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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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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 교회에 고통스러운 삶의 자리를 거치고 나서 아름다운 영성을 추구하고 있는 여수도사가 있다. 바로 오혜령 전도사다. 오혜령이란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1960년대를 밝힌 극작가이자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에세이스트가 떠오른다. 위암과 임파선암 등 수많은 불치병으로부터 새 생명을 얻은 기적의 여성으로 크리스천은 물론 비신자 사이에서도 널리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런데 이렇듯 우리에게 드러난 오혜령이 전부가 아니다. 기실 오혜령의 참모습은 보다 깊은 내면의 세계에서 발견된다. 오혜령은 남다른 신유의 은혜를 체험한 간증의 인물,깊고도 넓은 영성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드문 여수도사인 것이다.
그는 1983년 이래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에 ‘평화의 집’을 열고 무의탁 노인과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돌보는 한편 생활속의 영성을 추구하는 ‘평화 영성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몹시 허약하여 잔병치레가 잦아 무려 19가지의 지병과 싸워오다가 1978년 무려 세 가지의 복합암과 최후의 사투 끝에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극적 회생,새로운 삶을 얻은 것이 79년 2월 6일,이때의 무한한 은혜를 갚기 위해 영성수련 사역을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톨릭 신자 오실비아가 개신교 오 전도사로 개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 오혜령은 모태신앙의 성결교인이다. 10세 무렵 신앙이 깊었던 어머니를 여의고 편부 슬하에서 성장하다가 여고 시절에 일시 가톨릭에 귀의,수녀의 꿈을 꾸고 샬트르 바오로 수녀원에서 예비수녀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혜령은 치유의 은사를 입는 과정에서 과정에서 가톨릭 사제인 권오정 신부를 만난다. 1970년대 유신체제 하에서 가톨릭정의구현사제단 활동에 함세웅 신부등과 함께 크게 활약했던 권 신부는 이후 어떤 영적 계기로 개신교로 개종,그리스도교단의 목사가 되었다. 오혜령 역시 그와 더불어 신앙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혼의 동역자로 결혼하게 된 둘은 상기 비봉면 구포리 산중턱에 작은 거처를 마련,권 목사는 평화그리스도교회를 개척하고 오혜령 전도사는 평화영성수련원을 맡아 동역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오혜령 전도사의 영성은 한 마디로 일생을 끈질기게 따라다닌 육체의 수많은 질병이 가져다준 고통의 영성이며 투쟁의 과정에서 체득한 영성이다. 고대 수도사들은 육신의 고통 속에서 이런 고백을 했다고 한다. “벌레야,내 살을 더 파먹으렴. 그래서 내 영혼이 깨끗해질 수만 있다면…” 구약의 욥처럼 성인병(聖人病)에 걸려 문드러진 환부에서 떨어지는 벌레를 다시 상처에 집어넣으면서 독백하는 수도사의 투쟁이다. 오늘날 우리의 영성은 과연 이런 고백을 할 준비가 돼있는가?
평화영성수련원의 전 수련과정은 1년 52주이며 이중 12주는 권오정 목사가 기초신학과 철학,영성신학 등을 집중 강의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실제 수련은 오혜령 전도사가 지도하는데 기도와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정을 기하고 하나님 대면의식을 통해 자신의 실상을 살핀다. 이 과정은 복식호흡과 성서 묵상을 중시한다.
특히 기도수련은 신앙의 주제와 교회력에 따라 실제적인 내용을 설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사랑의 하나님’이란 주제를 가지고 기도할 때는 성경이 증거하는 하나님의 사랑에 집중하여 기도하는 식이다. 그 스스로 하루의 일과 중 9시간을 기도에 할애하고 있는 ‘오혜령 전도사는 영성수련 중 기도를 가장 중시한다.
또 매일 습관적으로 철야를 하는 오 전도사는 철야가 끝나는 새벽 5시부터 8시30분까지 잠시 취침하고 기상과 함께 1시간 아침기도를 하는데 이 시간에는 중보기도와 묵상,성경봉독을 한다. 늦은 아침식사 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회개기도와 말씀 묵상을 하며 저녁식사 후 오후 8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는 관상기도와 묵상에 들어간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밤 1시부터 5시까지 철야기도를 한다고 하니 하루 수면시간은 고작 3시간 남짓이다.
이같은 생활속의 수도는 앞에서 오 전도사가 사춘기 때 가톨릭 수녀원에서 경험한 것과 투병기간에 아일랜드 기노엘 신부의 가르침을 통해 체득한 것이다. 그 외에도 거의 일생을 크고작은 병마와 싸우면서 스스로 견고한 영성의 집을 얻게 되었다.
오혜령 수도사는 “새 시대의 영성은 바른 삶”이라고 말한다. “오늘의 세속화 시대는 우리 크리스천들을 진득하게 기도하고 명상하도록 놓아두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곳 영성수련원을 찾는 목회자와 성도들은 하나같이 무엇엔가 쫓기고 있어요. 많은 목사님은 훈련은 좋아하는데 수련을 싫어합니다.” 즉 현대인은 바쁘다는 핑계로 단기간의 집중훈련만을 원하고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진득한 수련은 원치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오늘의 많은 목회자나 평신도들이 진정한 영성수련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죽듯이 살아가는 것이 순교적 삶이요 생활의 영성”이라고 고백하는 오혜령 수도사는 정신없이 쫓기는 현대인들을 위해 최근 ‘인터넷 영성방송’(www.oasisacademy.com)’을 열기도 했다. 잿빛 도회지 한복판에서 영성에 목말라하는 크리스천들은 이 문을 노크한다면 잠시나마 녹색의 ‘영성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영 총장(성결대학교 총장·시인)
기사입력 : 2004.05.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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