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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거룩한 독서기도 -말씀을 통한 5단계 기도법

수도관상피정 엄두섭 ............... 조회 수 4631 추천 수 0 2002.11.30 08: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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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출처:은성출판사 홈페이지

말씀을 통한 5 단계의 기도방법 -

“영적 독서(Lectio Divina)”는 성경과 기도를 연결하는 4단계의 기도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lectio divina를 “영적독서기도”라고 의역할 수도 있다.
“영적(divine)”이란 말은 존재론(ontology)적 의미(영적인 독서의 대상물을 의미)와 인식론(epistemology)적 의미(영적으로 독서를 함)를 가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 사람, 새 가치의 영적 사람으로의 가치론(axiology)적인 변화(transformation)를 지향한다.

기독교의 가장 대표적인 영성수련 방법들 중의 하나가 “영적 독서기도”이다. 그런데 그 이름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적독서기도는 한국에 많이 알려진 Q.T(Quiet Time)의 원형이다. Q.T는 영적독서기도의 단계 중에서 관상의 단계가 빠져있거나 약한 것이 문제이다.

기원후 6세기에 와서는 베네딕트의 Rule for Monastries 등에서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종교개혁자 루터의 『성경읽기 지침』(Instructions on How to Read the Holy Bible)과 웨슬리의 『성경읽기에 대한 조언』(Advice on Spiritual Reading)도 영적독서와 유사하다.
영적독서기도는 개인으로도 그룹으로도 실천할 수 있다. 영성수련에 있어서, 위로는 영적 지도자를 두고 옆으로는 영적 친구를 사귀도록 하자. 향수집에 들어갔다 나오면, 향수를 사지 않아도 향수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나아가, “남의 소를 아무리 세어도 나에게 유익이 없다.”는 말을 명심하고 스스로 영성수련을 실천하자.

영적 독서기도의 단계와 그 구조: 전통적으로, 영적독서기도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 읽기(Lectio)
             2. 묵상(Meditatio)
             3. 기도(Ortio)
             4. 관상(Contemplatio)

여기서 필자가 행함(operatio) 혹은 실천적 삶이라는 단계를 첨가하기도 한다. “전통은 죽은 자의 산 얼굴이고, 맹신적 전통절대주의는 산자의 죽은 얼굴이다(Traddition is the living face of the dead: tradition is the dead face of living)”

영적독서기도의 5단계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나선형으로 발전되어 나아간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로운 5단계의 순열과 조합을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도―읽기―기도―묵상―기도―명상―기도―행함의 순서로 진행할 수도 있다.이러한 과정 중에 쓰기(기도문, 시, 산문…), 예술적 표현(그리기, 노래하기, 춤추기…), 나누기(sharing) 등등을 할 수도 있다.

십자가의 요한은 감칠맛 나게 영적독서기도를 요약한다.
“독서에서 찾아라. 그러면 묵상에서 찾을 것이다. 기도에서 두드리라. 그러면 명상에서 열릴 것이다. (Seek in reading, and you will find in meditation.  Knock in prayer, and it will be opened to you in contemplation.)”

1. 읽기(Lectio)

성경의 한 가운데를 펼치면 시편 119:105이 나온다.“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요한복음은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In the beginning was the Word)”로 시작된다. 성경말씀을 통해서 말씀(Word, Logos)이신 예수께로 나아간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지식과 정보(information)만을 위해서 성경을 읽지 말고, 나의 존재와 삶의 변화(transformation)을 위해서 성경을 읽어야 함을 명심하며 다음의 단계를 밟자.

1) 장소와 때
시간과 공간의 십일조에 인색하지는 않은가? 되도록 가장 좋은 시간과 장소에서 영적독서기도를 실천하자.
하루 24시간의 삶 전체가 기도가 되려면, 일상적인 삶이 아닌 기도만을 위한 집중적인 기도시간이 필요하다.

