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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화] 달님아 놀자

유아동화 김향이............... 조회 수 2046 추천 수 0 2008.03.17 21:11:51
.........
하얀이가 엄마랑 놀이 공원에 갔거든요.

꾸불텅꾸불텅 기차도 타고

접시 위에서 뱅글뱅글 도는 찻잔도 탔지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탄 하얀이는 너무너무 신이 났어요.

새처럼 두 팔을 나풀거리며 까르륵 웃었지요.

그런데 너무 크게 웃었나 봐요.

달님이 무슨 일인가 하고 서둘러 나왔지 뭐예요.

˝달님아, 너도 타 봐. 되게 재미있다.˝

달님은 부끄럼쟁이예요.

하얀이가 뭐라고 하든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해요.

깜깜할 때까지 놀다가 집으로 오는 길이었어요.

하얀이는 너무너무 피곤했어요.

다리가 아파서 힘이 들어요.

엄마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네요.

˝엄마, 다리 아파.˝

엄마는 못들은 척 성큼성큼 걸어가요.

˝나, 다리 아픈데 흐응..˝

엄마가 뒤돌아보고는 등허리를 대주셨어요.

˝조오기 전봇대까지만 업히는거다.˝

엄마 등에 업히니까 시소를 타는 것 같아요.

˝내가 크면 엄마도 업어줄게.˝

˝우리 하얀이 빨리 컸으면 좋겠네.

엄마도 업혀보게.˝

엄마가 햐얀이 엉덩이를 간지럽혔어요.

하얀이는 깔깔 웃다가 달님하고 눈이 딱 마주쳤지요.

놀이공원에서 만난 달님이 여기까지 따라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달님아, 니네 엄마 없어?˝

달님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럼 우리 집에 가자.˝

달님이 마다 않고 따라왔어요.

그렇게 해서 달님은 하얀이네 집으로 왔어요.

´달님아 놀자.´´

하얀이가 부르면 달님이 냉큼 달려나와요.

밤마다 하얀이는 달님을 데리고 아빠 마중을 나가요.

˝달님아, 아빠가 어디만큼 오는지 잘 봐.˝

달님은 높은데서 잘 보고 있다가 아빠가 걸어오는 길을 환하게 비춰주지요.

달님이 길동무 해주니까 아빠도 심심하지 않아서 좋대요.

하지만 비오는 날은 하얀이 혼자 아빠 마중을 나가야 해요.

이건 비밀인데요.

달님이 비를 무서워 해서 구름집에 꽁꽁 숨어버리니까 그래요.

시골 할머니 집에 가야하는데 달님 때문에 걱정이에요.

혼자 집보는 게 심심하니까 자꾸만 따라오려고 해요.

˝할머니 집은 너무 멀어.

넌 다리 아파서 못 따라와.˝

하얀이는 달님이 코오 자고 있을 때 몰래 할머니 집으로 왔어요.

달님 혼자 떼어놓고 오기가 미안했지만 할머니가 보고싶으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할머니 집은 너무 너무 좋아요.

외양간에 커다란 황소가 있지요.

마당에는 꼬꼬닭들이 놀지요.

마루 밑에는 멍멍이가 있거든요.

할머니 옛날이야기도 얼마나 재미있다고요.

하얀이가 잠자다 말고 똥을 누러 왔어요.

할머니가 맛있는 것을 많이 주셔서 그래요.

그런데 할머니네 화장실은 이상해요.

화장실 옆에 돼지가 산다니까요.

돼지가 잠자다 깨서 같이 놀재요.

돼지가 쳐다보니까 창피해서 마당 구석으로 왔어요.

하얀이가 밤똥을 누다가 심심해서 하늘을 보았지요.

어머나, 달님이 할머니 집까지 따라왔어요!

˝달님아, 언제 왔니?

너 혼자 어떯게 왔어?˝

달님은 빙긋이 웃기만 해요.

그런데 달님 얼굴이 홀쭉해져 버렸네요.

할머니 집 찾느라 고생을 많이 했나 봐요.

달님은 참 용해요.

할머니 집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다리가 아팠을까요?

˝달님아, 꼼짝 말고 있어.

내일 집에 갈 때 데리고 갈게.˝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하얀이가 아빠에게 말했어요.

˝아빠 천천히 가요.

너무 빨리 달리면 달님이 다리 아프잖아.˝

하얀이는 달님이 길을 잃어버릴까봐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달님아, 한눈 팔지 말고 잘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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