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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내가 우는 까닭은 -- 우는 사람은 아름답다

北山편지채희동 채희동............... 조회 수 2859 추천 수 0 2003.03.21 11:08:18
.........
출처 :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하나님께 나갈 수 있는 힘이다. 나를 드러내지도 않고 오직 내 안에 주님을 모실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가난한 자요, 우는 자이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그냥 눈물이 난다
  
슬픈 영화를 보지 않아도, 슬픈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냥 슬퍼질 때가 있다. 내 몸 밖에서 들려오는 수없이 많은 슬픈 이야기들, 이 세상에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 때문이 아니다.
  
우리네 인생 살다보면, 그냥 슬퍼질 때가 있다.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돈이 많아, 자식이 성공을 해 행복할 거라 생각되는 사람들도 가끔은 제 속에서 자기가 우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내 얼굴은 진달래꽃 피듯 활짝 웃고 있는데, 내 몸 속에서는 쓸쓸한 가을날의 낙엽처럼 울먹이는 나를 보고 놀란다.


내가 우는 까닭은  
  

▲ⓒ뉴스앤조이 신철민
시인은 내 눈물의 진원지를 이렇게 노래한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것은 아픈 사연을 몰고 오는 바람도 아니다. 눈물에 젖어있는 달빛은 더욱 아니다. 내 온몸을 흔들며 울음 짓게 하는 것은 내 속의 '나'이다. 시인은 나를 이렇게 흔드는 까닭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라고, 내가 이렇게 울고 있음으로 나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 시인은 내가 그냥 우는 까닭을 말해 주고 있다. 내가 이렇게 내 속에서 조용히 울음 짓는 까닭은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자기 안에 눈물샘 하나씩 간직하고 산다. 그 눈물샘이 막히지 않고 조금씩 흘러나올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눈물은 내 몸과 영의 저 깊은 곳에서 흘러나와 나를 나되게 한다. 그래서 눈물은 내 영혼의 흔적이다.

자꾸만 자꾸만 흘러나와야 맑은 물이 그냥 솟아나는 것처럼 내 눈물의 샘은 쉬지 않고 아무 까닭도, 이유도 없이 그저 소리 없이 솟아나는 영혼의 샘이다.
  
사람만 어찌 살아있는 존재인가. 갈대도 소리 없이 제 속에서 온몸 흔들며 운다. 소쩍새는 밤하늘 바라보며 아무 까닭도 없이 소리내어 운다. 시냇물 속에 붕어는 눈을 감으면 눈물이 흘러나올 것 같아 큰 눈 한 번 깜박이지 못하고, 그저 커다란 눈에 눈물만 고여있다. 들길에 오색으로 물든 코스모스도 예쁜 꽃 속에 눈물이 고여 있다.


우는 자가 복이 있도다


▲눈물 많은 인생은 진실되고 순결하다. 인생 길을 걸으며 지극히 작은 것에도 눈물
뿌릴 수 있다면, 아, 그 인생은 아름다워라.  ⓒ뉴스앤조이 신철민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 이제 우는 자가 복이 있도다. 너희가 웃을 것이요"(눅 6:21)라고. 예수님은 어찌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 하시는가.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기를 바라는 데, 왜 주님은 우는 자가 되라 하시는가.
  
내 속에 눈물샘이 있음은 내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하나님께 나갈 수 있는 힘이다. 나를 드러내지도 않고 오직 내 안에 주님을 모실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가난한 자요, 나는 우는 자이다.
  
우는 사람은 아름답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울 수 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자이다. 갈대와 얼굴 마주하고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은 고결하고 순고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눈물 많은 인생은 진실되고 순결하다. 인생 길을 걸으며 지극히 작은 것에도 눈물 뿌릴 수 있다면, 아, 그 인생은 아름다워라.
  
그러나 나를 위해 울지 말아라. 나를 위해 운다면 그것은 우는 것이 아니다. 내 문제, 나의 욕심이 채워지지 않았음에 슬피 운다면 그것은 우는 것이 아니라 원망의 몸짓에 불과한 것. 나 자신을 위해 울지 말고 내 안에 계신 주님을 위해 울라. 내 육신을 위해 울지 말고 내 영혼을 위해 울라. 그러면 그대의 삶이 아름다우리라.

  그냥 슬퍼진다.
  그냥 눈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오늘도 내 속에서
  우는 나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이제는 웃으며 말하지 않으리
  이 세상에 대하여,
  나에 대하여
  울으며
  울부짖으며 말하리라.
채희동 (2001-11-06 오후 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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