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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능력은 두 무릎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영성묵상훈련 최용우............... 조회 수 3505 추천 수 0 2006.03.05 19: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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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은성수도원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지난 1967년 목회 현장을 정리하고 이순(耳順, 60세)에 수도원을 시작해 산수(傘壽, 80세)에 은퇴했습니다. 개인적인 수도 생활을 하기 위해 뒤늦게 시작한 수도원 생활이지만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들어 공동 생활을 하면서 노동과 수련을 함께 해야 하는 성무 일과로 수도원을 꾸려가기에 힘이 버거웠죠. 20년의 수도 생활을 정리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중은)에 수도원을 넘기고 구리시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개인적인 성무 일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목회를 하면서 기도에 대한 필요와 갈급함이 있었죠. 처음에 뜻을 같이 했던 동료 목사들과 산 기도를 다녔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계명산에서 2년 정도 기도했습니다. 초저녁에 산에 올라가 기도하면서 밤을 새웠고, 다음날 동이 트면 내려왔습니다. 산 기도를 하면서 참 좋았습니다. 기도마다 맛이 다르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기도의 맛이 다르고, 교회에 와서 하는 기도의 맛이 다르며, 산에서 하는 기도의 맛이 다릅니다.  
제가 가던 곳은 출입 통제 구역이었습니다. 당시에 계엄령이 선포돼 있었는데, 어느 날 친구 목사님과 함께 밤에 기도하러 올라가다가 군인들에게 간첩으로 오인 받아 체포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안대에 가서 시말서를 쓰고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계명산에서 기도할 수 없게 되어 다른 장소를 물색하던 중에 지금의 은성수도원이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군 운악산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 개인적 수도 생활을 위해 기도를 주로 밤에 했습니다. 개인 기도굴을 만들어 새벽마다 기도했습니다.  

목사님의 기도 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매일 밤 자정에 일어나 성경 읽기와 관상 기도로 일과를 시작합니다. 기도에는 입으로 소리를 내어 하는 ‘구도’(口禱)가 있고, 말을 하지 않고 마음으로만 하는 ‘염도’(念禱)가 있으며, 짧게 주님을 부르는 ‘사도’(射禱)가 있습니다. 특별히 러시아정교회의 성자들이 개발한 것으로 ‘예수 기도’가 있습니다. “주 예수 하나님의 아들이시어 죄인인 저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라는 내용의 짧은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처음에 러시아정교회 안에서만 행해지다가 가톨릭 교회에 퍼졌고 지금은 개신교에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기도의 방법은 호흡의 리듬에 맞춰서 합니다. 숨을 들이켜고 멈추며 내뱉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를 흡(吸)·지(止)·토(吐)라고 합니다. 숨을 들이키는 것은 짧고 거칠게, 숨을 멈추는 것은 오랫동안, 숨을 내쉴 때는 조용하게 하되 코에 붙은 깃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내쉬어야 합니다. 또 수도원에선 주로 관상 기도를 합니다. 관상 기도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만, 주로 ‘주부적 관상 기도’(infused contemplation)를 많이 합니다.  

주부적 관상 기도란 무엇입니까?

