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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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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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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염소뿔달 2월 눈지붕달 3월 냇물소리달
4월 나무늘보달 5월 엄마젖달 6월 소금쟁이달
7월 별바라기달 8월 각시붕어달 9월 새털구름달
10월 달그림자달 11월 갈대밭달 12월 진눈깨비달
엊그저께 대통령을 뽑던 국민투표날, 허리는 꼬부랑 정신은 깜박깜박인 논정댁 할매도 부지깽이나 키가 그만한 지팡이를 앞세우고 근처 초등학교로 투표를 갔다.
산국도 지고 겨울 복판의 들길은 황량 그 자체였지만 할매의 몸빼에 새겨진 유치찬란한 장미꽃 문양이 오밤중의 역사(歷史)를 백촉 전등으로 밝힌 듯만 싶었다. 시국 설교가 다반사인 해괴한 교회의 만년 집사인 할매는 상당한 정치적 식견을 갖출 법도 하였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를 생활 신조로 삼고 사는 분이시다.
고로 다음과 같은 질문은 아주 할머니다운 질문이렷다. “김대중이는 요번에 몇 번으로 나왔다요?” 흐흐흐, 어떤가. 이 질문은 정말로 진짜로 내가 얼마 전에 할머니에게서 들은 질문을 백 프로 고대로 옮긴 것이다.
“아따메 할무니. 그 양반은 대통령 해묵었응게로 인자 선거에 안나온당게요.”하였더니 여간 서운해하는 표정이 아니셨다.
할매가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갖고 계시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부종사 오로지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청와대로 집을 옮긴 그 양반은 할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의 빚을 깡그리 잊어버린 모양이었으나 할머니는 여태도 외사랑이다. 우스갯소리 한 자락 더 하자면, 작은아들 여울 적 신혼여행을 떠나는 새아가를 붙잡고 이런 당부를 내리셨단다.
“아가∼내 말 우습게 듣지 말고 명심해야 쓴다. 무조건 많이 낳어야 쓰겄더라. 쪽수가 적어가꼬 요번에도 안 져부렀냐? 생각헐수록 원통허고 원통허다. 이 집안은 둘째 치고라도 니가 이 나라를 생각한담사 노력을 해야 한 쓰겄드냐?”
그래서인가 인간복사기 며느리는 남편을 빼박은 아들 딸 도합 넷을 부지런히 낳았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달력은 찢기어 떡을 싸는데 사용되고 이 집 저 집 잔치떡을 나르면서 막내아들까지 다 저지금을 내주었다.
할머니는 내가 만들어 교인들과 나누는 새 달력을 보더니 떡도 쌀 일이 없고 딱히 달력을 볼 일도 없는 분이(자식네들이 오는 설날과 한가위만 알면 그뿐) 큼지막한 아라비아 숫자의 농협 달력이 좋더라고 한마디다. 주면 고맙게 받으실 일이지 흠흠. 한번 준 걸 빼앗기는 그렇고, 그 달력 구해 보겠으니 이건 아들네 오면 주라고 하였다.
할머니의 우상 김대중 대통령도 이젠 청기와집을 떠나야하는 2003년. 그 청기와집에 이 나라 서러운 모든 백성들이 들어가 앉아서 잔치의 흥을 느끼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임의진 목사가 만든 2002년 달력.
해마다 만드는 달 이름 달력. 올해는 이렇게 달 이름을 지어보았다.
1월 염소뿔달(새해는 양띠해다. 우리에겐 낯선 동물 같아서 염소라고 그랬다. 염소뿔싸움을 하듯 야무진 새해 첫달이 되길 빌어본다), 2월 눈지붕달(함박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하얀 눈 뒤집어 쓰고 그대 집앞에 서 있고 싶다), 3월 냇물소리달(그렇구나, 저 얼음장 강물 밑으로 봄이 흘러오고 있구나), 4월 나무늘보달(푸른 잎이 돋아 오르는 달, 왕궁을 떠나 보리수나무 아래 계셨다는 나무늘보를 알고 있다. 빠름이 아닌 느림을, 가짐이 아닌 버림을 가르쳐준 부처님이 태어나신 달), 5월 엄마젖달(일곱 살까지 나는 어머니 젖가슴을 만졌다. 어머니 가슴에 비교하면 형편없는(?) 막내 누나 것을 만졌다가 무진장 혼이 나기도 했다), 6월 소금쟁이달(여름이 찾아오고 냇물엔 소금쟁이가 만행 중이시다.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달), 7월 별바라기달(장마가 지나가면 밤별이 얼마나 초롱하던가. 별! 똥별 구경은 덤이다), 8월 각시붕어달(차가운 물에 첨벙 뛰어들고 싶은 달, 더구나 물 속에는 각시붕어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9월 새털구름달(가을이 밀려든다. 새털구름이 날갯짓 하는 가을하늘), 10월 달그림자달(한가위 달마중을 나갔다가 달그림자를 보았다. 나는 당신의 그림자인가), 11월 갈대밭달(들엔 억새가 강가엔 갈대가 두두두 두두두 달리는 말갈기처럼 보인다. 갈대밭을 걸어 달려오는 찬바람), 12월 진눈깨비달(겨울 그리고 성탄절, 창밖엔 진눈깨비가 내리고 주일학교 아이들이랑 성탄 캐럴을 부른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임의진님은 해마다 인디언처럼 달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강진과 광주 두 곳에 남녘교회를 세워 예배를 하고 한 뙈기 논밭을 일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수필집 『참꽃 피는 마을』 『종소리』 그림동화 『예수』를 펴냈습니다. 아호는 어깨춤, 당호는 선무당(仙舞堂), 홈페이지는 www.sunmoodang.com입니다
4월 나무늘보달 5월 엄마젖달 6월 소금쟁이달
7월 별바라기달 8월 각시붕어달 9월 새털구름달
10월 달그림자달 11월 갈대밭달 12월 진눈깨비달
엊그저께 대통령을 뽑던 국민투표날, 허리는 꼬부랑 정신은 깜박깜박인 논정댁 할매도 부지깽이나 키가 그만한 지팡이를 앞세우고 근처 초등학교로 투표를 갔다.
