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광렬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오며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넘치기를 빕니다.
오늘 이렇게 메일 드리옴은 기도의 부탁이 있어서 입니다.
저의 부친 최성원 장로께서는 1992년 부터 북방사역에 헌신하고 계십니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폐교 위게 처한 연변려명대학의 재건에 온 힘을 쏟았고
유아교육과를 개설하여 믿음있는 소녀들을 유치원교사를 양육하는
선교프로그램도 시작하였고 동포 젊은이를 양육하기위한 장학금과
복지센타 건립, 지역 교회를 섬기는 일 등 다방면의 일들을 해왔습니다.
특히 1997년부터는 고난에 처한 북한 동포를 위하여 젖염소보내기운동을 전개하여
친히 모금을 위한 강연을 하며 젖염소를 북한에 보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에 억류되어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장로님은 혈뇨가 있으셨고
병원에 가보았더니 종양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악성(암)인지의 여부는 아직 모르는 상태이고
이곳 친구 의사들의 말에 의하면 증세와 나이등을 살펴볼 때
악성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이에 기도부탁을 드립니다.
일흔 다섯, 적지 않은 연세에도 30대 청년 못지않게 부지런히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그간 일구어온 사역들이 너무 소담스럽고 귀합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선교가 지장되지 않도록 기도하여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아래의 '아버지가 걱정입니다'를 클릭하면 지난 어버이주일에 주보에 쓴
저의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늘 함께하옵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각박해지고 삭막해지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날을 둘 정도가 되었나 싶어 세태가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어제 저녁에는 중학교 2학년이 된 협이 녀석이 ‘내일 아침은 제가 준비할께요’하는 말을 들으며 그래서 이런 날이 필요한가보다고도 생각 했습니다.
오늘 어버이날 아침, 자주 전화 못드리다가 아내의 성화로 식전에 전화를 드렸더니 이미 아침 5시에 아버지는 벌써 산에 올라가셨다는군요. 오늘은 가시철망을 치는 작업을 하신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시더군요.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대학 식당에서 산 곽밥과 물공장에서 산 광천수를 싣고, 일꾼들과 더불어 덜컹거리는 토라지에 엉덩이를 걸치고 산을 오르는 모습 말입니다. 일꾼들에게 이것 저것 시킬 일을 시키고 남서쪽 멀리 뻗어있는 백두대간도 보시고 서북쪽에 오도마니 솟아있는 모아산에도 눈길 한번 주시며 유유낙락 세상을 조망하면 좋을텐데 여유를 즐기기 보다는 펼쳐진 일에 대한 급한 성격이 오늘도 어느 일꾼보다 더 부지런하게 이 능선 저 능선 뛰어다니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난 4월 아버지 곁에 머물면서 한 일들은 제게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농군의 자식이면서도 땅 파고 씨 뿌리고 나무 심는 일보다는 책보고 글 쓰고 말하는 것에 길들여 살다보니 두어 주간 머무는 동안 손에는 물집이 잡혔다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 살이 박혔고, 얼굴을 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어설픈 농군 흉내를 내면서 제가 기뻣던 것은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가 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뿌린 연맥 종자가 싹을 제대로 틔울지, 이식한 잎갈나무들이 튼실하게 커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버지와 함께 했다는 것이 제게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지지난 해에 뿌린 잣 종자가 작은 솔가지가 되어 자라는 것을 보면 심는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다시 배우며 이번에 옳겨심은 포도나무가 주렁주렁 열매를 맺을 것을 기대합니다. ‘20년이 지난 다음 에야 덕을 볼텐데 그 연세에 무엇때문에 나무를 심느냐‘며 의아해 하던 사람들의 비아냥이 부끄러움이 될 것입니다. 20여년이 지난 후에 저는 그 나무 그늘에서 아버지를 이야기할 것이며 가지마다 소담스레 달리는 포도를 보면서 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추억할 것입니다.
아버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있는 유일한 분이셨습니다. 나이를 먹고 철이 들면서 저의 생각은 교정되었지만 여전히 아버지는 제 인생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십니다.
그런데 아버지, 사실 요즘은 아버지가 많이 걱정됩니다. 전 같지 않은 기력도 그렇고 식사 때마다 챙겨 드시는 약을 보면서 보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약함을 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그 연세에 하시는 일이 너무 힘든 일인데 선뜻 나서 돕기에 제 역량이 너무 비좁습니다. 요즘 혈뇨가 나오는데도 일을 놓치 않으신다며 걱정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아픕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아버지, 오래 오래 제 곁에 계셔야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처럼 슈퍼맨은 아니더라도 제게 물려주신 인생교훈들이 대대로 이어지도록 오래 계셔주셔야 합니다.
----------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