주부적 관상 기도의 특징은 첫 번째, 기도를 하는 게 아니라 기도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부적(注賦的)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예수님과 성령님께서 기도하시고 우리는 그 기도를 받습니다. 바울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6)고 하셨듯이, 우리가 기도를 받습니다.  
두 번째, ‘주시옵소서’라는 청원이 없습니다. 기도의 대부분은 청원입니다. 하지만 주부적 관상 기도에는 청원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마 6:32)고 하셨기 때문에 개인적 기도의 제목들을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깁니다.
관상 기도의 구체적 방법은 기도를 하는 동안 우리 마음의 초점을 고난의 주님께 맞추고, 머리로는 어떤 이성적 추리 작용도 하지 않습니다. 도가나 불교에서 말하는 무념무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고난의 주님께 집중함으로써 다른 어떤 생각이나 상상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현존과 임재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여기에 계신다, 예수님께서 여기에 계신다는 느낌만 가집니다. 로렌스 수사는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에 계신다는 것은 우리 옆에 사람이 있는 것보다 더 분명하다. 그리고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보고 손으로 만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부적 관상 기도의 유익은 예수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바울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고후 5:14)라고 말한 것처럼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향해 파도처럼 밀려오고, 주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이 불길처럼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기도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기도와 함께 관상 기도를 훈련해야 합니다.
주부적 관상 기도의 예를 들면, 어린 아이가 어머니의 품에 안
겼을 때 말은 없지만 느낌이 있습니다. 지금 사랑하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다는 느낌이죠. 이처럼 주부적 관상 기도는 주님을 느끼는 것입니다. 마치 도공이 녹로에 진흙을 올려놓고 도자기를 빗는 것처럼, 진흙은 전적으로 도공의 손끝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이와 같이 주부적 관상 기도란 주님의 현존과 임재 가운데 있으면서 그분의 손에 모든 문제를 맡기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기도 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 교회의 기도 문제는 구복적인 데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거기에 머물러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성화되어 완덕(完德)에 이르는 단계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정화의 단계입니다. 육체를 회개하고 자신을 깨끗케 하는 것입니다. 둘째, 조명의 단계입니다. 주님을 바라보며 주님의 빛에 자신을 조명하는 것입니다. 셋째, 일치의 단계입니다. ‘나는 주님 안에 주님은 내 안에’라고 하는 융합의 단계입니다. 이처럼 주님을 닮아가고 주님과 연합하며, 주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 기도의 최고 목표로 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개신교는 수도원보다 교회 중심이었다고 봅니다. 특별히 ‘예배’와 ‘말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성도의 관상 생활도 있어야 합니다. 사실 수도원이 없는 종교는 개신교밖에 없습니다. 수도원과 교회가 함께 해야 합니다. 요즘 개신교에서 영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수도원 없이 영성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수도원의 살아 있는 영성이 세속 교회로 흘러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수도원은 영성의 수원지입니다. 이는 가톨릭도, 그리스정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성이 배태되고 형성되는 진원지가 없다면, 교회는 세상에서 점점 더 그 힘을 상실하고 맙니다.
요즘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 많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개신교 안에 영성 학교, 영성 센터 등 다양한 관심과 움직임들이 있지만 정확한 의미에서 영성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육신의 소욕대로 산다면 진정한 영성을 기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개신교에도 견실한 수도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교회 내에서도 수도원과 같은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별히 목회자들이 기도를 통해 영성을 일으켜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너는 기도할 때에 네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아버지란 숨어 계시는 하나님을 의미합니다.  
기독교는 침묵하고 고독하며 은밀한 중에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숨어 계시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진정한 영성이 살아납니다. 이를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교회가 예배와 관상 기도 훈련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지만 새벽 기도회와 같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관상 기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예배만 드리는 성도들을 만들 게 아니라, 관상 기도 훈련을 통해 깊이 있는 성도들을 양성해야 합니다.  
수도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기도 생활에 대한 강조가 있어야 합니다. 성도들이 형식적인 기도만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골방과 밀실의 기도를 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송 매체를 통해 목사들의 설교를 들어보면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리와 말씀에 대한 통찰이 있는 설교를 해야 하는데, 묵상과 깨달음이 없기 때문에 제스처만 요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목회자들이 설교를 준비하면서 깊은 기도와 묵상을 통해 하나님의 현존과 임재 가운데 깨달음과 영적 통찰을 전할 수 있어야 교회, 목회, 성도들이 살아납니다.  
마르틴 루터가 성경을 들고 종교개혁을 일으키면서 개신교는 그 후 500년 동안 수도원 없이 지내왔습니다. 이로 인해 영성의 산실을 잃게 되었고, 교회는 계속 세속화되었습니다. 사실 종교개혁 후 얼마 되지 않아 개혁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 첫째는 개혁 교회의 강단이 굳어져 버린 것입니다. 둘째는 개혁 교회 성도들의 생활이 도덕적으로 문란해졌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교회가 각종 크고 작은 문제들로 분열한 것입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 생활을 하시면서 개인적인 변화와 경험은 어떤 것입니까?

어떤 사람들은 신비적인 체험에 대한 기대로 그런 질문들을 자주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단지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같은 평안과 기쁨이 있어요. 주님께서 동행해 주심을 항상 느끼고 경험합니다. 사실 깊은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영적 감화력입니다. 큰소리로 하지 않고 손짓 발짓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수도원의 기도 생활은 일상에일상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도원의 기도 생활은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성도들의 일상에서도 이와 같은 기도의 훈련과 생활은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계시는 장소는 하늘만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에도 계시며 그 마음은 곧 하나님의 지성소가 됩니다. 수도원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몸이 성전이고 우리의 마음이 지성소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라고 해서 반드시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자세를 갖춰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현존과 예수님의 임재를 강하게 붙들어야 합니다. 특히 목회자들이 개인적인 수도 훈련과 기도 생활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일정한 기도 일과를 정해 실천해야 합니다. 목회자 자신이 세속에 물들어 영성이 죽어버린다면 어떤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씀대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영적 힘과 부흥은 두 무릎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우리는 항상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기도하고 깊이 기도해야 합니다.

출처/목회와 신학 2006.2월호 http://www.duranno.com/moksin/detail.asp?CTS_YER=2006&CTS_MON=2&CTS_ID=41898&CTS_CTG_CO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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