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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70% "개신교 자기중심적"

수필칼럼사설 주재일 기자............... 조회 수 3252 추천 수 0 2003.05.16 12: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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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개신교, 영향력 크나 힘들 때 도움 청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살다보면 문득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을 품을 때가 더러 있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가식적인 언행을 하거나 겉치레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물음에는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남이 뭐라고 생각하든 무시하고 내 멋에 겨워' 사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그런 성향이 강해진다. 그것이 '시대적 흐름'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회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해야 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교회는 나를 위해 존재한다기보다는 남을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뭐라고 하든 귀 막고 내 맘대로 하겠다고 하면, 그 때부터 세상도 교회가 하는 말에 귀를 막아버릴 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신대학교 신학연구소(소장 채수일)는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올해 2월부터 두 달간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국 개신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사회·문화적 변동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였고, 4월 2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1천 명 가운데 개신교 20.2%, 불교 20.1%, 카톨릭 18.9%를 차지했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50.1%였다.

개신교, 영향력은 큰데, 내용은 '글세'

▲60호 커버스토리.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교회 또는 개신교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인다. 사람들은 개신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정치·사회·문화 분야에서 가장 크게 영향력을 끼친 종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신교(40.2%)가 불교(27.5%)와 카톨릭(20.4%)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쉴 만도 하다. 하지만 영향력을 많이 끼쳤다는 표현이 꼭 긍정적인 평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차분하게 세상 사람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사람들은 개신교가 구한말과 독립운동 과정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는 민주화와 통일운동에도 기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록 개신교의 절대 다수는 침묵 내지 방관하고 있었지만, 소수의 희생과 헌신이 한국 개신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개신교의 모습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현재 비종교인 가운데 과거 개신교인이었던 사람이 56%나 됐다. 불교(19.8%)나 카톨릭(18%)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예수를 믿다가 그만 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뜻이다. 다시 개신교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21.5%) 역시 불교(19.8%)와 카톨릭(18%)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98년에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와 비슷하다. 5년이 지났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뜻이다. 당시는 종교를 가질 의향이 있는 사람에게 어떤 종교를 믿을 생각이냐고 물었다. 개신교(22.3%)는 불교(40.3%)와 카톨릭(37.4%)에 비해 선호도가 낮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비종교인들이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곳에 대한 응답 결과는 더 참담하다. 교회(7%)는 시민단체(12.6%)나 사찰(10.8%)은 물론 정부기관(10%)보다 낮았다. 물론 힘들어하는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보다 낮은 수치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얼굴이 붉어진다.

그렇다면 개신교의 어떤 모습이 사람들로 하여금 비판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일까. 응답자의 68.9%가 '한국 개신교는 자기 교파·자기 교회 중심적'이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개신교회의 수가 너무 많다'는 대답이 67%를 차지했다. '주변에 품위와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많다'고 응답자도 상당 수(52.8%)에 달했다. 한미준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개신교는 참 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교세를 확장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76%였다. 카톨릭(35.1%)과 불교(36.6%)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또 개신교는 지나치게 헌금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70.8%에 달했다. 이 결과 역시 카톨릭(28.7%)과 불교(33.6)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한국 개신교가 성장제일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물신숭배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난 이들도 40.3%에 달했다. 이 내용을 묶어보면, "한국교회는 나밖에 모른다"는 말로 종합할 수 있다.

교회, 이웃에 대한 관심 더 각별해야

이번 설문조사에서 개신교는 개화기 이후 한국 근·현대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현재 한국의 개신교가 바람직한 모습이거나 다른 종교에 비해 우리 사회의 발전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아니다. 설문조사 책임자 강성영 교수(한신대)는 "이번 여론조사에 비쳐진 개신교의 신뢰도는 매우 위험한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2년 3월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은 '이웃종교에서 보는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 적이 있다. 그때 카톨릭 신자인 노길명 교수(고려대)는 "다른 종교에 대한 개신교 신자들의 일반적인 태도는 극도의 배타성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불교의 진월 스님(한국종교연합선도기구 대표)도 "교회 지도자들은 신자들을 잘 가르쳐 예수님의 뜻과 삶을 실천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헌금에나 신경 쓰며 속물적 생업에 급급하다. 신자들은 교회에 가서 이웃 사랑을 배우기보다는 개인적인 복이나 빌고 자기 위안에 사로잡힌 명목적인 기독교인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한국교회는 더 이상 내 멋에 겨워 내 맘대로 사는 생활을 버리고, 세상과 호흡하고 대화하면서 나를 겸허하게 성찰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재일 (200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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