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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인생
(2006년 12월 10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목사된지 15년이 되었습니다. 2007년 3월이면 교회를 담임한지도 15년이 됩니다. 나이
는 50이 됩니다. 세월이 가면 갈 수록 사는 게 신나고 목회를 하는 것이 신나고 좋습
니다. 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를 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아침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일어납니다. 오늘도 하나님이 어떤 일들을 이루실까 하는 기대감에 눈을 뜹니다. 성도
들을 섬기는 것이 좋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쓰임받는 게 좋습니다. 일상이 행복하
고, 목회하는 게 행복합니다.
저는 요즘 성경에 나오는 ‘성령에 이끌려’라는 표현과 ‘하나님의 신에 감동하
여’라는 말을 묵상중입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주십니
다. 성령이 이끌고 가십니다. 신구약을 막론하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나
님이 감동을 주십니다. 그 하나님의 감동을 받은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
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제게도 그 감동을 부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15년
이란 세월을 한결같이 이렇게 신나게 목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칠 만도 하고
권태기를 가질 만도 한데 갈 수록 일상과 목회에 대한 기쁨이 충만한 것을 보니 그렇
습니다. 이게 하나님의 감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회를 하면서 보니 목회라는 큰 틀 안에서도 하나님은 또 각각의 일들에 그 때 그
때 감동을 부어 주셨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다 목회영역인데 그 중에서도 어떤 때는
이 일에, 어떤 때는 저 일에 유독 하나님이 마음을 주시고 감동을 부어주셨습니다. 그
럴 때는 하나님이 지금 그 일 하길 원하시는 싸인으로 받고 그 일에 몸을 내어놓습니
다. 시간을 씁니다. 일이 되어집니다. 그 일이 마무리 되면 하나님이 제 마음도 거두
십니다. 하나님이 마음을 거두신 다음에는 일부러 그 일에 하나님이 감동을 주셨을
때 처럼 해보려고 해도 되지가 않습니다. 하나님은 그 때 그 때 우리에게 감동을 주시
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들을 하셨습니다. 하나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면 하나님은
또 다른 일을 위해 감동을 주셨습니다.
지난 15년을 돌아보고, 지난 1년을 돌아보아도 하나님은 우리를 이렇게 이끌고 다니
셨습니다. 2005년 수화사랑카페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교회에서 수화사랑카페가 있
는 종로3가까지 한 시간은 걸립니다. 그런데도 일주일에 몇 번씩 나갔던 것 같습니
다. 온통 마음이 다 수화사랑카페에 가 있었던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한 달
쯤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간만 나면 수화사랑카페 내부공사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제가 간다고 해서 달리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가서 공사하는 것 보는 정
도입니다. 어떤 때는 몸이 무척 피곤한 중에 공사현장을 찾았다 공사현장에서 합판을
깔고 누워있다 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제 힘으로는 도무지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수화사랑카페는 아름답게 완공되었고 지금 농인들
의 문화공간으로 귀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떠냐구요? 1년에 한 번 들리기
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이란인교회를 설립할 때도 그랬습니다. 은혜샘교회를 세울 때도 그랬습니다. 25
호까지 있는 사랑의집을 하나 하나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학사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
다. 세계 각처에서 일어난 재난현장을 찾아갈 때도 그랬습니다. 하나님이 그 때 그
때 하시고자 하는 일에 특별한 감동을 주셨습니다. 근래 한 달은 나눔마켓을 만드는
일에 하나님의 감동이 임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눔마켓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감동을 받고 일을 하면 어떤 일을 해도 신이 납니다. 기쁩니다.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일이 되어집니다. 힘든 줄 모릅니다. 힘이 넘칩니다. 창조적인 역사가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즐거워합니다. 사람
들이 살아납니다.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감동을 받고 그 감동을 따라 사는 인
생, 참 맛있습니다. 이 맛을 본 사람은 오늘도 하나님의 감동을 기다립니다. 하나님
의 감동이 임하면 움직입니다.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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