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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꿈을 삽니다

창작동화 안선모............... 조회 수 1384 추천 수 0 2006.08.24 23:52:27
.........
아침 뉴스에서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5-6교시는 미술시간이었다.
미술 선생님이 들어 오시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와!˝

아이들이 아우성을 쳤다.
언젠가 미술 선생님과의 약속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김똥배선생님, 선생님 배에는 뭐가 들었어요?˝

틈만 보이면 아이들은 선생님을 곯려 먹으려고 이렇게 질문했다.

˝이 녀석들아,김똥배가 뭐고? 내 이름은 김동배다. 남의 귀한 이름을 함부로 고쳐 불러도 되는기가? ˝

미술 선생님은 불룩한 배를 자랑스럽게 내밀며 말씀하셨다.
늘 웃는 얼굴로 유머러스한 미술 선생님 때문에 아이들은 미술 시간을 무척 좋아했다. 시간시간마다 잘 조는 종철이도 미술시간엔 눈이 말똥말똥했으니까.
일단 미술 시간은 재미가 있다. 또 마음의 부담이 없다. 잘 그리던 못 그리던 선생님은 점수라는 걸 매기지 않았다.

˝미술시간은 마음껏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시간이다. 너희들 마음 속의 걱정거리, 근심 따위를 몽땅 도화지에 토해내그라.˝

선생님의 말 하나하나에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내 배말인가? 내 배가 이렇게 뚱뚱하게 된 건 다 늬들 책임이다. 너희들이 떠드는 소리를 다 먹어서 내가 이렇게 된기다.˝

˝.....??˝

˝그렇지만 그 떠드는 소리들이 배로 들어가 모두 이야기가 됐다는 거 너희들은 모를기다..˝

˝.....??˝

˝비 오고 천둥치는 날이면 내 뱃속의 이야기들도 나오고 싶어 몸부림을 치는기다.˝

˝와하하하하하........˝

아이들이 천둥처럼 웃어댔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아이들은 선생님을 졸라댔다.

˝으흠, 그럼 꿈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날이 어두워지고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너희들 꿈 꿔 본 적 있지?˝

˝그럼요. 막 달려가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잘 꿔요.˝

종철이의 말에 영훈이가 얼른 말했다.

˝그건 개꿈이야.˝

˝와하하하하...개꿈이래.˝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보고 빙그레 웃으셨다.

˝꿈에는 흉몽이 있고 길몽이 있지. 우리 선인들은 꿈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느니라. 그래서 개꿈, 용꿈, 돼지꿈 등으로 꿈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는데 예를 들어 정초에 꾸는 용꿈은 재수가 좋다고 하여 그믐날 저녁에 서로 ´용꿈을 꾸라´고 덕담을 하기도 하지.˝

창밖엔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느님이 오줌을 누는 것 같네.˝

영훈이가 내리는 비를 보고 말했다.

˝아하, 그렇지. 오줌이라고 하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네.˝

아이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너희들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 알지? 김유신에게는 누이동생이 둘 있었지. 큰 누이동생 보희가 꿈에 산에 올라 소변을 보았는데 온 마을이 자기의 소변으로 덮였다는 거야. 아침에 동생 문희에 게 꿈 이야기를 하였지. 문희는 그 꿈을 사겠다며 비단 한 필을 언니에게 줬어. 그 꿈의 내용은 왕후가 될 길몽이었는데 언니는 예사로 여기고 꿈을 팔았던 거야.˝

˝화....왕후 자리를 비단 한 필에 팔다니...˝

영훈이가 너스레를 떨며 여자아이들을 돌아 보았다.

˝그래서 여자도 똑똑해야한다니까. 꿈 해몽을 잘 하니 왕후까지 되지. 너희들 본받아라, 본받아.˝

˝김영훈, 너나 잘 해.˝

여자 아이들이 식초처럼 톡 쏘았다.


그 날 이후로 영훈이는 꿈에 대한 이야기에 심취했다. 닥치는 대로 꿈에 관한 책을 찾아 읽었다. 꿈에 대한 이야기, 꿈풀이 방법, 꿈에 관한 기록까지도.

˝그래, 맞다 맞아.˝

영훈이는 흥분해서 자기 앞이마를 탁 쳤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번개불이 번쩍 하는 듯했다.

˝내가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지?˝

영훈이는 거실로 뛰어나갔다.

˝아버지, 사업상 의논드릴 일이 있는데요.˝

˝또 무슨 일을 저지르려고.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날이 있어야지. 이번엔 또 뭐냐? 지난 번엔 ´행성 매매 중개업소 한국 지부 ´를 개설한다고 야단법석이더니... ˝

과일을 깎던 어머니가 얼굴을 찡그리셨다.

