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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오늘이 마지막...

경포호수가에서 피러한............... 조회 수 2828 추천 수 0 2005.01.03 08:55:20
.........
출처 :  



오늘이 마지막 날


나는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자연(自然)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산에 보면 고향을 찾아 간 듯하고
멋있는 계곡에 가면 외국휴양지에 온 듯하다.
바다는 보기 만해도 명상에 빠져들어
내겐 종교(宗敎)와 같은 곳이다.


평소 버릇처럼 했던 말은,
산이나 계곡 아니면 바닷가에 집을 지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글도 쓰면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4년 전 강릉에 큰 산불이 나고,
2년 전엔 홍수로 계곡 집들이 다 떠내려가는 것을
본 후로 그 생각들이 달라지고 있었는데,
이번 해일(海溢)을 통해 바다에 대한
미련까지 접게 만들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 끝없는
대재앙 앞에 할 말을 잃고 있다.
진정 이것이 종말의 서곡(序曲)이란 말인가.

사망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디 반다아체에서는 의사도 경찰도 다 죽어
생지옥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지난 18개월 동안 이라크 전쟁 사상자는
발표와는 다르게 10만 명쯤 된다고 하는데 불과
한 순간에 그 숫자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물론 최대 인명 피해는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지만
몰디브는 지금 국가 존망에 위기를 맞고 있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지진해일로 인해
자전축까지 기울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보통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어느 광고카피처럼
차와 남자는 흔들리지 말아야한다는데
땅은 남자도 아닌데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하나의 대륙과 대양이 시간이
지날수록 갈라지면서 그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 지진의 원인으로 볼 뿐이다.


이상한 것은 아직까지
동물들의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진에 의한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고
보호 본능으로 도피하지만 사람은 그러한
전조적 현상을 알아챌 수가 없다.

날씨는 위성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한다하지만
지진은 아직까지도 정확한 발생 원리도
규명되지 않았기에 관찰도 어렵고
정확한 예측이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무슨 복인지
세계 최고의 지진 발생률을 자랑하는
일본과 가장 근접한 나라이다.

이번 지진 해일로 인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안전성에 대해 점검해 보았지만
안심해도 된다고 말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결국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예고 없이 다가오는 지진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기정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있을 수만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이번 일을 타산지석
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분명한
대비책은 분명히 있어야만 한다.

이번 재앙도 패해 국가들의 안이한 대비가
더 큰 피해를 보게 하였던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대비책을 세워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날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날마다 삶을 정리하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지진은
50년 전에 일어났던 중국 산시성 지진으로
83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성경 속의 소돔과 고모라성의 지진이다.

지옥과 방불할 정도로 불과 유황이 하늘에서
우박처럼 떨어지는데 대비책이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어쩜 이번 지진도
이미 신(神)이 되어버린 교만한
인간들에게 보내는 경고일지도 모른다.

요즘에는 순간적인 일들이 하도 많아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 아닐 수가 없다.

교통사고도 많고 암환자도 많고
'돌연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간다.


더도 말고 먹은 것을 소화할 수 있고
잠만 잘 자도 축복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모든 일을 멈추고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진정한 사람의 평가(評價)는
관 뚜껑을 닫을 때에 이루어진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은 더 좋아야만 한다.





정말로 내가
오늘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세상에서 가장 예민한 사람이 되어
순간을 영원으로 느끼며 촌각(寸刻)을 다투며
끝없이 자신에게 질문할 것이다.

길 잃은 자는 결코 길을 묻지 않는다는 말처럼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질문과 함께 자아 성찰이 있어야 한다.

지금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내가 이룬 것은 무엇이며,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과연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가치가 있는 일인가.

이렇게 자신을 돌아볼 때
생은 단순하고 진실해 질 수가 있다.





또한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모든 일들이 얼마나 감격스럽겠는가.

오늘이 나의 최초의 날인 것처럼 감격하고,
또한 최후의 날인 것처럼 엄숙하게
사는 것이다.

종말은 시간의 기점이 아니라
이미 내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순간들의
가장 진실하고 현실적인 과제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하루하루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감격스런
삶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이 그 날처럼 산다면
분명 남은 시간들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살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야 비로써
가장 진실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고,
자랑하기보다는 타인을 칭찬해주고,
말을 하기보다는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무슨 일이든
의무로 하지 않고 감사로 행하므로

자신(自身)을 극복하고
다른 이를 축복하며 돌보며 살 것이다.





주여,

만일 오늘이
제 생의 마지막이라면,

어제의 일들은 꿈이요
내일은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직 나에게
허락하신 시간들 속에서

생의 가치들을 성찰하며
이렇게 돌봄 수 있음에 감격하므로

열매를 맺어
당신 앞에 두려움 없이
서게 하소서.


2005년 1월 첫 주일 2일에 강릉에서
피러한이 신년인사와 함께 주간메일을 보냅니다.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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