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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donga.com/fbin/moeum?n=book100$j_665&a=v&l=48&id=20050331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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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은 전후 한국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하나로서, 작품들을 통하여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20세기 세계사의 진폭 속에 위치시키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주력해온 폭넓은 사유를 보여준 바 있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광장’은 1960년에 발표된 이래로 지금까지 여러 세대를 거쳐 읽혀온 작품으로서,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지적 모험을 자극하는 ‘현재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작품은 분단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넓게는 한국문학사, 좁게는 한국 소설사에서 큰 의미와 중요성을 지닌다. 물론 ‘광장’ 이전이나 이후에도 남북의 분단 상황과 좌우 이데올로기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편향된 시각으로 분단문제에 접근한 이 작품들을 엄밀한 의미에서 분단문학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최인훈은 이 작품에서 북한의 공산주의 이념과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해서 냉철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면서 깊이 있는 비판과 성찰을 보여준다. 분단 현실에 대한 이러한 냉철하고도 균형 있는 성찰은 이념의 본질과 진정한 삶의 행복과 관련해 오늘날까지도 소중한 통찰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항(二項)대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제3의 이데올로기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지만, 기실 이러한 절망감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절실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인간성을 말살하는 이념의 횡포에 대한 성찰에 지나지 않는다면, 명시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쓴 대부분의 이념소설이 그렇듯이 한국소설사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일회성에 대한 첨예한 인식이나 개인과 사회의 긴장과 갈등, 인간 자유의 문제 등과 같은 실존주의적 주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광장’은 ‘이명준’이라는, 한국소설사에 보기 드문 관념적 주인공을 창조하였으면서도 인간의 내면심리에 대한 뛰어난 통찰을 통하여 4·19 혁명 이후의 한국 소설이 전후(戰後)소설의 관념적 경향에서 벗어나 내면 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한 중요한 전기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사랑’이 언급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광장’은 ‘광장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이라는 비평서가 출간될 정도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는 작품인데, 이러한 소설의 열린 구조는 이 작품을 비롯하여 최인훈 소설의 ‘현재성’을 담보해주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처음 발표된 이래로 무려 여섯 번의 개작과정을 거쳐 다듬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언어에 대한 작가의 자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개작과정에 대한 관찰을 통해 작가의 수정 및 첨삭 작업이 작품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것도 작품 감상의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 대한 독서를 출발점으로 이른바 ‘분단문학’ 전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거나 또는 작가가 1994년에 발표한 ‘화두’를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독서체험이 될 것이다.
박성창 서울대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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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서울대 공동 ‘권장도서 100권’ 매일 소개
이태수 서울 대학원장이 ‘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을 선정하게 된 배경과 의미 그리고 올바른 독서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동아일보는 창간 85주년을 맞아 서울대와 공동으로 최근 이 대학이 선정한 ‘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권’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1일부터 매일 한 권씩 100회에 걸쳐 소개하게 될 이 ‘독서기행’ 시리즈는 대학생은 물론 고교생과 일반인에게 책을 가까이하고, 또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는 것입니다. 이 코너는 해당 분야의 서울대 교수 80여 명이 그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 책의 내용, 재미있게 책을 읽는 방법 등을 중심으로 집필합니다. 서울대가 왜 권장도서 100권을 선정하게 됐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는지 등을 소개합니다.》
서울대가 2월 권장도서 100권을 선정, 발표한 것은 1993년 ‘동서고전 200권’을 발표한 지 12년 만의 일이다. 기존의 선정 도서들이 너무 어렵고 국내 번역서가 취약해 교양 수준의 도서로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는 지난해 10월 이태수(李泰秀) 대학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18명의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동서양 고전과 문학, 과학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5개월간의 작업 끝에 최종 목록을 선정했다.
정운찬(鄭雲燦) 총장은 “이번 선정도서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분야의 기초교양을 쌓아 종합적인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시대흐름 속에서 학생들이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려면 스스로 탐구하며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정 총장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도서 선정 시 현대 교양인이면 꼭 알아야 하고, 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며,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내 서적이 있고, 그 책에 대해 질의응답할 수 있는 국내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는 등 4가지 원칙을 적용했다.
여정성(余禎星·교무부처장) 상임위원은 “일반인이 보다 쉽게 책을 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보다 폭넓은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데 이 같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원칙을 적용하다 보니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이나 원효의 ‘금강삼매경론’, 단테의 ‘신곡’처럼 필요하지만 읽기 어려운 책들은 최종목록에서 제외시켰다.
선정위원들은 이번 권장도서 선정에 대해 시대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태수 도서선정위원장은 “한 나라 또는 한 문명이 제시하는 권장도서는 그들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우리가 동서양의 다양한 책들을 목록에 포함시킨 것은 현재 우리 문화가 그만큼 다양성을 포용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서양 고전들이 뿌리를 내린 몇몇 일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권장도서를 쉽게 내놓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이번 도서선정을 계기로 일제강점 등으로 단절된 우리 문화의 현주소와 정체성 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전이 동서 문명권을 넘나들며 읽힐 수 있는 것은 인류보편적인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이라며 “고전은 한 문명을 대변하며 역사와 함께 한다는 대표성이 있으면서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에 게재되는 독서기행은 독자들이 이 책들에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선정위원들은 말했다.
이 위원장은 “독자들이 선정도서의 원전을 씨름하며 읽을 때 도서 선정 작업의 진정한 의미가 발현될 것”이라며 “일주일에 몇 페이지씩 읽겠다는 식의 독서계획을 세우지 말고 저자와 대화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인생의 친구로 삼는 자세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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