산국도 지고 겨울 복판의 들길은 황량 그 자체였지만 할매의 몸빼에 새겨진 유치찬란한 장미꽃 문양이 오밤중의 역사(歷史)를 백촉 전등으로 밝힌 듯만 싶었다. 시국 설교가 다반사인 해괴한 교회의 만년 집사인 할매는 상당한 정치적 식견을 갖출 법도 하였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를 생활 신조로 삼고 사는 분이시다.
고로 다음과 같은 질문은 아주 할머니다운 질문이렷다. “김대중이는 요번에 몇 번으로 나왔다요?” 흐흐흐, 어떤가. 이 질문은 정말로 진짜로 내가 얼마 전에 할머니에게서 들은 질문을 백 프로 고대로 옮긴 것이다.
“아따메 할무니. 그 양반은 대통령 해묵었응게로 인자 선거에 안나온당게요.”하였더니 여간 서운해하는 표정이 아니셨다.
할매가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갖고 계시는지는 잘 모르지만, 일부종사 오로지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청와대로 집을 옮긴 그 양반은 할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의 빚을 깡그리 잊어버린 모양이었으나 할머니는 여태도 외사랑이다. 우스갯소리 한 자락 더 하자면, 작은아들 여울 적 신혼여행을 떠나는 새아가를 붙잡고 이런 당부를 내리셨단다.
“아가∼내 말 우습게 듣지 말고 명심해야 쓴다. 무조건 많이 낳어야 쓰겄더라. 쪽수가 적어가꼬 요번에도 안 져부렀냐? 생각헐수록 원통허고 원통허다. 이 집안은 둘째 치고라도 니가 이 나라를 생각한담사 노력을 해야 한 쓰겄드냐?”
그래서인가 인간복사기 며느리는 남편을 빼박은 아들 딸 도합 넷을 부지런히 낳았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달력은 찢기어 떡을 싸는데 사용되고 이 집 저 집 잔치떡을 나르면서 막내아들까지 다 저지금을 내주었다.
할머니는 내가 만들어 교인들과 나누는 새 달력을 보더니 떡도 쌀 일이 없고 딱히 달력을 볼 일도 없는 분이(자식네들이 오는 설날과 한가위만 알면 그뿐) 큼지막한 아라비아 숫자의 농협 달력이 좋더라고 한마디다. 주면 고맙게 받으실 일이지 흠흠. 한번 준 걸 빼앗기는 그렇고, 그 달력 구해 보겠으니 이건 아들네 오면 주라고 하였다.
할머니의 우상 김대중 대통령도 이젠 청기와집을 떠나야하는 2003년. 그 청기와집에 이 나라 서러운 모든 백성들이 들어가 앉아서 잔치의 흥을 느끼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임의진 목사가 만든 2002년 달력.
해마다 만드는 달 이름 달력. 올해는 이렇게 달 이름을 지어보았다.
1월 염소뿔달(새해는 양띠해다. 우리에겐 낯선 동물 같아서 염소라고 그랬다. 염소뿔싸움을 하듯 야무진 새해 첫달이 되길 빌어본다), 2월 눈지붕달(함박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하얀 눈 뒤집어 쓰고 그대 집앞에 서 있고 싶다), 3월 냇물소리달(그렇구나, 저 얼음장 강물 밑으로 봄이 흘러오고 있구나), 4월 나무늘보달(푸른 잎이 돋아 오르는 달, 왕궁을 떠나 보리수나무 아래 계셨다는 나무늘보를 알고 있다. 빠름이 아닌 느림을, 가짐이 아닌 버림을 가르쳐준 부처님이 태어나신 달), 5월 엄마젖달(일곱 살까지 나는 어머니 젖가슴을 만졌다. 어머니 가슴에 비교하면 형편없는(?) 막내 누나 것을 만졌다가 무진장 혼이 나기도 했다), 6월 소금쟁이달(여름이 찾아오고 냇물엔 소금쟁이가 만행 중이시다.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달), 7월 별바라기달(장마가 지나가면 밤별이 얼마나 초롱하던가. 별! 똥별 구경은 덤이다), 8월 각시붕어달(차가운 물에 첨벙 뛰어들고 싶은 달, 더구나 물 속에는 각시붕어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9월 새털구름달(가을이 밀려든다. 새털구름이 날갯짓 하는 가을하늘), 10월 달그림자달(한가위 달마중을 나갔다가 달그림자를 보았다. 나는 당신의 그림자인가), 11월 갈대밭달(들엔 억새가 강가엔 갈대가 두두두 두두두 달리는 말갈기처럼 보인다. 갈대밭을 걸어 달려오는 찬바람), 12월 진눈깨비달(겨울 그리고 성탄절, 창밖엔 진눈깨비가 내리고 주일학교 아이들이랑 성탄 캐럴을 부른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임의진님은 해마다 인디언처럼 달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강진과 광주 두 곳에 남녘교회를 세워 예배를 하고 한 뙈기 논밭을 일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수필집 『참꽃 피는 마을』 『종소리』 그림동화 『예수』를 펴냈습니다. 아호는 어깨춤, 당호는 선무당(仙舞堂), 홈페이지는 www.sunmoodang.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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