2) 몸풀기와 호흡, 침묵과 기도로 준비하자
영성수련 전후에 몸풀기와 호흡 고르기를 한다. 자연스럽고 깊게 호흡을 고르며, 하나님의 임재 속에 조용히 겸허한 마음으로 서자. 호흡은 온도계(thermometer)이며 동시에 온도조절기(thermostat)이다. 온도계로 체온을 재듯이, 호흡으로 그 사람의 심적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또한 온도조절기로 방안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듯이, 자연스럽고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호흡은 마음풀기의 한 좋은 열쇠이다. 호흡훈련은 기도와 묵상, 스포츠, 무술, 예술 등에서 그리고 심지어 아기를 출산할 때에도 중요시된다. 선도(仙道)와 라자 요가(Raja Yoga)는 그 긴 역사를 통해, 호흡훈련을 상당히 발전시켰다.
기독교의 헤시카즘(Hesychasm)도 호흡과 자세 등을 기도의 중요한 부분으로 가르치고 훈련했다. 성경을 읽기 전에 , 혹은 소리 내어 하나님께 기도하기 전에 한두 시간을 침묵한 성인들이 있다. 방자하게 성경이나 입을 열지 않기 위함이다. 성령의 인도를 따라 기도하자. 성령이 성경을 조명하실 것을 기도하자.

3) 성경을 전심으로, 온 몸으로 일고 듣는다.
영혼과 몸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듯이[참고:마22:37; 눅 10:27; 신 6:4-9) 성경을 그렇게 사랑하고 읽자.하나님의 사랑의 편지인 성경 앞에 서면 가슴이 설레며, 영혼의 초점이 하나님께 모아진다. 신문과 잡지, 라디오와 TV를 잊고 생명의 소리, 복된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자연스러운 호흡에 맞추어 일정량의 성경을 읽어 나아간다. 서두르지 말자. 시간에 쫓겨 햄버거를 먹어치우듯이 해서야 되겠는가? 적당한 음성으로 천천히 성경을 읽으면서 동시에 그 읽는 것을 듣자. 귀로뿐만 아니라, 피부로 그리고 온 몸으로 그 음성의 파동을 느끼자.하나님의 말씀에 모든 세포가 깊숙이 공명함을 느끼기도 한다.구름기둥이 멈추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광야에서 여행을 멈추었다. 마찬가지로 성령이 멈추면. 성경을 읽다가 멈추어 서서 그 성경말씀을 깊이 묵상하자. 그리고 다시 성령이 움직이면, 성경을 계속 읽는다.[참고:출 40:36-38]

4) 읽는 방법
신명기 6장 5절에 있는 “쉐마 이스라엘(이스라엘이여 들어라)”은 중요한 전통이다. 온 몸과 마음으로 경건하게 읽되, 읽는 방법들은 아래와 같이 다양하다.

             큰소리 읽기―작은 소리 읽기―숨소리 읽기―마음소리 읽기―소리없는 침묵독
             통독(通讀)―정독(精讀)―미독(味讀)  
             소요독(逍遙讀)과 체독(體讀)
             낭독―교독―윤독―합독
             초독―재독―암송독

5)  평생 독서: 7범주
책 중의 책 : 성경
성경은 물론이요 다른 “책”들(위의 7범주의 “책”들)도 읽자. 예를 들어, 자연이라는 책, 영혼이라는 책, 그리고 역사라는 책도 읽자. 자연과 영혼과 역사에 하나님의 흔적(vestige)이 있으며, 거기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은 성경뿐만 아니라 자연과 영혼과 역사의 원저자이시며 지휘자이시며 재창조자이다. 평생의 독서계획을 수립하자. 평생의 독서는 자손들과 역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처칠의 아버지는 늘 책만 읽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당신은 많은 독서로 양식이 풍부하니 사회를 위해서 일을 좀 해보는 것이 어떻겠소?”라고 일을 권유했다. 그러나 처칠의 아버지는 그저 책만 읽었다. 사람들은 그를 무능한 사람으로 간주했다. 무능한 사람들을 보면 “처칠의 아버지같은 사람이 또 있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과연 처칠의 아버지의 독서는 비생산적인 일이었을까?  바로 그 독서가 처칠이라는 위대한 인물을 빚은 것이다.

