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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하하] 최고가 되기보다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싶다.

연예인신앙간증 하하............... 조회 수 7434 추천 수 0 2006.05.12 21: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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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늦어서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인다. 바쁜 연예인에게 조금 기다려주고 넙죽 인사를 받으니 오히려 더 민망해서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했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사실은 제가 떳떳한 사람이 아니어서 하나님 앞에 진짜 죄송해요. 독실하게 믿으시는 분들도 많지만 오늘은 많이 흔들리는 분들을 위해서(웃음). 어차피 예수님 닮아가는 사람들인데 저는 세상과 타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나도 그렇다. 그래도 어떻게 해보자’ 하는 이야기가 확 다가오거든요.”
처음부터 날라리 신자를 자처하는 걸 보니 그저 그런 사람인가 했는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오~. 4대째 예수 믿는 가문에, 한 때 전도왕 상을 받기까지 한 열혈신자.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구원의 확신도 있고요. 하나님은 저의 아빠예요. 무릎 꿇고도 기도하지만 화장실에서도 해요. 평소에 시도 때도 없이, 술 한 잔 할 때도 ‘아~ 하나님 죄송해요’ 그래요. 사실 마음이 찔려요. 그러나 나의 목표와 내 삶의 중심, 내 마음의 처음과 끝이 다 하나님께 있으니까…. 물론 그리고 나서 또 무너지지만(웃음).”
무너져도 또 결단하고 다시 일어서려는 삶은 여느 청년들과 다를 바 없다.

“안 믿는 친구들은 몰라도 예수 믿는 친구들에게는 욕도 많이 듣거든요.”
그러나 하하의 다른 점은 그렇다하여 마냥 움츠려 있지 않다는 것. 비록 온전하지 않지만 하나님 아빠에 대한 믿음을 자기 속에 묻어두지도 않는다.


“제 친구들이 정말 다양해요. 힌두교까지는 아니래도 증산도부터 시작해서…. 사마리아 땅 끝까지는 전도 못하더라도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데려갈 수 있잖아요. 친구들한테 부탁했어요. 너희들 다른 거는 못 해도 정말 주일은 꼭 지키자. 가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라. 그 발걸음이 얼마나 귀하냐, 그랬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같이 가요. 술 먹다가 오기도 하고 그래요. 교인들한테는 미안해요. 그래도 교인들 보고 가는 건 아니니까.”
유별난 신앙이지만 그 믿음을 저버릴 수 없었던 건 어머니의 신앙과 헌신적인 사랑 때문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너무 힘들어서 득도하신 분이예요. 지금도 그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 독일에서 공부하시다가 아버지 만나고 고생 많이 하셨어요. 신앙 때문에 핍박도 많았고…. 그렇지만 늘 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넌 행복한 아이야.’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정말 사랑이 많으신 분이세요. 너무 많아, 너무. 지금도 집에 가면 가끔씩 거지가 와 있어요. 지금이 어떤 땐데….”
진흙정신으로
이만하면 제법 성공한 연예인이고, 인기에 거품이 있는 것도 알만해서 그 만큼 불안하지 않느냐 했더니 자신 있게 답한다.

“전혀 없어요. 난 달라. 이미 나락에 떨어져 봤으니까. 몽이가 너무 떴을 때 그랬어요. 워낙 준비된 사람이고 원래 잘 하는 애니까…. 그 때는 술에 살았어요. 술 먹고 거리에서 자기도 했어요. 일단 아침이 싫은 거야. 할 일이 없으니까…. 하나님께서 엄청 강하게 훈련시키신 것 같아요. 집이 망하게 하셨고, 힘들게도 해 주셨고, 이게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지금은 영화가 막 들어와. 아~ 미치겠어요(웃음).”
2년의 힘겨움을 딛고 일어선 그에게 가장 달라진 점은 예전과 달리 자기 그릇의 크기를 많이 줄였다는 것이다.

“내 그릇이 요만하니까 그냥 담아 넣기만 하면 되요. 맘이 편해져요. 내 그릇은 작으니까.”
개미 한 마리도 그냥 놔두시지 않고 쓸모 있게 만드신 하나님의 섬세함이 자신도 뭔가 꼭 필요한 모양으로 빚으셨다고 믿는 듯 했다. 그래서일까. 방송에서의 자기 역할도 분위기 메이커라 자칭한다.

“피디들에게도 말했어요. 나를 써주는 이유는 내가 최고의 배우여서가 아니라, 나를 깔아주고 다른 사람을 꽃피워주는 진흙정신, 나의 이 리액션 때문일 거라고….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면 두렵지 않아요. 훌륭한 사람보다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설날에 톨 케이트에서 표 끊어주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 자리는 누군가 꼭 해야 되는 자리잖아요. 나는 최고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난 하하니까! 그 말은 나는 유일한 사람이고, 절대 나를 흉내 낼 수 없다는 말이니까.”
음악으로 시작했지만 배우가 좋다는 그. 그러나 랩은 버릴 수 없단다. 때로 욕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던 때보다는 훨씬 좋다.

“우리 방송-SBS 라디오 ‘하하의 텐텐클럽’- 떴어요. 청취자들에게 욕도 먹지만 그래도 이렇게 말하거든요. 너희는 왕따야! 잘 나가는 사람들이 내 방송 왜 듣겠니? 다 놀러가지! 니네들 다 왕따야. 그래서 내 방송 듣는 거야. 니나 나나야. 욕하지 마. 그러나 나는 없는 자의 편에 설 거야. 제자리걸음이라 해서 안 뛸 거니? 난 뛸 거야. 제가 그래요.”
그냥 욕심 없이 착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면 된다며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오늘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 그 사람이 하하다.

“이것만 알아주면 좋겠어요.‘방송에 나오는 것이 다는 아니다.’ 더 잘해야 하지만 좀 부족하더라도 믿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하하의 목소리. 여전히 능청스럽지만 자신만의 줏대가 있다. 그래서 좋다.


태원석 기자 | ismsamuel@empal.com

[문화매거진 오늘 2006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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