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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1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남편과 함께 유학을 다녀온 이영희자매가 얼마 전
하늘 나라로 이사했습니다. 1966년생이니 올해 마흔 둘입니다. 암으로 오랜기간 투병
중에도 늘 밝게 웃으며 산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몸이 회복되면 전공을 살려 장애인들
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했던 착한 사람입니다.
그녀가 떠나던 날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은 분
명 우리에게 있지만 이 땅에서의 이른 이별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녀
는 이제 곧 떠나야 할 날이 가까이 왔음을 알고 사랑하는 남편과 많은 이야길 나누었
습니다. 그동안 당신을 만나 당신으로 인해 많이 행복했노라고. 그리고 두 아이의 성
격이나 특징 같은 것도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답니다. 자신이 떠난 뒤에 남겨질 남편
과 두 아이들을 마지막까지도 사랑했습니다.
이영희 자매의 소원 중 하나는 남편이 예수 믿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복음에 마
음을 닫고 살아온 남편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녀의
소원을 그녀가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 이루어 주셨습니다. 그녀의 남편 박영일 형제
는 지금 매 주일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교회에 나와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습니다. 아내
를 통해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구원의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박영일 형제가 두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들이 사는 집으로 이사합니다. 이사
를 하면서 아내와 함께 살던 아파트를 사랑하는 아내의 뜻을 살려 사랑의 집으로 했으
면 해서 교회에 얘길 했습니다. 시세와 상관없이 아주 특별한 값에 교회에서 사랑의
집으로 사용해 달라고 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귀한 뜻을 살려 이 아파트를 사랑의
집 29호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안에 봉사전도대가 있습니다. 매달 한 번씩 주일 오후에 집수리를 해 주면서 복
음을 전하는 팀입니다. 이 팀이 2004년 3월 한 자매 집을 수리해 주었습니다. 당시 현
장을 다녀온 봉사전도대를 섬기는 오세현집사님이 쓴 글입니다.
“장애등급 1급 1호, 양쪽 다리 소아마비 보행불가, 우측 팔 신경손상, 국가의무교육
불혜택자. 50평생 외출한 횟수 손꼽아 기억, 가내 단추끼우기 작업. 이것이 나이 오십
인 이혜숙씨의 인생이력서입니다. 그러한 이력서에 나타난 이혜숙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우리 봉사대원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애기같은 얼굴에 환하고 밝은 그녀의
표정이 우리들의 염려를 의아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빛이나고 환한 얼굴의 비
밀은 바로 예수님이었습니다.
‘10년전 쯤 교회에 2번 나갔어요. 밝은 장로님 얼굴을 보고 예수를 믿으면 저렇게 되
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예수를 믿기 시작했어요. 교회를 가고 싶어도 몸이 불편하고 도
와주는 봉사자가 없어 갈 수는 없었지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줄은 지금도 변함
없이 느끼고 있어요.’”
현장을 다녀온 우리 팀들이 그녀의 소원 두 가지를 그 글 끝에 적었습니다. ‘첫째,
교회가고 싶어요. 둘째, 휠체어로 이동이 편한 1층으로 이사가서 이 세상을 좀더 알
고 보았으면 좋겠어요.’ 이 소원을 교회가 들어주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흘렀
습니다. 그 해 시월에 그녀는 봉사전도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
습니다. 같은 보행장애자인 형제를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매주 안산에
서 교회를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그녀는 800만원에 지하 방 하나를 전세로 얻어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그 집이
철거를 당합니다. 그 돈으로는 갈 곳이 없어 주님께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런 중에 교
회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랑의집 29호가 마련되었다고. 두 내외는 떨리는 가슴과
손으로 하나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이제 이 삼월이 다 가기 전에 이혜숙 자매는 이영
희 자매가 마련해주고 떠난 그 사랑의집으로 이사합니다. 사랑으로. 감사로.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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