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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영성마당1> 강요될 수 없는 영성

영성묵상훈련 김진............... 조회 수 3031 추천 수 0 2003.08.26 20: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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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출처/http://www.newsnjoy.co.kr/rnews/pastorate-1.asp?cnewsDay=20030617&cnewsID=18
왜곡된 개념에서 벗어난 그리스도교의 참된 영성

▲「그리스도교 영성」 김진 지음.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잘 알려진 짧은 소설 [깊이에의 강요]는 자신의 그림에 깊이가 없다는 한 평론가의 말에 괴로워하다 끝내 자살하고 마는 한 여자 화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그림에 재능이 보이고 호감을 불러일으키기는 하나 깊이가 없다는 이 한마디에 사로잡힌 그녀는 자신의 그림에 깊이를 강요하다 절망하고 만다.

그녀가 자살한 후 그 평론가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고한다. '소박해 보이는 그녀의 초기 작품들에서 이미 충격적인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사명감을 위해 고집스럽게 조합하고, 기교에서 이리저리 비틀고 집요하게 파고듦과 동시에 지극히 감정적인, 분명 헛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피조물의 반항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숙명적인, 아니 무자비하다고 말하고 싶은 그 깊이에의 강요를?'

깊이가 없다고 비판했던 같은 사람의 초기 작품에서 오히려 깊이에 대한 강요를 읽어내는 평론가의 모습은 그녀의 죽음을 더욱 더 허망하게 한다. 소설이긴 하지만 그가 만약 좀더 일찍 그녀의 그림에서 비록 강요된 깊이이긴 했어도 그림의 깊이를 인정했더라면 그녀가 자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성의 인기(?) 홍수 시대
그렇다면 영성은 강요될 수 있는 것일까? 많은 그리스도인이 영성이라고 이름 붙인 책과 모임, 혹은 영성수련에 몰리고 있다. 그리스도인다운 영성을 함양(?)하려는 간절한 소망들이 넘쳐난다. 영성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영성 없이도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영성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영성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문제는 일부 교회나 영성가들이 인간의 영성을 마치 하나의 교양이나 특별한 능력으로 이해하여 사람들에게 영성을 강요하듯 강조하는 태도다. 또한 자신 스스로 분별없이 영성수련을 쫓아다니는 모습도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영성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고 또 강요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영성은 그리스도인의 본질이기 이전에 영을 지닌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한다. 자연스러운 것을 인위적으로 강요하거나 분석하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지네의 고민
지나가던 지네를 본 개미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나는 발을 여섯 개 내딛는데도 어느 발이 어떻게 먼저 나가는지 생각해보면 신기한데 발이 수십 개인 저 지네는 어떻게 헷갈리지 않게 차례대로 발을 내밀면서 기어갈 수 있는 걸까?' 그래서 그 개미는 옆에 기어가는 지네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개미의 질문에 지네는 난감했다. 그 자신이 한 번도 자신의 발 중 어떤 발이 먼저 나가고 뒤에 나가는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맘먹은 대로 자연스럽게 발이 움직였기에 돌아다녔을 뿐이다. 개미의 질문을 받은 지네는 비로소 생각하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어떤 발을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이 발? 그 다음 발은?' 이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불행히도 그 지네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자연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다. 우리의 영성이 자연과 깊이 교류될 수 있는 이유도, 자연과 만남을 통해 성숙될 수 있는 이유도 영성 그 자체가 자연세계만큼이나 인간의 삶 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와 움직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에게 그리스도인의 온전한 영성을 위해서는 ~해야 된다, ~하라 등의 표현이 상식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라! 성서를 읽어라, 읽어야 한다! 등과 같이 신앙생활을 강요하는 설교와 가르침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신앙덕목 중 어느 것 하나 강요나 강제적인 수련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하는' 기도와 '되는' 기도, '읽는' 성서와 '읽히는' 성서
예를 들어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기도는 '하는' 기도보다는 '되는' 기도이고, 성서도 우리가 '읽기' 이전에 '읽혀야' 깨달음이 오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만약 그런 강요된 방식으로 획득된 영성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영성의 모양은 있으나 그 속에 진실은 없는, 있는 것만 못한 영성의 찌꺼기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의 영성은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우리가 만나는 대상이나 일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변화한다. 때론 뜻하지 않은 외부의 충격에 우리의 영성은 움츠리기도 하며, 때로는 불꽃처럼 타오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 이야기 속에 나오는 지네의 걸음처럼 자신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며 반응하는 영성을 인위적으로 주입하거나 통제하려 할 때 오히려 자연스러운 영성의 흐름과 표현은 멈춰버리고 삶과 유리된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모습이 될 수 있다.

영성은 유연한 것이다. 그래서 영성은 경직된 종교체제나 교리 혹은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영성은 탄력성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표출된다. 굳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 그래서 영성을 하나의 틀로 정의하거나 개념으로 규정하는 것은 영성의 내용과 표현의 다양성을 한정시킬 위험이 있다.

영성은 유연하지만 약하지 않으며, 다양하지만 통일성을 이룬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기듯 영성의 유연함이 경직된 외부적인 힘을 이긴다. 유연한 영성은 또한 자유하다. 자유하기에 창조적이고 역동적이다. 영성은 막힘이 없으며, 안과 밖이 없고, 위아래도 없다. 영성은 사방팔방으로 뚫려 있어 들어오고 나감이 자유롭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우리 안에 없던 것을 훈련하고 획득함으로써 채워가는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 안에 창조 때부터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영성이 자연스럽게 발현되어야 하는 창조의 영성이며, 현실 속에서 새롭게 발현되는 창조적인 성육신의 영성이다. 우리 안에 있는 자연스럽고, 유연하고, 자유로운 우리의 영성이 현실 속에서 가려져 있다면 그 가려진 무엇을 뚫고 나올 수 있도록 돕는 데 모든 영성에 대한 독서와 수련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영성을 강요하기보다는 우리 안에 본래 있는 영성이 성령과의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피어나기를 희망한다. 이 글이 우리 안에 영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영성 안에 우리가 있음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김진 목사 / 크리스챤아카데미 상임연구원

엔크리스토출판사에서 기획한 '김진의 영성 이야기' 10권 중에서 첫 권 [그리스도교 영성]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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