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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
(2006년 3월 26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필리핀 산사태 긴급재난구호를 갈 때 일입니다. 마닐라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
고 타클로반으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마닐라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지 못했습니
다. 예약을 하고 결제까지 하고 갔는데 비행기 좌석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럴리가 없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결국은 다음날 새벽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
다. 비행기를 못타게 되니 얼마나 맘이 힘들던지요.
긴급재난구호, 그것은 현장에 빨리 도착하는 것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실수
로 비행기를 못타 하루를 허비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항공권
을 예약해 준 여행사에 국제전화를 해서 큰 소리로 화를 내도 아마 할 말이 없을 겁니
다. 잠시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공항에 앉아 가슴을 쓰다
듬었습니다.
그 때 이런 마음을 하나님이 주셨습니다. 사람은 실수해도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
다. 그래. 그렇다면 이건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우리가 놀러가는 것도 아니고 재난구
호하러 가는 걸 하나님이 아시고, 아니 아시는 정도가 아니라 가라고 등을 밀어주신
분이 마닐라에서 하루를 묶어 두심에는 무슨 뜻이 있을거야. 이 고백을 하고 났더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여행사 직원의 실수로 비행기를 놓친 게 아니라 하나님
께서 내일 아침 비행기로 가게 하셨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다음 날 현장에 도착해 보니 새벽비행기를 타고 온게 너무 잘 한 일이더군요. 그 전
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왔으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도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그런 상
황이었습니다. 타클로반 근처에 산사태가 난 세인트 버나드가 있는 줄 알았더니 거기
서 무려 5시간을 차로 가야 했습니다. 그곳에는 호텔도 없었습니다. 그런 작은 곳에
세계 각처에서 사람들이 몰려왔으니…. 현장에서 만난 우리나라 KBS팀이 ‘헛간에 거
적깔고’며칠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상황을 아시고 마닐라에서 하루 쉬고 다음날 새벽 비행기를 타고 가
당일 오후에 바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겁니다. 만약 이 상황
에서 '이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라는 고백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온유함을 유지하
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 삶에는 날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런 중에 우리가 온유함을 늘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의 온유함을 흔들어 놓는 일들이 얼마나 자
주 일어나는지 모릅니다. 그런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온유함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습
니다. 그것이 믿음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온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 안에서 일어납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 믿음의 출발입니다. 범사
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사람이 내게 대하여 어떤 일을 했을 때 우리는 대부분 그 사람이 내게 한 것으로 생
각합니다. 거기 하나님은 없습니다. 그 사람을 향해 그가 내게 한 일에 반응합니다.
그 과정에 온유함을 상실합니다.
욥이 고난을 당했습니다. 스바사람들과 갈대아사람들에게 당한 고난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
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 스바사람과 갈대아사람이 한 일인데
욥은 그걸 하나님이 하셨다고 인정합니다. 욥기에는 스바사람과 갈대아사람을 향한 흥
분한 욥의 분노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하나님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아십니다. 이 일은 하나님
의 통치권 아래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 일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이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온유하게 합니다. 사람은 실수해도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이 실
수를 해서 낭패를 당한 것 같이 느껴지면 그 분노가 실수한 사람을 향해 터집니다. 그
러나 여기서 잠시 멈춰 ‘이 일도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을 하고 나면 사람을 향
한 분노 대신 그렇게 하신 하나님에 대한 기대가 생깁니다.
온유, 저와 여러분을 묘사할 때 이 단어가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온유한 자에게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땅을 받길 원합니다. 소망은 이 온유가 선천적
인 성품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성품이란 사실입니다.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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