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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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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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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에 있어보기
안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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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려던 손을 멈칫
키를 돌려 현관문을 따고
다시 닫을 때까지도 기척이 없네.
신도 못 벗고 시계를 보니 열시.
오후 한 시에 온 댔으니 세시간이 비어
이방 저방 열어 보고
열린 화장실도 한 번 보고
할 일이 없어 시계를 보니
큰바늘 그대로.
외투만 벗고 신문 뒤저적,
TV 켜고 수십개 유선 채널 뒤져도 볼게 없네.
'호박죽 끓여 두고 갈게' 그 소리 들려
뒷 베란다 냄비에 담긴
노오란 식은 호박죽 그대로 후루룩.
시계를 보니 당 당 멀었네.
또각 또각 발소리에 귀 기울여도 보고
웅크린 채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아도
야근을 하고 온 무거운 몸에
그 잠도 안 들르시네
이렇게 조용한데.
애들 데리고 백화점 문화센타에
교육 받으러간 내 아내
세어도 안 오네
빌어도 안 오네
'우리 없을 때 잠 좀 자두지 왜 이제 잘려고 그래요!?'
뾰로통한 아내의 타박
피시식 자장가로 들으며 나 이제 잠이 드네. (2001.3)
안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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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려던 손을 멈칫
키를 돌려 현관문을 따고
다시 닫을 때까지도 기척이 없네.
신도 못 벗고 시계를 보니 열시.
오후 한 시에 온 댔으니 세시간이 비어
이방 저방 열어 보고
열린 화장실도 한 번 보고
할 일이 없어 시계를 보니
큰바늘 그대로.
외투만 벗고 신문 뒤저적,
TV 켜고 수십개 유선 채널 뒤져도 볼게 없네.
'호박죽 끓여 두고 갈게' 그 소리 들려
뒷 베란다 냄비에 담긴
노오란 식은 호박죽 그대로 후루룩.
시계를 보니 당 당 멀었네.
또각 또각 발소리에 귀 기울여도 보고
웅크린 채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아도
야근을 하고 온 무거운 몸에
그 잠도 안 들르시네
이렇게 조용한데.
애들 데리고 백화점 문화센타에
교육 받으러간 내 아내
세어도 안 오네
빌어도 안 오네
'우리 없을 때 잠 좀 자두지 왜 이제 잘려고 그래요!?'
뾰로통한 아내의 타박
피시식 자장가로 들으며 나 이제 잠이 드네. (2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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