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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끄와] '네'라고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주여, 나는 “네” 하기가 두렵습니다.
주님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시려는 겁니까?
나는 허탕칠까 두렵습니다.
나는 덮어 놓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가 두렵습니다.
나는 한번뿐 아니라 자꾸 “네”해야 할 것이 두렵습니다.
그렇다 해서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주여, 당신은 내가 어디를 가나 뒤쫓아 오시고 나를 사로잡습니다.
나는 주님의 말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잡음을 불러들이지만
주님은 잠깐 조용해진 틈을 타 내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나는 주님을 멀리서 보았기 때문에 만나지 않으려고 길을 비켜
갔지만 주님은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러니 나는 어디로 가야 숨을 수 있습니까?
어디를 가나 주님은 꼭 내 앞에 계시니
주님을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주여, 어떻든 “네”하기가 두렵습니다.
나는 주님께 손을 내어 드리기가 두렵습니다.
주님의 손에 한 번 잡히면 놓여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주님의 눈과 마주치기가 두렵습니다. 말려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나는 주님의 요구에 응하기가 두렵습니다.
주님은 질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길이 막혀서 올데 갈데 없어서 이대로 숨어 살고 있습니다.
나는 붙들리기가 싫어 반항합니다.
질 줄 뻔히 알면서도 싸웁니다. 주여, 주님만큼 강한 분이 없기
때문에
세상을 두루 얻으시고도 나에게는 숨기십니다.
내가 눈앞에 사물을 붙들려고 손을 뻗었을 때, 그것들은
나에게서 이미 사라지고 맙니다.
주여, 나는 기분이 과히 좋지 않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꺾은 꽃은 내 손아귀에서 이내 시들고
나의 웃음도 입가에서 맴돌다 사라집니다.
내가 추는 춤도 내 마음을 슬픔으로 울먹이게 합니다.
모든 것이 허무해 부이고 모든 것이 속절없어 보입니다.
주님은 내 주위에 사막을 만드셔서
나는 배고픕니다, 나는 목마릅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나를 먹여 주고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미셀끄와 (Michel Quoi st 프랑스의 신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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