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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스틴은 아홉 살인데 벌써 이모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른이 된 언니가 아기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부터 케르스틴은 언니 집에 놀러 가는 걸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케르스틴과 언니는 둘 다 베를린이라는 큰 도시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날 케르스틴은 또 다시 언니 집에 놀러 가고 싶어졌습니다. 언니 집에 가려면 헤르만 사거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베스트팔 거리까지 가야 합니다. 그 날 케르스틴은 풀빛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이 헤르만 사거리 역에서 지하철을 탄 뒤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아주머니 둘이 뒤에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앉으면 안 돼! 그냥 서 있어!˝
한 아주머니가 그 까닭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네 바지 위, 바로 엉덩이 부분에 벌이 앉아 있단다.˝
케르스틴은 뒤를 돌아다보았습니다. 정말로 벌이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벌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신문지를 들고서 벌을 털어내려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어. 내가 이걸로 벌을 바닥으로 털어 버릴 테니까.˝
˝안 돼요.˝
케르스틴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다고 벌이 쏘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케르스틴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여기는 바닥이 흙이 아니잖아요. 밑에도 위에도 주위가 모두 지하철인 걸요. 털어 버리면 벌이 어디로 가요? 벌이 살려면 꽃이랑 나 무랑 하늘이랑 공기가 있어야 하는데요.˝
˝아이구, 걱정도 많구나. 그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니?˝
˝지금 앉아 있는 자리에 그대로 두지요.˝
케르스틴이 대답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베스트팔 거리의 근처에 공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은 벌을 거기까지 데려다 주고 싶었습니다.
˝뎅뎅뎅뎅˝ 하고 지하철이 정지 신호를 했습니다.
´그나이제우나우 거리´ 역에서는 사람들이 더 많이 탔습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케르스틴에게 비어 있는 옆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하자, 케르스틴은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바지 위에 앉은 벌을 보여 드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오, 그렇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은 이제 메링 부두 역에 섰습니다. 케르스틴은 여기서 갈아 타야 했습니다. 케르스틴은 두 아주머니와 할아버지께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러자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그럼 성공하기 바란다.˝
˝벌에 쏘이지 않도록 조심해라!˝
케르스틴은 엉덩이에 앉은 벌이 날아갈까 봐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가, 갈아 탈 지하철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어찌나 느리게 걸었던지 코 앞에서 한 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십 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케르스틴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제발 벌이 바지 위에 그냥 있어 주었으면……. 이 냄새 나는 지하철역 안에서 날아가 버리지 않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마침내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하필이면 케르스틴 바로 앞에 선 그 칸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좁혀 서야 했습니다. 지하철은 오래 멈추지 않기 때문에 케르스틴은 할 수 없이 이 칸에 올라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케르스틴은 출입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이 다시 섰습니다. 하느님 맙소사! 사람들이 더 많이 올라탔습니다. 케르스틴은 벌과 함께 휩쓸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아가씨 하나가 투덜거렸습니다.
˝안으로 좀 들어가렴. 입구에 서서 가로 막지 말고!˝
그 아가씨가 케르스틴을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케르스틴은 벌이 짓눌리지 않게 하려고 몸을 이리저리 틀면서 사람들 틈에서 꼼지락거렸습니다.
˝뎅뎅뎅뎅.˝
그 다음 역은 ´템펠호프´였습니다. 이번에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탔습니다. 조그만 아이를 앞세우고 아주머니가 지하철 안으로 올라왔습니다. 아이는 케르스틴의 뒤에 서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은 이상한 예감이 들어 잽싸게 아이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벌을 만지려고 손가락을 뻗었습니다. 케르스틴은 그 손을 번개같이 막았습니다.
˝만지면 안 돼! 벌이 쏠지도 몰라.˝
하고 케르스틴이 말했습니다.
아이는 영문을 모르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저거 줘!˝
아이의 엄마가 물었습니다.
˝왜 그러니, 아가?˝
게르스틴이 잡은 손을 놓아 주고 벌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았습니다.
˝저것 좀 봐.˝
갈수록 사람들은 더 북적거렸습니다. 서로 자리를 좀 더 좁혀야 했으므로 아이 엄마는 이제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뎅뎅뎅뎅.˝
˝베스트팔 거리 역입니다.˝
케르스틴이 목적지에 온 것입니다. 이제는 내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케르스틴의 엉덩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지하철역 계단을 조심조심 걸어 올라가며 케르스틴은 자꾸만 벌을 돌아다보았습니다.
˝2분만 더 가면 돼. 그러면 우리는 공원에 도착할 거야. 너한테 좋 은 곳이야. 제발 조금만 더 참으렴.˝
하고 케르스틴이 말했습니다.
공원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고 꽃들이 울긋불긋 피어 있었습니다. 꽃이 무더기 져 피어 있는 곳에 와서 케르스틴은 몸을 굽혔습니다.
˝자, 이젠 날아가! 너를 데려오고 싶었던 곳이 바로 여기란다.˝
벌은 그 말을 다시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꽃 향기가 벌을 잠에서 깨운 것입니다. 벌은 이미 꽃밭 한가운데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엔 이미 다른 벌들이 와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 벌들은 처음 보는 벌에게 물었습니다.
