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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민들레 이야기 2006. 1. 15. 제596호  

우리는 시방 진정(眞正)한 교우(敎友)인가?
사랑하는 민들레 형제 ․ 자매 여러분
우리는 시방 24절기의 마지막 절후(節侯)이며 겨울의 막바지인 대한(大寒) 절기로 가고 있습니다.
제가 2006년 화두(話頭)로 '소망(所望)'을 선물로 드렸는데,
어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새롭게 길을 떠나셨습니까?
그대가 품은 소망은 '산 소망'입니까?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그대에게 차고 넘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 안에서 산 소망을 품고 사는 사람은 그리스도 예수가 명하시는 것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교인(敎人)이라고 부르고 그런 사람들 끼리를 교우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시방 교우(敎友)사이지요?
우리 주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가장 좋은 말씀들을 여기에 적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좋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모두 다 알려 주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에 내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주하는 것을 다 들어 주실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나의 계명이다.
(요한복음 15장 12-17절)

이 말씀의 빛에서 나는 1986년 2월 16일 주일(그해 '주님의 산상 변화주일', 민들레교회 세번째 생일)에 민들레교회 정체(identy)에 대하여 말씀한 바 있습니다. 벌써 20년전 일이군요.

「민들레교회 세 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나는 민들레교회의 정체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잘라 말하면 민들레교회는 「예수의 벗들이 모이는 신앙공동체」입니다. 이것은 민들레교회뿐만이 아니라 예수교회라면 이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내가 이미 만나, 또 앞으로 만날 모든 사람과 벗으로 사귀며 살고 싶습니다. 예수안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에수께서 말씀하지 않았던가요?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 말씀이야말로 나의 삶을 꿰뚫는 말씀입니다.
그대가 예수의 벗이듯이 나도 예수의 벗입니다. 좋은 벗의 다른 벗은 그 좋은 벗으로 인하여 또 좋은 벗이 됩니다. 남녀노소 빈주귀천(男女老少 貧富貴賤)을 가리지 않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서로 교우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말씀의 빛에서 비롯됩니다.

벗 사이는 활짝 열린 사이요 그래서 숨김이 없는 사이입니다. 다 열어놓고도 속상하지 않는 사이, 대등한 사이이면서도 피차 인정하고 존경하는 사이, 부족한 점을 책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채워주는 사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이, 함께 소망을 이야기하고 그 소망을 격려하며 살아가는 사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나는 우리가 엮어가는 모든 인간관계가 우정관계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강력한 희망을 품습니다. 부자지간, 사제지간, 부부지간, 노사지간, 형제지간, 또는 목사와 교우 관계에 있어서 그것이 종속적인 상하관계가 아니라 횡적인 우정관계로 승화될 때만이 우리의 인간세계는 비로소 살맛이 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누가 내게 묻기를 “네 신학의 정체가 무엇이냐?” 그러면 나는 당당하게 “우정신학(友情神學)입니다”라고 말하겠습니다. 나는 지난 36년 동안 목회생활을 해오면서 모든 인간관계가 우정관계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강렬한 소망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시방 나와 우리 교우들 그리고 민들레교회 그리고 민들레이야기 식구들과의 관계는 대체 어떤 형편인가? 우리는 시방 진정(眞正)한 교우(敎友)인가요?
20년 전에, 우리 교회에 한 2년간 출석하다가 안 나오는 대학생이 내게 장문의 편지를 그때 보내왔습니다. 그 편지의 내용이 대강 이랬습니다.
-나는 당신을 목사로 만났지 벗으로 만난 것이 아니다. 당신은 목사이고 나는 학생 교인일 뿐이다. 그런데 당신은 도무지 목사답지 못하고 창의성도 없고 변화도 시도하지 아낳고 리더쉽도 없다 당신을 목사로 더 이상 존경할 수 없어 이 교회를 떠난다.
당신은 어쨌든 목사이고 나는 그 아래 있는 학생신분의 교인일 뿐인데 어쩌자고 자꾸 벗이 될 수 있다고 그러느냐. 그게 내게 걸림돌이 된다.
부자집 업나가듯이 일년 전에 슬그머니 사라져서 종무소식이다가 날아온 그 편지를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으면서 그때 나는 참으로 속상했고 안타까웠고 섭섭했고 슬폈더랬습니다. 신문을 보니까 편지를 보낸 그 대학생은 기독교 계통 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있고 신문칼럼리스트로 활약하기도 합니다. 이제 그 학생도 사십대 중반의 대학교수가 되었는데 한번 만나서 소감 한마디 들어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우정신학에 절대로 순복합니다. 우리 주님이 주신 계명과 신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계명과 신학을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지켰는지가 문제일 것니다. 그 때 그 편지를 받고 이내 깊이 반성하고 회개하기도 했습니다만, 문제는 ‘나 쪽에서 벗으로 사귈 수 있도록 나를 활짝 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때 그 교우가 아직 젊은 나이에 자기의 신앙과 삶은 잘 단속하지 않고 턱없이 오만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교우(敎友)입니다. 그러니 “서로 사랑합시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때도 요한복음 15장의 말씀을 여러분에게 드리고 이제부터는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양방적(兩方的)인 사랑을 하자”고 말씀을 전했군요. 그만큼 이 말씀이 우리에게 절실한 말씀이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민들레 교우(敎友) 여러분, 이제 제가 한 길을 열어 보이겠습니다. 남이 내게 교우 제대로 하기를 바라기 보다는 나 자신이 남에게 교우 노릇 제대로 해봅시다. 낙심하지 말고 꾸준히 계속하노라면 진정한 교우관계가 이루어질 때가 올 것입니다.
진정한 교우 관계, 이것이 곧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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