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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바다를 생각하면
어젯밤부터 난 이미 오늘 이었다
지하철과 마지막 시내버스를 벗어놓고
영종도를 뛰어 넘어가는 발걸음,
무의도를 향해 가는 걸음 안으로
증폭되는 기대들은 머릿속을 부풀렸다
선착장으로 들어서는 모퉁이가 심상찮다
무의도는 지금 몸살중이다
길은 이제 차를 집어던진 사람들의 몫이다
나서기만 하면 비취빛 사연들로 꽉 차있을 것만 같았는데
걸음조차 지치게 하는 섬
바지선 자동차 안으로 쫒겨 나고서야 생각해 본다
착각,
내가 일상을 벗어나 잠시 머물고 싶었던 마음의 섬은
착각이었음을
시내버스를 입고, 기차를 입고
다시 일상을 입고서 나는 찾아 간다
착각 저쪽에 두고 온 현실
그 낯선 또 하나의 섬으로 지친 몸을 되돌린다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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