2. 묵상 (Meditatio)

“복있는 사람은…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시편 1:1-2). 히브리어인 “Hagah”는 보통 묵상(meditation)으로 구약에 번역되어 있다. Hagha는 내면화(interiorization)와 말씀을 계속 되뇌이는 것을 의미한다. 영어인 “meditation”은 라틴어인 “meditatio”에서 유래하며, “meditatio”는 그리스어인 “melete”와 유사하다.
“Melete”는 돌보다(care), 공부하다(study), 연습하다(exercise)등의 의미를 가진다. “Meditation”의 어근인 “med”도 치료하다(cure), 돌보다(care)등의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면, medicine=약, 의학) “heal,” “whole,” 그리고 “holy”는 같은 어원을 가진다.  곧, 치유되(cure, heal) 전인(whole person)이 건강과 평화를 얻으면 거룩해지(holy) 것이다. 묵상은 재창조와 구원을 향한 길이다. 예수는 습관적으로 새벽에 혹은 밤에 한적한 곳에서 기도묵상하곤 하였다. “나는 평생 현자들을 보고 들으며 자라 왔다. 그런데 침묵과 고요함보다 더 유인 한 것을 찾지 못했다.”(시몬, 『사막의 교부들의 금언』)

말씀묵상과 내면화에 대한 성경구절들을 소개한다. 역대상 29:17-19. 잠언 4장.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지키어 생각하니라.”(눅 2:19) 누가2:51. 예수님 자신도 성경(the Hebrew Scriptures)을 가지고 일종의 영적독서기도를 하였음직 하다. 예를 들어 마태11:4-6에 나오는 예수님의 대답은 이사야 42:6-7과 61:1에 대한 묵상의 결과가 아닐까? 마태 22:37-40에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갈파하기 이전에, 이미 예수님은 신명기 6:5(하나님 사랑)과 레위기 19:18(이웃 사랑)을 비롯한 성경전체를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묵상을 하셨을 것이다.
관주(貫珠)성경의 의미도 바로 일이관지하라는 것이다. 마가1:2-3의 기록도 이사야 40:3에 대한 묵상이 아닐까?
마음에 대한 다음의 구절들도 참조하자. 시27:3; 27:3; 51:10; 73:1; 119:2; 138:1. 삼상 2:1; 21:12; 27:1.

어떻게 묵상할까? 일기―묵상―기도―명상의 전 단계가 성령의 방법을 따른다. 수영 책만 보고 수영을 잘 할 수 있을까? 수영은 수영함으로써 배운다. 묵상도 묵상함으로써 배운다. 성령이 묵상의 대선생이시고 신앙의 선배나 친구나 책은 보조수단이다. 이러한 전제하에 몇 가지 묵상방법을 논하자.

1) 명상 중 잡념이 생길 때
명상을 하다가 잡념이 생길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잡념을 붙들고 싸우느라고 더 많은 잡념을 만들지 말자. 잡념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잡념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잡념이 저절로 온 것처럼 저절로 가도록 하자.
“Let is come, let it go.” 호흡을 가다듬거나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서, 계속 묵상 대상에 초점을 맞춘다. 5감을 조절하여 잡념을 방지하자. 한편, 5감을 적극적으로 묵상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할 수 있다.
내적인 영적 5감도 프란시스 처럼 활용할 수 있다. [참고:The Life of St. Francis in Bonaventure, Bonaventure p. 262-3.) 5감과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그리스도 중심적인 전통은, 프란시스 (약 1181-1226) 혹은 보나벤처(약 1217-1274)의 삶의 나무(The Tree of Life,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묵상이다)와 로욜라의 이냐시오(gnatius of Loyola; 약 1491-1556)의 영성수련(The Spiritual Exercises)으로 이어진다.

2) 소의 되새김질
읽은 말씀에 대해서 느끼고(sense and feel) 상상하고(imagine), 생각하고(think) 직관적으로 공명하라(intuitive resonance). 읽은 말씀 중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을 소처럼 계속 되새김질하자.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듯이, 말씀에서 달고 오묘한 맛이 나온다.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내 영혼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적신다. 말씀이 내면화 된다. 목판 활자를 진흙에 대고 누르듯, 말씀이 진흙같은 나의 존재에 서서히 새겨진다.

3) 입술로 마음으로
소처럼 말씀을 되새김질할 때, 소리내어 말씀을 반복적으로 되뇌다가, 마음의 되새김질로 넘어가도 좋다. 마음의 되새김질 중에 초점이 흐려지겨나 잡념이 들거나 졸릴 듯 할 때, 다시 입술의 되새김질로 돌아와도 좋다. 입술의 되새김질과 마음의 되새김질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고갈 수 있다. 마음에 심상(image)이 떠오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편 23편을 묵상할 때,
푸른 초장과 목자되신 예수님의 그림이 떠오른다. 친구되신 예수님과 초장을 거닐며 담소하기도 한다.