˝넌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니?˝
˝노이 쾰른에 있는 헤르만 사거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지.˝
하지만 다른 벌들은 이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벌들은 지하철을 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
케르스틴과 언니는 둘 다 베를린이라는 큰 도시에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여름날 케르스틴은 또 다시 언니 집에 놀러 가고 싶어졌습니다. 언니 집에 가려면 헤르만 사거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베스트팔 거리까지 가야 합니다. 그 날 케르스틴은 풀빛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이 헤르만 사거리 역에서 지하철을 탄 뒤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데 아주머니 둘이 뒤에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앉으면 안 돼! 그냥 서 있어!˝
한 아주머니가 그 까닭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네 바지 위, 바로 엉덩이 부분에 벌이 앉아 있단다.˝
케르스틴은 뒤를 돌아다보았습니다. 정말로 벌이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벌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신문지를 들고서 벌을 털어내려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어. 내가 이걸로 벌을 바닥으로 털어 버릴 테니까.˝
˝안 돼요.˝
케르스틴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다고 벌이 쏘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케르스틴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여기는 바닥이 흙이 아니잖아요. 밑에도 위에도 주위가 모두 지하철인 걸요. 털어 버리면 벌이 어디로 가요? 벌이 살려면 꽃이랑 나 무랑 하늘이랑 공기가 있어야 하는데요.˝
˝아이구, 걱정도 많구나. 그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니?˝
˝지금 앉아 있는 자리에 그대로 두지요.˝
케르스틴이 대답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베스트팔 거리의 근처에 공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은 벌을 거기까지 데려다 주고 싶었습니다.
˝뎅뎅뎅뎅˝ 하고 지하철이 정지 신호를 했습니다.
´그나이제우나우 거리´ 역에서는 사람들이 더 많이 탔습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케르스틴에게 비어 있는 옆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하자, 케르스틴은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바지 위에 앉은 벌을 보여 드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오, 그렇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은 이제 메링 부두 역에 섰습니다. 케르스틴은 여기서 갈아 타야 했습니다. 케르스틴은 두 아주머니와 할아버지께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러자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그럼 성공하기 바란다.˝
˝벌에 쏘이지 않도록 조심해라!˝
케르스틴은 엉덩이에 앉은 벌이 날아갈까 봐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가, 갈아 탈 지하철 승강장으로 갔습니다. 어찌나 느리게 걸었던지 코 앞에서 한 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십 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케르스틴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제발 벌이 바지 위에 그냥 있어 주었으면……. 이 냄새 나는 지하철역 안에서 날아가 버리지 않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마침내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하필이면 케르스틴 바로 앞에 선 그 칸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좁혀 서야 했습니다. 지하철은 오래 멈추지 않기 때문에 케르스틴은 할 수 없이 이 칸에 올라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케르스틴은 출입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뎅뎅뎅뎅.˝
지하철이 다시 섰습니다. 하느님 맙소사! 사람들이 더 많이 올라탔습니다. 케르스틴은 벌과 함께 휩쓸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앞에 서 있었습니다. 아가씨 하나가 투덜거렸습니다.
˝안으로 좀 들어가렴. 입구에 서서 가로 막지 말고!˝
그 아가씨가 케르스틴을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케르스틴은 벌이 짓눌리지 않게 하려고 몸을 이리저리 틀면서 사람들 틈에서 꼼지락거렸습니다.
˝뎅뎅뎅뎅.˝
그 다음 역은 ´템펠호프´였습니다. 이번에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탔습니다. 조그만 아이를 앞세우고 아주머니가 지하철 안으로 올라왔습니다. 아이는 케르스틴의 뒤에 서 있었습니다. 케르스틴은 이상한 예감이 들어 잽싸게 아이 쪽으로 몸을 돌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벌을 만지려고 손가락을 뻗었습니다. 케르스틴은 그 손을 번개같이 막았습니다.
˝만지면 안 돼! 벌이 쏠지도 몰라.˝
하고 케르스틴이 말했습니다.
아이는 영문을 모르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저거 줘!˝
아이의 엄마가 물었습니다.
˝왜 그러니, 아가?˝
게르스틴이 잡은 손을 놓아 주고 벌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았습니다.
˝저것 좀 봐.˝
갈수록 사람들은 더 북적거렸습니다. 서로 자리를 좀 더 좁혀야 했으므로 아이 엄마는 이제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뎅뎅뎅뎅.˝
˝베스트팔 거리 역입니다.˝
케르스틴이 목적지에 온 것입니다. 이제는 내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케르스틴의 엉덩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지하철역 계단을 조심조심 걸어 올라가며 케르스틴은 자꾸만 벌을 돌아다보았습니다.
˝2분만 더 가면 돼. 그러면 우리는 공원에 도착할 거야. 너한테 좋 은 곳이야. 제발 조금만 더 참으렴.˝
하고 케르스틴이 말했습니다.
공원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있고 꽃들이 울긋불긋 피어 있었습니다. 꽃이 무더기 져 피어 있는 곳에 와서 케르스틴은 몸을 굽혔습니다.
˝자, 이젠 날아가! 너를 데려오고 싶었던 곳이 바로 여기란다.˝
벌은 그 말을 다시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꽃 향기가 벌을 잠에서 깨운 것입니다. 벌은 이미 꽃밭 한가운데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엔 이미 다른 벌들이 와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 벌들은 처음 보는 벌에게 물었습니다.
˝넌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니?˝
˝노이 쾰른에 있는 헤르만 사거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지.˝
하지만 다른 벌들은 이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벌들은 지하철을 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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