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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970번째 쪽지!
□ 마음에 들 때까지
미대에서 그림 그리는 딸에게 잘 그린 그림 한 장 내 놓으라고 아무리 윽박지르고 협박도 해보고 구슬려도 보지만 절대로 안 내놓네요. 아직 자기 그림은 완성이 안 되어서 내놓을 수가 없답니다.
"괜찮아, 대충 그렸어도 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 그러니 그냥 한 장 내놔봐. 들꽃편지에 넣고 원고료도 줄게 응?"
"다른 사람들은 괜찮을지 몰라도 내가 안 괜찮아요. 내 눈에는 아직 완성된 그림이 아닌데 어떻게 그것을 괜찮게 볼 수 있어요?"
결국 이번 달에도 좋은이의 그림 한장 얻는데 실패했습니다. 어릴적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슥슥 잘도 그려주더니 나이가 들수록 공부를 더 하면 할수록 점점 그림 얻기가 힘들어지네요.
프랑스 최고의 첼리스트인 장드롱은 20세기 음악가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지요. 그는 음악적 재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아니고 후천적으로 습득한 연습벌레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의 친구는 그 유명한 화가 피카소입니다.
어릴 적에 우연히 피카소에게 "친구야! 나는 첼로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물건이야. 그래서 내 첼로를 그림으로 한 장 그려줄 수 있겠니?"
"그럴게. 내가 근사한 첼로 그림을 그려줄게." 그런데 그 뒤로 피카소는 첼로 그림을 그려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장드롱은 피카소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대답을 해놓고 잊어버렸나 보다 하고 더 이상 자기도 그림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습니다.
그 뒤 10년이 지난 어느 날 피카소가 장드롱에게 첼로가 그려진 그림 한 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네게 첼로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10년 동안 날마다 첼로 그리는 연습을 했는데, 이제야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이 그려졌어." 장드롱이나 피카소나 지독한 연습벌레였던 것입니다. 우리 좋은이도 10년 만에 그림 한 장 가져오면 어떻하징? ⓞ최용우
♥2014.6.25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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