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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나는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가네요.
서운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거야 주름투성이 당신 얼굴의
잔주름살 하나도 안 되는 걸요.
이제 이 몸 허물어져 당신께 돌아가
영원이 되는 건데요.
이봐 가긴 어디로 가.
끝도 없는 이 누리
나의 앞뜰이요 뒤뜰인데.
풀꽃 보드라운 목숨
그 아름다움이 나의 숨결인데.
뼈를 갉아 내는 이 역사의 굽이굽이에서
이 주름진 얼굴 한 순간도 돌릴 수 없는데.
이 찢겨진 밤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옆을
한 걸움도 물러설 수 없는데.
예 알겠습니다.
당신께 돌아가
당신이 사랑하는 세상에
더 가까워지는 거군요.
몸과 마음 눈물로 풀어져
땅속으로 풀잎 속으로 사람들의 삶 속으로
아픈 역사 속으로 스며드는 거군요.
작은 축복에서 큰 축복으로
작은 사랑에서 큰 사랑으로
커 가는 거군요.
당신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당신의 무한한 사랑에 뛰어들렵니다.
ⓒ문익환(1918-1994. 목사. 신학자. 통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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