4) 말씀의 성육신
되새김질에서 말씀이 자연스럽게 외워지면 좋다. 말씀이 마음에 스며들며,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처럼 피와 살이 된다. 씌어진 성경말씀 (the written Word)이 성육신하신 말씀(the incarnate Word) 곧 임마누엘 예수로 바뀌어 간다. 날마다 크리스마스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임마누엘의 뜻)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새 사람이됨을 기도해봄직하다.

3. 기도 (Oratio)
말씀묵상을 통하여 기도의 단계로 나아간다.잘 먹은 젓소는 좋은 우유를 낸다. 마찬가지로, 깊은 묵상은 선한 기도를 낸다. 말씀묵상을 통해서 진국처럼 흘러나오는 기도가 향기로은 법이다. 나의 시편과 나의 아가서를 쓰자.

1) 삶을 기도하고 기도를 살자.
기도는 생명의 말씀에 대한 기도자의 삶의 응답이다. 삶은 마음과 몸짓, 언어와 상징과 침묵을 포함한다. 기도는 삶의 내용처럼 다양하다. 기도는 찬양, 감사, 그리고 고백을 포함한다. 기도의 표현방법도 다양하다 :
입술 기도, 마음 기도, 방언기도/찬송, 찬송, 예술 (그림, 춤, 작사작곡.…), 문학 (시, 수필, 기타 글짓기), 삶의 양식 등등.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다.”(존 크리소스톰) : 그 대화는 달콤하기도 하지만 쓰기도 하다.
기도는 밀월같은 속삭임, 얍복강의 씨름, 하나님과의 토론을 마다 않는다. 삶을 기도하고 기도를 살자.
마침내, 삶은 기도가 되고 기도는 삶이 된다. “전  생애가 하나의 향기로운 기도가  된다.”(참고: 바울, 오리겐). 이러한 기도와 삶을 형제자매들과 서로 나누자. 무지개 빛 은총이 하늘에 걸리지 않겠는가!

2) 찬양과 감사
다양한 기도의 내용들 중에서 네 가지를 짚어보자. 이 네 가지는 ACTS(성경의 사도행전을 의미)로 요약된다.
오리겐도 이미 이 네가지 요소를 말했다.

A=adore (찬양, 예배, 경배하다)
C=confess (고백하다)
T=thank (감사하다)
S=supplicate (간구하다)

찬양과 감사의 예를 들어보자. 시편 146-150편은 “할렐루야 시편”으로 불리운다. 할렐루야(하나님을 찬양하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끝나기 때문이다. “무릇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 할렐루야.” (시편150:6)
시편 105편은 이스라엘의 요약판 역사이다. 역사의 반추를 통한 감사의 시요 신앙고백이다. “여호와께 감사하며 그 이름을 불러 아뢰며 그 행사를 만민 중에 알게 할지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의 모든 기사를 말할지어다. 그 성호를 자랑하라. 무릇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마음이 즐거울지로다. 여호와와 그 능력을 구할지어다…여호와께서 구름을 펴사 덮개를 삼으시고 밤에 불로 밝히셨으며 그들이 구한즉 메추라기로 오게 하시며 또 하늘 양식으로 그들을 만족케 하셨도다. 반석을 가르신즉 물이 흘러나서 마른 땅에 강같이 흘렀으니…할렐루야.”

3) 고백
시편 51편은 다윗의 회개의 기도이다.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하나님이여 내 속에 순정한 마음을 창조(Barah)하소서…” (시편51:1-10,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한 후 예언다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지은 시) 여기서, “Barah(창조하다)”라는 히브리말은  하나님의 창조행위에만 씌어지는 말이다. 창세기 1장 1절에도 “Barah”라는 말을 쓰고 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참고 : coram Deo, 종교개혁자들의 신앙태도] 고백과 회개를 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새 창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내 안에 견고한 (혹은 정직한)영을 새롭게  하소서.”(시편51:10) 어거스틴의 고백록도 참고하자.

