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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나는 오늘 죽습니다...

경포호수가에서 피러한............... 조회 수 2821 추천 수 0 2004.05.17 08:37:31
.........
출처 :  
















 

나는 오늘 죽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이상하게도 장의 차를
연거푸 세 번이나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아침부터 장의 차를 보면 재수가 좋다고 할까요.

바이블에서도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초상집에 가면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세상에 대한
애착과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날마다 죽는 역할을 했던 어느 엑스트라 이야기인
'매일 죽는 남자'처럼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느덧 우리의 소유욕도 욕망도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지혜자의 마음은 언제나 초상집에 있으나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연락(宴樂)하는 집에 있다고 한 것입니다.





저는 지난주에 학생들에게 종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의식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의도적으로 '아마겟돈 전쟁'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날 미확인 소행성이 지구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것을 막지 못하면 이 지구는
박테리아 하나도 남지 못하고 멸망할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아니 계시록에 나오는 아마겟돈 전쟁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대처할까요.

아마도 과학자를 신처럼 의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믿었던 과학이
마지막 그 날에 과연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요.


그 영화에서는 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최고의 드릴러인 어느 석유회사 사장을 중심으로 팀을 짜서
소행성에 착륙하여 큰 구멍을 뚫어 핵폭탄을 넣어
폭발시킨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
실제 그런 식으로 그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20세기 이전까지 세상에는 수많은 역사관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헤겔의 관념론적 역사관으로
우주의 역사는 끝없이 순환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사관은 결국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
방자한 태도를 가져 죽음을 무시하거나 아예 무관심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마치 죽음이라는 일은 죽은 뒤에야 만나볼 뿐
살아 있을 동안에는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식입니다.

아니면 죽음을 너무 염려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험도 들고 종교도 갖고 봉사도 열심히 하지만
정직하게 말해서 그 모든 것은
죽음을 잊으려는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하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교역사관으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일명 일직선 역사관입니다.

그러기에 죽음이 무엇인가
인간의 세계와 역사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해명한 후에
마지막 그 날 절대자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내일을 위한 오늘로 살아가게 하는 역사관입니다.


이렇게 역사관에 따라 사람들은
죽음과 종말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나는 내일 종말이 온다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정신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할지라도 종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새벽에 '전도서'를 통해
두려움 없이 마지막 그 날을 맞이하게 하는 참된 지혜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있습니다.

참된 지혜란 결국 죽음을 늘 의식하며 사는 것입니다.
지혜는 결코 죽음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요, 인간 스스로 죽음을 이길 수는 없지만
마지막 그 날 부끄러움 없이 서도록 미리 대비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물론 종말을 너무 의식하여 다른 일상적인 삶을
소홀히 하는 종말론자(終末論者)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일 분 일 초까지 말 한 마디까지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살아가는 종말론적(終末論的)인
인생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어느 순간에 죽음이라는 개인의 종말을 맞이하기에
그렇게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암으로 선고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이라는 말까지 생겨났겠습니까.





둘째로 종말을 대비하는 인생의 지혜란
이 세상에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죽는 것입니다.

일이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은 더욱 중요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의 임종 순간을 지켜보았는데
평안한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보다는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죽어 가는 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물론 임종 순간을 보고 인생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 마지막 모습은
그 사람이 평생 살아온 결과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한번 죽는 것은 정한 이치라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순교자가 되기도 하고 수전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인생은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죽기 위한 삶입니다.





세 번째 종말을 극복하는 지혜란
내 모든 인생을 절대자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공통된 운명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인간이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세에 미친 사람처럼
악을 행하면서라도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세상의 모든 원리를 아는 지혜자처럼
세상에서 자기의 소원을 가지고
욕망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은 결코
그 분이 하시는 일을 뒤 바꿔 놓지는 못합니다.


그러므로 내 소원과 내 강한 욕심을 버리고
그 분의 주권을 신뢰하고
그 분께 온전히 맡기는 것이야말로
마지막 그 날에 부끄러움 없이 설 수 참된 지혜입니다.





주여,

나의 종말과
내 날들의 수치가 어떠한지
나로 알게 하시어
내가 얼마나 연약한지 알게 하소서.

그러기 위해
언제나

죽음을 의식하며
오늘이 마지막일 것처럼 최선을 다하며
내 인생을 당신께 의탁하게 하소서.
...


2004년 5월 17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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