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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연(鳶)

창작동화 최창숙............... 조회 수 1133 추천 수 0 2006.08.09 00:16:13
.........
꼬리를 마악 달고 나서 연은 새파란 하늘로 높이 높이 날 때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 풀이 마르지 않아 촉촉했습니다.
소년은 연에 파란 하늘과 일곱 빛깔 무지개를 그려 넣었습니다.
˝연아. 내 대신 하늘 높이 떠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해 주렴.˝
소년은 듣지 못했지만 연은 온 방안이 쩡쩡 울리도록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소년은 여덟 살이 되었는데도 심장판막증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진종일 방에 누워 책만 읽었습니다. 수술할 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연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날이 왔습니다. 소년은 땀을 흘리며 겨우 연을 띄우고는 손을 흔들었습니다.
연은 자꾸만 위로 올라갔습니다. 멀리 소나무 숲이 보였습니다. 개울물도 졸졸 흘렀습니다. 아이들은 편을 갈라서 무등을 타고 서로 상대편을 무너뜨리는 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고 있었습니다.
소리개가 빙빙 돌며 이 연이 혹시 새인지 알아보려 하는 것 같았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며 연에게 말했습니다.
˝연아. 난 지금 태평양으로 가는 중이란다. 이 답답한 곳을 떠나서 넓은 바다를 구경하지 않을래?˝
˝보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안돼. 난 소년에게 여기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해 주어야 한단다.˝
˝그래? 그렇다면 할 수 없구나. 언젠가 또 만나게 된다면 그 때 같이 가지 뭐.˝
바람은 연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습니다.

어두워졌습니다.
소년은 연줄을 감았습니다. 그리고는 연을 끌어당겨 가슴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에서는 이슬냄새와 시원한 바람이 풍겨 나오고 있었습니다. 연은 소년에게 하늘에서 본 소리개와 바다로 가는 바람, 그리고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소년은 연의 이야기를 다 알아들었다는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다음날은 대보름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띄워진 연은 하루의 일들을 되새겨 보고 있었습니다.
동그란 달이 언덕에 걸렸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색색의 연들이 하나씩 날아오르며 꼬리를 흔들었습니다. 그 때입니다. 보기에도 눈부시게 태극무늬가 새겨진 방패연이 으스대면서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다른 연들은 두려움에 떨며 비켜나기 시작했습니다.
˝얘! 너도 빨리 피해 저건 줄에 사(沙)를 먹인 연이야.˝
˝사를 먹이다니?˝
˝줄에 유리가루를 입힌 거야. 거기에 닿기만 하면 우리가 매달린 줄은 힘없이 끊어지고 말아.˝
하지만 방패연은 벌써 눈앞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이 건방진 녀석봐라. 감히 내 앞을 막는 게 누구야?˝
이 때 소년이 알아차리고 연줄을 감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방패연은 심술궂게도 따라와 연줄을 싹독 잘라 버렸습니다. 연은 거센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목이 터져라 연을 부르며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잠시후 연은 까마득한 하늘 가운데에 있었고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늘엔 번갯불이 번쩍거리고 작은 얼음조각들이 둥둥 떠다니는가 하면 비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하늘을 떠돌아다니던 연은 어느날 세찬 바람에 휩쓸려 바다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흘렀습니다.
연은 꼬리가 떨어져 나간 채 어느 고목의 가지에 걸려 있었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무서운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태풍이었습니다. 태풍은 연을 이리저리 흔들며 어딘가로 끝없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습니다. 연은 어느집 창가에 걸려 떨어질 듯 매달려 있었습니다. 안에선 불빛이 비쳐나오고 웬 청년이 두꺼운 책을 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몰아치자 청년은 문을 닫으려고 창가로 다가왔습니다. 그 때 연을 발견한 청년의 눈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그는 오래전 연을 만든 바로 그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은 반가와 어쩔 줄 모르며 연을 불빛 아래로 가져갔습니다. 이미 낡을대로 낡았지만 푸른 하늘과 무지개는 분명 어린 시절 그 자신이 그려 넣은 것이었습니다.

연이 떠나던 날 소년은 연을 따라 정신없이 달리다가 숨이 가빠 그만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소년은 시내의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원에서도 소년은 계속 헛소리를 했답니다.
˝연아! 가지 마!˝
소년은 눈을 뜨자 병원비를 낼 수 없어 곧바로 퇴원해야했지만 소년의 딱한 사정을 나중에 듣고 알게된 그 병원 원장 선생님께서는 소년을 무료로 수술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 후 소년은 다른 아이들처럼 공부할 수도 있었고 뛰놀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처럼 고생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이제 그 소년은 자라 의과대학을 다니는 늠름한 청년이 된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네 덕분이었단다. 넌 내가 그리워하던 무지개를 가져다 주었어.˝

연은 너무 늙어 더 이상 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슬프지 않았습니다. 가슴 한가운데는 푸른 하늘과 소년이 심어준 무지개가 빛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름엔 시원한 방에서 겨울엔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제는 청년이 날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연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연은 조용히 눈을 감고 아름다운 숲이며 하얀 눈 덮인 들판을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또 세월이 흘렀습니다. 소년은 이제 아기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기는 자라 다시 소년이 되었습니다.
어느날 소년이 된 아기는 아버지께서 주신 연을 소중히 고쳐 새로 꼬리를 달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건강을 찾게 해 준 그 연을 다시 한 번 하늘 높이 날렸습니다.

하늘 한가운데 무지개가 걸렸습니다. 이제는 아버지가 된 옛날의 그 소년과 그의 아들인 소년은 그것이 연임을 알아보았습니다. 힘차게 쿵쿵 뛰는 그들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축복해 줄 그 연인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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