4)  간구
빨래를 빨래줄에 걸 듯이, 기도를 말씀에 건다. 허공에 건 빨래가 땅에 떨어지듯이, 말씀에 걸지 않은 기도는 힘없이 추락한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가 이루어진다. 주기도문(the Lord’s Prayer, 가톨릭은 “Our Father”)은 7가지의 간구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부 3가지는 하늘의 것을 구하고, 후반부 4가지는 땅의 것을 구한다. 마 6:33이 주기도문의 정신과 구조를 잘 요약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시리라.” 마태복음 6:5-34절을 읽자. 간구의 궁극은 하나님 자신, 하나님과의 합일, 그리고 하나님나라이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생존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오니…내 영혼아…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시42)

5) 기도의 3요소
교회는 전통적으로 기도의 삼 요소를 가르쳐 왔다:

① 순수 (pura, 혹은 pure)
②간결 (brevis, 혹은 brief)
③자주 (frequens, 혹은 frequent)

주기도문은 위의 삼 요소를 만족시킨다.
주기도문은 영혼과 육, 개인적인 것과 사회역사적 측면을 포괄적이면서도 간결순수하게 기도하고 있다. 주님을 더 가깝게 뵐 때까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주기도문을 계속 간직하자.기도의 삼 요소를 충족시키는 “예수 기도(Jesus Prayer)”도 실천하자. 예수 기도의 표준형들 중의 하나 :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Jesus Christ Son of God, have mercy upon us!)”

4. 관상 (Contemplatio)

1) 관상이란?
관상은 지성소처럼 고요하며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난다. 관상은 음(陰)의 영성(apophatic spirituality)의 정수이다. 한국 개신교는 음의 영성에 약하다.영적독서기도(lectio divina)가 QT(quiet time)의 원형인데, QT에 명상의 단계가 빠져있거나 미약한 것이 그 예이다.관상을 포함한 영적독서기도는 가톨릭, 동방정교, 그리고 개신교가 분열되기 이전에 있었던 기독교 일반의 공통 신앙유산이다.

2) 관상의 방법

(1) 듣고 비우기
기도는 대화이며 쌍방통행이다. 하나님께 기도(oratio)라는 전화로 말을 했으니 이제는 듣자. 내 말만 하고 전화를 끊으면 되겠는가? 성경말씀(한국어이든 영어이든)까지도 놓고 원저자이신 하나님 자신을 만나자. 하나님의 원언어는 한국말도 영어(英語)도 아니다, 나아가 히브리어도 아니고 헬라어도 아니다. 나의 제한된 언어와 개념의 옷을 벗자. 나의 생각과 느낌과 심상(image)등 모든 것을 비우고 (kenosis, 참고 빌립보서 2:5-11) 하나님을 듣자. 영원한 첫사랑의 밀어를 듣는 시간이다.

(2) 잡념?
관상을 하다가 잡념(distractions)이 생기면 “온대로 가게하라.(Let it come, let it go.)” 방법을 쓰자. 관상의 전 단계로 돌아가서 말씀묵상을 하다가(예를들어,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를 반추) 다시 관상으로 진입해도 좋다.다시 영혼의 지성소로 돌아와 하나님을 바라고 듣자. 내가 가진 모든 것(what I have) 예를들어, 언어, 개념, 학식, 예술성, 명예욕 등을 비워 하나님 앞에 내어놓자. 나의 나됨(who I am, what I am)자체와 전 존재를 겸허히 비워 하나님 앞에 내어놓자.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거룩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 하나님과 밀월의 시간을 즐긴다.

(3) 은혜의 길
묵상과 기도와 하나님을 듣기 중에 체험되는 한마음(single-mindedness) 혹은 초점화(one-pointedness)가 계속되고 깊어진다. 그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알 길이 없다, 무한이다. 궁극적으로 관상은 길 없는 길, 은혜의 길을 간다.
“하나님을 만나고 보니, 내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고 나는 단지 하나님에 의해서 찾아졌을 뿐이다.
내가 하나님을 찾기 훨씬 이전부터 하나님은 나를 연모하여 찾고 계셨다.”
묵상은 그 중심은 어디에도 있으나 그 경계는 어디에도 없이 무한히 넓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땅이다.  하나님 앞에(Coram Deo, 종교개혁자들의 표어이다) 마음을 모으고 선 곳이 바로 그 중심이다.
겸손하게 옷깃을 여미고 신망애의 신을 신자.