˝어머니도 참. 이번엔 한번 믿어 보세요.˝

영훈이는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했다.

˝꿈을 사는 사업 어떨까요?˝

˝꿈이라니? 어디 한번 얘기나 들어보자.˝

아버지는 한번도 영훈이의 얘기를 무시한 적이 없으셨다.

˝말 그대로 꿈을 사는 거예요. 아이들의 꿈 이야기를 듣고 좋은 꿈을 사는거예요.˝

˝글쎄 그런 거래가 과연 이루어질까?˝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것을 해야지 성공하죠. 행성을 팔아 재미를 봤다는 그 미국인도 처음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잖아요.˝

잡지에서 본 그 미국인을 들먹이며 영훈이는 설명을 했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달나라 땅도 팔고, 화성도 팔기 시작했다는 그 사람은 지적도와 소유를 증명하는 서류까지 만들어 준다고 했다.

´꿈을 사는거야. 꿈을...좋은 꿈만 골라서.´

영훈이는 꿈에 부풀었다.

˝아이들 꿈은 모두 개꿈이래.˝

반장 찬이가 초치는 소리를 했다.

˝너희들 미술 선생님께 얘기 못 들었어? 김유신 장군 동생이 꿈을 사서 왕후가 된 거. 꿈 때문에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거야.˝

영훈이가 손뼉을 탁탁 치며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자, 자. 꿈을 삽니다. 꿈을 사요.˝

며칠이 지나도 거래가 없더니 드디어 첫손님이 나타났다.

˝지난 밤에 꿈을 꿨는데 정말 기분 나빴어. 내가 길을 지나고 있는데 위에서 물이 쏟아지는 거야. 위를 쳐다 봤더니 어떤 아줌마가 요강을 들고 있었어. 왁! 그건 바로 오줌이었어. 난 이 꿈을 팔아야겠어. 도저히 기분이 나빠서....˝

종철이가 몸을 부르르 떨며 이야기했다.

˝자, 자. 진짜 그 꿈을 팔거야?˝

˝너 정말 그 꿈을 살거야?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종철이가 물었다.

˝그러엄. 이건 큰 행운이 올 꿈이야. 자 꿈값.˝

영훈이는 종철이에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을 건넸다. 너무 아까워 두 손을 벌벌 떨었다.

얼마 후 영훈이는 학생의 날을 기념해 모범 어린이상을 받았다.

˝것 봐. 맞았지. 그 꿈을 사서 큰 행운을 얻은 거야.˝

영훈이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영훈이는 한 달 용돈으로 좋은 꿈 세 가지를 또 사들였다.

´벼락 맞는 꿈 - 공돈을 얻을 수 있어.´

´돼지꿈 - 분명 먹을 것이 잔뜩 생길 거고.´

´큰나무에 오르는 꿈 - 큰 명성을 얻을 거야.

영훈이는 의기양양해 꿈이 이루어질 날만을 기다렸다.

집에 가는 길이었다.

운동장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3학년 아이들이 교문 바로 옆 느티나무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들 그래?˝

˝형, 배드민턴 셔틀콕이 나무 위에 올라갔어.밑에서 아무리 흔 들어도 소용없어.˝

˝걱정 마. 내가 꺼내줄 게.˝

˝형, 위험해.˝

영훈이는 가방을 내리고 씩씩하게 나무로 올랐다.

셔틀콕은 나무 중간 윗가지에 걸려 간들거렸다. 손만 조금 뻗으면 닿을 것 같았다.

순간이었다. 발이 주욱 미끄러져 나무에서 떨어진 것은....

발목이 부러져 입원하는 바람에 영훈이는 문병온 친척들로부터 생각지 못한 용돈을 많이 받았다. 오는 사람마다 먹을 것을 들고 와 병실 안은 먹을 것 천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기념할 일은 학교에 소문이 좍 났다는 것이었다.

후배를 위해 자신의 몸 사리지 않고 나무에 용감히 올라간 영훈이는 장한 선배라고.... 영훈이는 울며겨자먹기로 그게 바로 명성을 얻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 봐. 꿈이 맞았잖아.˝

영훈이는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영훈아, 아직도 꿈 안 깼니? 빨리 다리 나을 생각이나 해.˝

반장 찬이가 영훈이의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

˝꿈은 사라지고 상처만 남았네......˝

영훈이가 발목의 깁스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리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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