.
˝보리는 꽃으로 보는 식물이 아닌게야, 보리는 우리민족의
소중한 양식이란 말이다.˝
할아버지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면서 떨렸어요.
˝보람아, 요즘엔 먹을 것이 많아 버리기도 하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굶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느니라.˝
시골에서는 불호령도 잘 내리시던 할아버지가 오늘은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
˝할아버지 제가 어깨 두드려 드릴까요?˝
˝오냐, 그래. 시원하구나. 어이쿠 이런, 내 정신 좀 봐라.
우리 보람이 선물을 가져왔는데.˝
할아버지는 안주머니에서 통장을 하나 꺼내셨어요.
˝이건 보람이 네가 태어나던 날 만든 거다.
이 할애비가 해마다 가을걷이를 하고나서 조금씩 저금을 해
모은 거란다. 너 컴퓨터 갖고 싶다고 했지?˝
두손으로 통장을 받자 보람이는 가슴이 뜨거워지는걸 느꼈어요.
그건 아마 불호령보다 더 뜨거운 할아버지 사랑이 보람이 가슴으로 전해졌기 때문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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