3) 관상의 열매

관상의 열매는 하나님과의 합일(unio mystica)이다. 하나님과 합일한 자는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과 지혜를 가진다.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잠언 4:7) 또한 하나님과 동행하여 하나님 중심의 사랑의 삶을 산다.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전13:13) 시내산에서의 10계명의 계시는 조명을, 광야생활은 정화를 의미한다.  
마침내,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은 하나님과의 합일을 비유한다. 삼위일체는 사랑의 합일(loving union)과 영교, 그리고 창조적 조화(creative harmony)의 샘(fountain-fullness of fecundity)이다. 그 샘에서 생명수(the Living Water)로 오신, 참 하나님(vere Deus)이면서 참 인간(vere Homo)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신인합일의 원형이요 원동력이다. 하나님과의 사랑의 합일이란 주제는 성경 전편을 흐르고 있다. 예를 들면, 아가서, 요한복음 15장과 17장. 고후 5:17-19. 갈 2: 20. 엡1:3-10; 2:1-22; 3:14-21; 4장.  빌 2:1-11. 골2:6-7. 영성체험의 극치는 하나님과의 합일이라는 말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①하나님과의 합일 혹은 결혼, 하나님의 형상 회복(apokatastasis)―존재론적 측면. 캘빈의 신학과 영성의 핵심에는 unio mystica가 있다. [참고 : F. Senn, Protestant Spiritual Traditions, NY: Paulist Press, 1986
②하나님 임재의식과 영적 교통. 영안―영적 감각―영적인식.(인식론적 측면).
③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며,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 속에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기(가치윤리적 측면). 구약의 613가지의 계명들은 10계명으로, 10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요약된다.[참고 : 신6:5. 레19:18. 마22:37-40. 눅 10:27. 고전 13. 갈5:14. 요일4:7-21. 베드로의 8덕 (벧후1:5-8).  8복을 포함한 산산수훈 (마태5-7장)]
④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합일―기독론과 교회론적 측면[ 참고 : 롬 12, 고전 12, 엡 4]
⑤하나님 나라(새하늘과 새땅과 새사람)의 체험과 도래―역사와 종말론적 측면
⑥이외에도 신화(神化, theosis), 성화(sanctification), 성결. 예수화 (엡4:13. 토마스 아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The Imitation of Christ), 이냐시오의 『영성수련, 성령충만(성령의 열매와 은사들이 충만. [참고: 갈5:22-23. 롬 12, 고전 12, 엡 4. 엡5:18-21.], “오직 하나님(only God)”과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을 체험하며,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라고 찬양하기도 한다. 예수님처럼 “아바, 아버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체험한다. 바울처럼, 그리스도가 내 안에 (갈2:20),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살며, 참 자아(true self)를 찾으며,
자아중심성에서 하나님 중심의 삶(God-centered life)을 산다. 참고로, “그리스도 안”이라는 구절이 성경에 150번 이상 나온다. 깊은 하나님체험 속에서 언어를 놓고 침묵하는 사람들도 많다.  

5. 행함 (Operatio)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신령한 변화 (transfiguration)를 보고 베드로는 그 곳에 거주하자고 예수님께 요청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산하여 하나님 나라 사역을 계속하신다.[참고 : 막9:2-32; 눅9:28-36; 마17:1-13. ] 믿음과 행함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성경에는 믿음의 구절뿐만 아니라 행함의 구절들도 많다. 예를 들면, “우리가 듣고 행하겠나이다.”(신5:27) 예수님 왈,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눅10:28)  또 산상수훈의 결론 부분에서도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마7:24) “행위가 따르지 않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 (약 2:17)
태풍의 눈 처럼 고요한 명상은 태풍처럼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으로 나타난다. [참고, 빌4:13.] 사도행전은 기도행전이었다. 기도가 사도행전의 산실이었다. 기도의 사람들은 이웃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믿음의 역사, 소망의 인내, 사랑의 수고가 넘친다. 모세, 바울, 프란시스, 아빌라의 테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 종교개혁자들,  본 회퍼, 토마스 머튼 등등, 한국의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등등.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많은 훌륭한 분들―그 이름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행함(operatio)은 사랑의 실천이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며, 몸과 마음과 삶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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