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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677】트라우마
트라우마(trauma)는 의학용어인데, 사고나 폭력에 의해 장기가 충격을 받은 상태를 가리킵니다. 워낙 충격적인 사고가 많이 일어나다보니 '트라우마'라는 말을 이제는 일상용어처럼 사용하게 되네요. 우리는 참 불행한 나라에 불행한 백성들입니다.
"양계장에서 방금 잡아온 토종닭이 두 마리에 5천원, 다섯 마리에 만원..." 해마다 이때쯤 동네에 폐닭을 파는 장사 트럭이 옵니다. 양계장에서 계란을 생산하던 닭이 늙어 생산성이 떨어지자 저렇게 싸게 파는 것입니다.
저는 '토종닭'이라는 말에 만원에 다섯 마리라니 이게 웬떡이냐... 하고 다섯 마리를 샀다가 한 마리 요리해 먹어보고는 정말 고무 씹는 것처럼 찔기고 더럽게 맛이 없어서 결국 나머지는 버렸습니다. 그것 때문에 아내에게 두고두고 혼나고 있지요.ㅠㅠ
양계장에서 닭들은 계란 생산량이 저조해지면 가차없이 처분이 됩니다. 눈앞에서 다른 닭들이 처분되는 것을 목격한 다른 닭들은 마지막까지 엄청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어떤 닭은 그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 피가 묻은 달걀을 낳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그렇게 닭들이 고통 속에서 낳은 계란을 '친환경 무공해'어쩌고 저쩌고 광고만 믿고 안심하면서 사먹고 있습니다. ⓒ최용우 20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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